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1] 차주의 한 목
3월 · 천하의 두 사람 | 약 3분 읽기

유비(劉備)의 두 아우가 옛 객관의 뒷방에서 결의를 함께 놓은 그 저녁, 차주(車冑)의 목이 관우(關羽)의 청룡언월도 아래에 놓였다.
그 며칠 사이, 진등(陳登)이 유비의 뒷방에 두 번째로 들었다. 진등이 낮게 말하였다.
“유 공. 차주는 조 장군의 손의 결이옵니다. 이 성을 유 공의 결 아래에 놓으려면, 차주의 결을 먼저 끊어야 하옵니다. 다만 그 결을 끊는 수는 유 공의 손이 아닌 다른 손 아래에 놓이는 것이, 뒷날의 결을 가볍게 하옵니다.”
유비가 깊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손은 누구의 손인가.”
진등이 낮게 답하였다.
“관 운장(關雲長)의 손이옵니다.”
유비가 관우를 한 결 바라보았다. 관우가 낮게 고개를 숙였다.
“형님. 오늘의 결을 제 손 아래에 놓아 주시옵소서.”
그 다음 날 저녁, 관우가 자주(煮酒) 한 잔을 품속에 들고 차주의 부에 들었다.
“차 태수. 오늘 저녁 허도의 소식이 내게 늦게 당도하여, 한 잔을 함께 드리고자 왔소이다.”
차주가 낮은 미소를 지었다.
“관 공. 허도의 소식이라면 반갑소. 안으로 드시오.”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한 잔이 기울어지고, 한 잔이 더 기울어졌다. 두 번째 잔이 탁자 위에 놓인 그 순간, 관우가 청룡언월도의 자루를 들어 올렸다.
“차 태수. 오늘 저녁의 결은 허도의 결이 아니라, 한(漢)의 결의 마지막 한 줄이오.”
청룡언월도의 날이 차주의 목 아래에 한 결 닿았다. 차주의 호흡이 낮게 탁자 위에 놓였다.
관우가 차주의 목을 자루에 싸, 유비의 장막에 건네었다. 유비가 깊은 한숨을 삼켰다. 그의 입이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운장. 오늘 저녁의 결이 한의 결의 마지막 한 줄이라는 말을, 네가 직접 말하였구나.”
관우가 고개를 낮게 숙였다.
다음 날 아침, 서주의 성문 위에 유비의 깃발이 올랐다. 이만 보군이 성 바깥의 들판에서 성 안쪽으로 이동하여, 옛 서주의 결 안쪽에 다시 놓였다. 조조(曹操)의 허도에 한 장의 서(書)가 보내졌다.
“허도에 이 몸이 다시 돌아가지 아니하겠사옵니다. 서주의 결 안쪽에서 한의 결을 이어 가겠사옵니다.”
허도의 장막 안쪽에서, 조조가 그 서를 읽었다. 그의 두 눈이 크게 벌어졌다. 그의 손이 탁자의 모서리를 깊게 쥐었다. 순욱(荀彧)이 낮게 이었다.
“주공. 저의 간(諫)이 오늘 적중(的中)하였사옵니다.”
조조가 낮게 한숨을 삼켰다.
“문약. 현덕의 결은, 내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결이었구나.”
Book 3의 여든한 번째 밤이 서주 성루 위의 유비의 깃발 아래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冑頸落(주경락, 차주의 목의 낙하)의 세 글자가, 한 잔의 자주와 청룡언월도의 날과 자루에 싸인 목과 허도로 간 한 장의 서가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80의 返徐州(반서주)의 걸음이, 오늘 밤 성 안쪽의 결로 깊게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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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한 사람의 결을 끊어야 할 저녁이 있지요. 그 결을 끊는 수가, 자기의 손이 아닌 다른 손 아래에 놓이는 것이 뒷날의 결을 가볍게 하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저녁에도, 결을 끊는 수가 다른 손 아래에 놓일 자리가 혹시 놓여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놓임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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