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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99] 삼고초려의 첫 걸음

기사입력 기사번호 56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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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99] 삼고초려의 첫 걸음

4월 · 다 버린 밤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99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99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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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徐庶)가 남기고 떠난 제갈량(諸葛亮)의 이름을 받은 유비(劉備)가 며칠 뒤, 융중(隆中)의 초려(草廬) 앞에 첫 걸음을 놓았다.

융중은 양양(襄陽) 서남쪽의 산자락에 놓인 작은 계곡이었다. 계곡의 가운데에 초려(草廬, 짚으로 이엉 올린 집)가 조용히 놓여 있었다. 그 초려의 주인의 이름이 제갈량(諸葛亮), 자 공명(孔明), 호 와룡(臥龍)이었다.

유비가 관우(關羽)·장비(張飛)와 함께 융중에 이르렀다.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한 걸음 뒤에 머물게 하고, 스스로 초려의 문 앞에 섰다. 어린 동자(童子)가 문을 열었다.

유비가 낮게 고개를 숙였다.

“한(漢)의 좌장군(左將軍) 유비이옵니다. 와룡 선생의 존안을 뵈옵고자 하나이다.”

동자가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선생께서 오늘 아침 길을 나가셨사옵니다. 언제 돌아오실지 알 수 없사옵니다.”

유비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오늘 제갈 공명의 존안을 뵈옵지 못하게 되었사오나, 다시 오겠나이다. 선생께서 돌아오시거든, 유비의 이름을 전하여 주시옵소서.”

동자가 낮은 고개를 숙였다.

삼국지 365 Day 99 중간 일러스트

유비가 초려의 마당의 매화 나무 아래에 잠시 머물렀다. 매화의 꽃잎이 땅 위에 몇 점 떨어져 있었다. 유비의 두 눈이 그 꽃잎의 결을 낮게 바라보았다.

장비가 낮은 한숨을 삼켰다.

“형님. 오늘의 이 걸음이 맞바람을 만났사옵니다. 다음에는 한 사람을 먼저 보내어 오는 길을 확인한 뒤에 오시지요.”

유비가 낮게 고개를 저었다.

“익덕. 삼고(三顧)의 한 결은 스스로의 발로 세 번 오르는 결이네. 사람을 먼저 보내는 결이 아니라네.”

관우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형님. 그 결을 두 아우가 받들겠사옵니다.”

유비가 낮은 미소를 지었다.

세 사람이 신야(新野)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한 젊은 나무꾼(柴夫)이 지게를 지고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 나무꾼이 낮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와룡은 잠들어 있고,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네. 때가 이르면, 용이 일어나리.”

유비가 말 위에서 그 노래의 결을 깊게 들었다. 그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오늘의 첫 걸음이, 한 나무꾼의 노래 위에 닿아 있구나.”

Book 4의 아흔아홉 번째 저녁이 융중의 초려의 매화 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初訪廬(초방려, 초려의 첫 방문)의 세 글자가, 어린 동자의 낮은 마디와 마당의 매화 꽃잎과 나무꾼의 노래와 삼고의 첫 걸음이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98의 母書僞의 뒷모습이, 오늘 저녁 융중의 초려의 문 앞에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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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99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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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한 사람의 한 결이 초려의 문 앞에 처음으로 놓이는 저녁이 있지요. 그 걸음이 문 안쪽의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로 다시 돌아가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저녁에도, 주인을 만나지 못한 첫 걸음이 혹시 놓여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돌아감의 결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00: 삼고초려의 두 번째 걸음

“겨울의 차가운 아침, 유비의 두 번째 걸음이 융중의 눈 쌓인 초려 앞에 놓이는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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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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