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2] 융중의 대(對)
4월 · 다 버린 밤 | 약 3분 읽기

초당(草堂)의 문이 세 번째 걸음 위에 열린 다음 아침, 초당의 탁자 위에 큰 지도가 펼쳐졌다.
제갈량(諸葛亮)이 붓을 들어, 지도 위에 세 영역을 낮게 그렸다. 북쪽이 조조(曹操)의 화북(華北), 남쪽이 손권(孫權)의 강동(江東), 서쪽이 유장(劉璋)의 익주(益州)였다.
제갈량이 낮은 목소리로 대(對)를 놓았다.
“사군. 조조의 결은 관도(官渡)의 큰 승리 뒤에 이미 백만의 세를 갖추었사옵니다. 정면으로 맞서기는 어렵사옵니다. 손권의 강동은 이미 삼대(三代)를 이어 단단하옵니다. 적(敵)이 아니라 동맹(同盟)으로 삼으시옵소서.”
제갈량이 붓의 결을 서쪽으로 옮겼다.
“유장의 익주는 땅이 비옥(肥沃)하고, 유장의 결이 약(弱)하옵니다. 한(漢)의 종실(宗室)이신 사군께서 익주를 얻으시면, 형주(荊州)와 익주 두 땅을 함께 안으시게 되옵니다. 이 두 땅이 천하 삼분(三分)의 축(軸)이 되옵니다.”
유비가 두 눈을 크게 벌렸다.
“공명. 오늘의 삼분이 이 몸 평생의 길이외다.”
제갈량이 낮은 미소를 지었다.

제갈량이 지도 위에 세 원(圓)을 그렸다. 한 원이 형주, 한 원이 익주, 한 원이 강동으로 이어지는 동맹이었다. 세 원이 지도 위에 함께 놓였다. 그 가운데에 유비의 이름이 낮게 적혔다.
유비가 두 손을 모아 제갈량의 손을 쥐었다.
“공명. 오늘의 대(對)가 이 몸 마지막 길을 열어 주었사옵니다. 부디 이 몸과 함께 이 길 위에 놓여 주시옵소서.”
제갈량이 긴 침묵을 삼켰다. 그의 입이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사군. 오늘의 대 뒤에, 이 초당의 문을 함께 나서겠나이다.”
세 원 위의 길 위에, 유비와 제갈량 두 이름이 나란히 놓였다. 삼고(三顧)의 꽃이 오늘 삼분(三分)의 결로 피어나 있었다.
Book 4의 백두 번째 아침이 융중 초당의 지도 위에서 조용히 열리고 있었다. 隆中對(융중대, 융중의 대)의 세 글자가, 북쪽의 조조와 남쪽의 손권과 서쪽의 유장과 세 원의 동맹과 삼분의 축이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101의 三顧花의 꽃이, 오늘 아침 삼분의 결로 피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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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탁자 위의 지도 위에, 한 사람 평생의 길이 세 원의 축으로 그려지는 아침이 있지요. 그 세 원의 가운데에 자기 이름이 낮게 적혀 있음을 알게 되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아침에도, 세 원의 결이 혹시 놓여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삼분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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