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4] 둔토산의 세 조약
3월 · 천하의 두 사람 | 약 3분 읽기

관우(關羽)가 두 형수(兄嫂)와 함께 둔토산(屯土山) 위에 오른 다음 아침, 조조(曹操)의 장수 장료(張遼)가 산길 아래에서 말을 세웠다.
장료가 낮은 목소리로 산을 올라왔다. 그의 손에 칼이 들려 있지 아니하였다. 두 손을 앞으로 모아 관우 앞에 섰다.
“운장. 오늘 내 몸이 조 장군의 명을 받들어 이 산에 올라왔소. 세 조약(條約)을 건네고자 하오.”
관우가 낮게 고개를 숙였다.
“문원(文遠). 오래간만일세. 그 세 조약을 말해 주시게.”
장료가 낮게 세 조약을 놓았다.
“첫째. 운장은 한(漢)의 신하이지, 조 장군의 신하가 아니라는 결을 유지한다. 둘째. 두 형수(兄嫂)의 몸을 안전한 자리 아래에 놓아 드린다. 셋째. 유 현덕(劉玄德)의 행방이 알려지는 하루, 운장은 천리(千里)의 길도 한 걸음에 떠날 수 있다.”
관우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그의 입이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문원. 이 세 조약을 받아 주는 일이, 조 장군의 뜻 안쪽에서 이뤄질 수 있겠는가.”
장료가 낮게 답하였다.
“운장. 이 세 조약이 조 장군의 뜻 안쪽에 이미 놓여 있소.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오.”

관우가 청룡언월도의 자루를 땅 위에 잠시 내려놓았다. 그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문원. 오늘의 결을 받아들이겠소. 다만 유 현덕의 행방이 알려지는 하루까지, 나의 몸이 조 장군의 막하에 잠시 놓이게 될 뿐이오.”
장료가 낮게 고개를 끄덕였다.
관우가 두 형수의 수레를 앞에 세우고, 장료의 뒤를 따라 산길을 내려왔다. 조조의 본진 앞에 도달하였다. 조조가 성문을 열고 관우를 맞이하였다.
조조가 낮게 말하였다.
“운장. 세 조약을 받아들이오. 유 현덕의 행방이 알려지는 하루, 운장은 자유로이 떠날 수 있소이다.”
관우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그 저녁 조조가 관우의 어깨 위에 한 벌의 비단 도포(緋袍)를 가볍게 놓았다. 관우가 그 도포의 자락을 한 결 들어 올렸다.
본진의 내실(內室) 안쪽에, 조조가 두 형수의 몸을 따로 안전한 자리에 두도록 명(命)하였다. 얇은 휘장이 그 두 자리 사이에 내려져 있었다. 관우의 몸이 바깥쪽 자리에 놓였고, 청룡언월도가 그 곁에 세워졌다. 관우가 밤에 두 형수의 안부(安否)를 휘장 너머로 낮게 물었다. 두 형수의 목소리가 휘장 안쪽에서 낮게 답하였다.
“관 장군. 편안하옵니다.”
관우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Book 3의 여든네 번째 밤이 조조의 본진의 도포 위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屯山三(둔산삼, 둔토산의 세 조약)의 세 글자가, 세 조약의 결과 두 형수의 수레와 한 벌의 비단 도포가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83의 沛散步의 세 방향의 흩어짐 중 한 방향이, 오늘 밤 조조의 본진의 도포 아래에 놓여 있었다.
—

“✒️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산 위의 한 사람의 몸 아래에, 세 조약의 결이 놓이는 아침이 있지요. 그 세 조약이, 그 사람의 결을 지켜 주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아침에도, 세 조약의 결이 혹시 놓여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조약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움직이는 코드는 스트림입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40초 비추면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