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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131] 박망의 첫 불

기사입력 기사번호 59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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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31] 박망의 첫 불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131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31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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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안 13년(서기 208년) 초봄의 저녁, 박망파(博望坡) 서쪽 언덕 뒤쪽에 바람이 거꾸로 불고 있었다.

단복(單福)이 이틀 전 지도 위에 붉은 먹으로 찍어 두었던 작은 점 — 그 옆의 한 글자 火 — 이 그 언덕 뒤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우(關羽)와 장비(張飛)가 각기 서쪽 언덕의 북쪽 자락과 남쪽 자락에 숨어 있었다. 두 사람 앞에는 단복이 미리 가져다 둔 마른 갈대 더미와 송진 묶음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유비(劉備)는 박망파의 동쪽 입구에 정면으로 서 있었다. 흰 전포, 은빛 가벼운 갑옷, 허리춤의 가벼운 검. 전날 밤 단복이 그의 안장 옆에 작은 쪽지 한 장을 달아 주었다. 쪽지에는 두 글자가 있었다. 短退. 짧게 물러나라는 뜻이었다.

북쪽에서 조인(曹仁)이 보낸 여씨 형제 — 여광(呂曠)과 여상(呂翔) — 의 부대가 박망파의 동쪽 입구로 들어왔다. 오천의 병력이었다. 선봉의 깃발이 흙먼지 속에서 크게 펄럭였다.

유비가 단복의 쪽지대로 짧게 물러섰다. 여광이 크게 외쳤다.

“유비가 달아난다! 치자!”

여씨 형제의 부대가 두 갈래로 나뉘어 박망파의 좁은 골짜기로 들어왔다. 골짜기 바닥에는 마른 갈대와 송진이 이미 깔려 있었다. 병사들의 눈에는 그저 마른 풀로 보였을 뿐이다.

유비가 골짜기 한가운데에서 말을 돌렸다. 그 돌림이 신호였다. 서쪽 언덕의 북쪽 자락에서 관우의 청룡도가 먼저 내려왔다. 같은 순간 남쪽 자락에서 장비의 팔사모(八蛇矛)가 내려왔다.

두 무기가 내려온 뒤, 관우와 장비의 뒤에서 각기 한 무리의 병사가 일제히 불붙은 횃불을 던졌다. 박망파 바닥에 깔려 있던 갈대와 송진이 한꺼번에 불길로 올라섰다.

불은 예상보다 더 높게, 예상보다 더 빨리 번졌다. 바람이 거꾸로 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복은 이틀 전 두 사람에게 한 가지를 먼저 말해 두었다. 오늘 저녁의 바람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갑니다. 불을 먼저 북쪽 자락에서 붙이시옵소서. 관우가 먼저 붙였고, 장비가 그 불길을 따라 뒤에서 붙였다.

삼국지 365 Day 131 중간 일러스트

여광이 말 위에서 크게 비틀거렸다. 그의 주변에서 병사들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뒤쪽으로 물러섰다. 그 박자에, 이미 유비의 기마 병사들이 골짜기의 동쪽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다.

여상이 말을 돌려 동쪽으로 달렸다. 동쪽 입구에서 유비가 직접 검을 휘둘렀다. 여상의 오른팔이 먼저 떨어졌다. 그 다음 그의 몸이 말에서 내려왔다. 여광은 관우의 청룡도 아래에서 한 획의 소리와 함께 갈라졌다.

박망파의 좁은 골짜기에서, 오천의 부대가 반나절이 채 못 되어 흩어졌다. 살아서 북쪽으로 돌아간 자는 백 명이 되지 아니하였다.

전투가 끝난 저녁, 유비·관우·장비·단복이 박망파의 서쪽 언덕 위에 함께 섰다. 언덕 아래에서는 불의 마지막 자락이 천천히 사그라들고 있었다. 갈대와 송진이 타고 난 뒤의 냄새는 달고 쓴 기운이 섞인 독특한 것이었다.

장비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단 선생. 여섯 해 만의 승리입니다. 여섯 해.”

단복이 짧게 웃었다. 웃음은 짧았지만 단단했다.

“장비 장군. 이것은 여섯 해 만의 승리가 아니라, 앞으로 삼십 해 동안 이어질 승리의 첫 한 결이옵니다. 오늘 저녁의 불은 여기서 꺼지지만, 이 연기는 — 북쪽 조인의 진영에도, 허도(許都) 조조(曹操)의 승상부에도, 남양(南陽) 와룡강(臥龍崗)의 초당에도 — 오늘 밤 안으로 조용히 닿습니다.”

유비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물었다.

“단 선생. 그 초당의 그분은 — 오늘 저녁의 이 연기를, 어떻게 맡으시겠소.”

“장군. 그분은 냄새를 먼저 맡지 아니하시고, 바람의 방향을 먼저 들으실 것이옵니다.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갔다는 것을 아시면, 이 불이 누구의 지휘 아래에서 붙었는지 이미 짐작하실 것입니다.”

언덕 위의 네 사람 옆으로, 박망의 불의 마지막 연기가 남쪽을 향해 가늘게 흘러갔다. 그 연기가 팔백 리 남쪽 남양 와룡강 초당의 오후 졸음에 닿았는지는, 그 저녁의 네 사람은 알지 못했다. 다만 — 닿기 시작한 문장의 첫 획이, 이 박망파에서 내려간 것은 분명했다.

와룡이 알게 될 것이다. 와룡이 듣게 될 것이다.

단복의 입에서 그 두 문장은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단복의 얇은 책에는, 그 저녁의 한 줄이 작게 적혀 있었다. 박망의 첫 불. 북풍이 남쪽으로. 사십칠 세의 첫 획.

장비가 뒤에서 크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여섯 해 동안 내리눌려 있던 한 결의 무게가 마침내 풀려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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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31 마무리 일러스트
“

✒️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오늘의 승리가 앞으로 삼십 해 동안 이어질 첫 획이 되는 자리를, 우리는 대개 그 저녁에는 알아차리지 못하지요. 곁의 한 사람이 그 자리를 먼저 알려 주실 때, 그 저녁 연기가 단순한 재의 냄새에서 한 해의 박자가 시작되는 신호로 바뀝니다. 오늘 당신의 작은 승리를 함께 맡으며, 그 첫 획의 자리임을 알려 줄 한 사람이 혹시 곁에 계신지요.

📅 내일 Day 132: 어머니의 한 장

“박망의 불이 꺼진 며칠 뒤, 허도의 정욱(程昱)이 영천(潁川)으로 예의 바른 사자들을 보냈다. 그 사자들의 손에는 조조의 친필 서신 한 장이 들려 있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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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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