유지영이 이끄는 전통무용단 두레춤이 오는 11월 4일 오후 7시 용인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제15회 정기공연을 연다. “오늘은 신명나게 전통춤 춤추는 날”이라는 제목에는 전통춤을 어렵게 느끼기보다 누구나 함께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 [코리안투데이] 일곱 살에 시작한 춤, 궁중무용과 전통춤으로 이어온 유지영의 예술 여정 © 김현수 기자 |
유지영은 제공한 인터뷰 답변에서 무대 위 춤꾼과 관객이 하나 되어 전통춤의 멋과 흥을 느끼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신명은 춤추는 사람에게만 머무는 감정이 아니다. 우리 장단과 춤에 마음이 어우러지고, 그 즐거움이 객석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춤추는 사람과 관객이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순간이 진정한 신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춤과의 인연이 있다. 서울 아현동 집 바로 옆에 무용학원이 있었고, 음악만 나오면 즐겁게 춤추던 일곱 살 아이를 부모가 학원에 보내면서 배움이 시작됐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KBS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는 말에는 처음 춤을 만났던 순간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다. 집 옆의 작은 인연으로 시작한 춤은 오랜 세월을 지나 삶의 동반자가 됐다. 음악에 몸을 맡기던 어린 시절의 즐거움은 지금 관객과 신명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11월 4일 용인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서 제15회 정기공연…기본과 호흡, 존중으로 이어가는 춤의 인연 ©김현수 기자 |
유지영은 대학 시절까지 발레와 현대무용, 한국창작무용을 익혔다. 이후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들어가면서 궁중무용을 통해 바른 자세와 호흡을 더욱 깊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주역무용수로 승무와 살풀이를 오랫동안 공연한 경험도 전통춤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주었다.
전통춤에 본격적으로 빠져든 계기로는 고 강남기 선생과의 만남을 꼽았다. 국립극장에서 선생의 승무와 살풀이를 보고 마음을 빼앗겼고, 주말이면 밤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연고가 없던 도시였지만 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그는 스승과 자신 모두 잠을 아껴가며 배웠던 시간을 기억했다. 그곳에서 승무와 살풀이뿐 아니라 오고무, 장고춤, 도살풀이까지 익혔다. 몸으로 배우고 반복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전통춤은 더욱 깊은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됐다.
![]() [코리안투데이] “각자의 춤이 하나의 신명으로”…배려와 화합으로 이어가는 두레춤 © 김현수 기자 |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기본과 호흡이다. 동작을 정확하게 익히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 안에 어떤 마음을 담는지도 살핀다. 유지영은 진심이 전해지는 춤을 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과 발의 움직임을 배우는 과정에 마음가짐이 함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춤의 아름다움에는 한복, 한과 흥, 절제와 자유로움이 함께 있다. 손끝과 시선 하나에도 마음을 담아 사람의 가슴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이 한국춤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큰 움직임뿐 아니라 작은 표현에도 감정이 깃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두레춤을 이끄는 태도와 연결된다. 유지영은 두레춤의 가장 큰 철학을 “함께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스승과 제자, 회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춤으로 맺은 인연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통춤을 전하는 일도 그에게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다. 한 사람이 잘 추는 무대를 넘어, 서로의 배움을 돕고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공연의 바탕이 된다. 그 관계 속에서 전통춤의 맥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이다.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부채춤과 답교쇠놀이춤, 《호천망극》, 태평무, 《흥취》, 부채입춤, 승무, 장고춤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로 다른 춤의 구성과 분위기를 통해 관객이 전통춤의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도록 마련된 무대다.
![]() [코리안투데이] 부채춤부터 승무·장고춤까지, 관객과 함께 즐기는 전통춤의 멋과 흥 © 김현수 기자 |
다섯 번째 순서인 《흥취》에는 민지영 예술단장도 참여한다. 민 단장은 앞서 전한 인터뷰에서 유지영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춤 연습을 시작했고, 그 시간이 자신을 위한 회복의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춤으로 맺은 인연이 새로운 무대 참여로 이어진 사례다.
유지영이 이번 공연에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함께 즐기는 경험이다. 전통춤을 이해하기 위해 모든 동작의 이름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단을 듣고 움직임을 바라보며, 무대에서 전해지는 마음을 각자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자리이기를 바란다.
일곱 살에 시작한 춤, 밤기차를 타고 스승을 찾아갔던 배움, 제자와 회원들의 호흡을 이어온 시간은 이번 무대의 바탕에 놓여 있다. 유지영의 두레춤 정기공연은 그 시간을 관객과 나누는 자리다. 11월 4일, 춤추는 사람과 바라보는 사람이 함께 신명을 느끼는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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