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홀로 아름답다.
꽃 두 송이는 더불어 아름답다..
꽃 여러 송이는 어우러져 아름답다.
그 품속에 내 마음 속수무책 풍덩이로다.
피규어와 가챠의 성지로 불리며 젊은 인파가 몰려드는 국제전자센터. 현란한 캐릭터 상품과 디지털의 활기가 가득한 이곳 한편에는 발걸음도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작은 정원이 있다. 필자가 매일 마주하는, 지하 1층에 자리한 ‘아름 화원’이다.
![]() [코리안투데이] 국제전자센터 지하1층에 있는 ‘아름화원’ © 임승탁 기자 |
화원 입구에 들어서니 사장님은 보라색 스토크(비단향꽃무) 한 다발을 품에 안고 줄기를 다듬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꽃을 다듬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물었다. 그 숙련된 손놀림과 함께 사장님은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인생 철학을 풀어낸다.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불필요한 것과 시든 것을 제때 제거해줘야 더 빛이 나요. 사람도 마찬가지죠. 마음의 찌꺼기를 걷어내야 본연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그녀에게 꽃을 다듬는 일은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생명의 가장 맑은 상태를 찾아주는 ‘돌봄’과도 같았다. 사장님은 꽃다발을 완성하며 마지막으로 주문을 걸듯 속삭였다.
“네 주인을 꼭 만나길 바라!”
그 따뜻한 한마디에 꽃은 단순한 식물을 넘어, 누군가의 삶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친 위로의 메신저가 된다.
화원 한편에는 생화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꽃들이 있다. 마른 꽃들이다. 향기는 조금 덜어냈을지언정, 그 모양만큼은 더 단단하게 굳어 오랜 시간을 견뎌낸다. 찰나의 아름다움에 ‘영원함’을 더한 드라이플라워. 마치 우리 삶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해둔 듯 정겹다. 생화가 설렘을 준다면, 마른 꽃은 변치 않는 묵직한 위로를 건넨다.
빨간 장미 다발 위에 놓인 ‘감사합니다’라는 작은 카드. 그 짧은 문구 뒤에는 꽃의 시든 부분을 일일이 떼어내며 받는 이의 행복을 빌어준 사장님의 정성이 숨어 있다. 그 정성 어린 꽃다발 속에 마음이 ‘풍덩’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늘도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 ‘아름 화원’ 앞을 지나며 꽃 한 송이의 여유를 가져본다. 이 화원 앞을 지나가는 누군가의 마음속 시든 부분을 걷어내고,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줄 그 꽃은 지금 당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 임승탁 기자: daej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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