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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77] 동승의 옷자락

기사입력 기사번호 5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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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7] 동승의 옷자락

3월 · 천하의 두 사람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77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77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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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許田)의 사냥과 만세의 함성이 조용히 가라앉은 그 저녁, 동승(董承)의 집 안쪽 방에서 한 장의 옷자락이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건네졌다.

헌제(獻帝)가 홀로 동승의 집에 나아갔다. 두 호위만이 문 앞에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동승이 한쪽 무릎을 땅 위에 꿇었다. 그의 두 손이 옷자락의 안쪽 모서리를 천자의 손 앞에 받들어 올렸다.

옷자락의 안쪽 모서리에 한 줄의 글씨가 붉게 쓰여 있었다. 그 글씨는, 천자의 손가락 끝에서 흘러내린 한 방울의 피로 쓰여 있었다. 글의 첫 줄에 이렇게 놓여 있었다.

“한(漢)의 대신(大臣) 동승에게 이 조(詔)를 내리노라. 조조(曹操)의 결이 천자의 결 위에 놓이는 날이 깊어지고 있다. 천자의 이름을 다시 천자의 이름 위에 되돌릴 수 있는 결을, 동 대신이 모아 주기를 청하노라.”

글의 뒷줄에 이름이 두 묶음으로 놓여 있었다.

“한 손이 함께 결을 모을 사람: 유 현덕(劉玄德).”

“두 손이 함께 결을 모을 사람: 왕자복(王子服), 오자란(吳子蘭), 충집(种輯), 마등(馬騰).”

이 이름들이 조서의 뒷줄에 차례로 놓여 있었다.

동승이 옷자락을 두 손으로 받들었다. 그의 두 눈이 얕게 젖었다.

“폐하. 오늘 밤의 이 한 줄의 조(詔)가, 신(臣)의 어깨 위에 무겁게 놓였사옵니다. 신이 이 조의 결을 모을 것이옵니다. 다만 긴 호흡의 기다림이 필요하옵니다.”

헌제가 고개를 낮게 끄덕였다. 그의 입이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동 대신. 오늘 밤의 이 옷자락의 모서리가, 한의 마지막 실이 되어 있네. 이 실을 이어 주시게.”

삼국지 365 Day 77 중간 일러스트

그 밤 옷자락이 동승의 품속에 숨겨졌다. 동승의 몸이 허도(許都)의 성안을 걸어갔다. 그의 집의 뒷방에, 다음 날 아침 유 현덕(劉玄德)이 조용히 한 걸음 놓일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유비(劉備)가 동승의 집 뒷방에 들어왔다. 동승이 옷자락의 안쪽 모서리를 유비의 손 앞에 펼쳤다. 유비가 두 무릎을 땅 위에 꿇었다. 그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오늘 아침의 이 한 줄이, 나의 일생의 중심(中心) 위에 놓였습니다. 신이 이 조의 결을 이어 가겠사옵니다.”

동승이 낮게 답하였다.

“현덕공(玄德公). 오늘부터 일곱 이름이 한 줄에 묶이게 되었소. 다만 긴 호흡의 기다림이 필요하오. 한 번에 움직여서는 결이 새어 버리리이다. 한 결의 기다림이 이 줄의 첫 결정이옵니다.”

유비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그의 입이 낮은 한 마디를 흘렸다.

“동 대신. 그 기다림은 나의 결과 같사옵니다. 허도의 성안에서 깊게 숨을 고르며, 그 기다림을 함께 이어 가겠사옵니다.”

한편 그 밤, 조조의 본진에서는 순욱(荀彧)이 낮게 말하였다.

“주공. 오늘 허전의 사냥 뒤에 동승의 집 등불이 늦게까지 켜져 있었사옵니다. 어떤 움직임이 허도의 안쪽에서 시작되는 밤이옵니다.”

조조가 낮게 웃었다.

“문약. 움직임은 일찍 움직일수록 스스로 드러나는 법이네. 우리도 기다림을 함께 이어 가자. 더 긴 호흡이 유리한 법이네.”

Book 3의 일흔일곱 번째 저녁이 동승의 집 옷자락 위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衣帶詔(의대조, 옷자락의 조서)의 세 글자가, 한 방울의 피로 쓴 한 줄과 여섯 이름과 기다림과 늦은 등불의 결이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76의 許田獵(허전렵)의 만세의 결이, 오늘 저녁 옷자락의 모서리 위에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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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77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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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한 장의 옷자락 안쪽 모서리에, 한 방울의 피로 한 줄이 쓰여 있는 저녁이 있지요. 그 한 줄의 결이, 한 결의 긴 기다림을 첫 결정으로 요구하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저녁에도, 옷자락의 안쪽 모서리에 한 줄이 혹시 놓여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기다림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78: 청매와 자주

“조조가 유비를 자기의 별원(別苑)에 초대하였다. 한 가지의 청매(靑梅)와 한 자루의 자주(煮酒) 사이에, 영웅론(英雄論)이 놓이는 자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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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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