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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김현수

부동산 부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국가가 만든 땅 위에서 형성된다

국가가 만든 가치라면,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기사번호 46303

도시의 골목을 걸을 때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여기서 나는 무엇을 만들었나?” 그러나 정작 가치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사람의 노동이 아니라 사람이 디딛고 있는 땅, 그 땅을 둘러싼 제도가 빚어낸 가격이다. 어느 날 신문 헤드라인에서 ‘○○동 아파트 값 또 최고가 갱신’ 같은 문장을 볼 때면, 나는 늘 조용한 씁쓸함을 느낀다. 노력과 재능, 기술과 땀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의 정책과 도시 계획, 그리고 법적 장치가 만들어낸 부가 개인의 능력처럼 포장되는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코리안투데이] 국가가 만든 가치라면,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 김현수 기자

집값은 시장의 결과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국가의 설계도다

사람들은 흔히 부동산 가격을 ‘시장 논리’로 설명한다. 수요가 많아서, 공급이 부족해서, 투자 심리가 강해서.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가격의 축적 과정은 훨씬 구조적이다.

도로가 놓이고, 학교가 생기고, 지하철 노선이 확정될 때—그 순간 이미 부동산의 미래 가치는 결정된다. 세금 정책이 바뀌고, 대출 규제가 완화되거나 조여질 때, 사람들은 이미 가보지 않은 길의 값을 치른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거대한 설계도를 따라 움직이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정도다.

나는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기회를 잘 잡은 거지.” 하지만 그 기회의 단추를 채워준 이가 누구인가. 사유지가 가치 있는 이유는 바로 국가가 그것을 보호하고, 규정하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국경이 없는 땅에서 개인이 집을 소유한다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부동산 부는 필연적으로 공적 시스템에서 태어난다.

하지만 부는 개인에게만 귀속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국가가 만든 가치인데, 그 가치는 특정 개인에게만 집중된다. 한 세대가 집을 통해 손쉽게 자산을 불려갔다면, 다음 세대는 그 부의 음영 아래에서 출발선조차 밟지 못한 채 경쟁에 던져진다.

집을 산 사람은 “내가 잘해서”라고 말하고, 집을 못 산 사람은 “내가 부족해서”라고 자책한다. 그러나 진실은 훨씬 덜 개인적이다. 토지의 가치는 누구의 능력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도로를 닦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법을 만들어온 공동체 전체가 만든 결과다. 그럼에도 수익은 공동체가 아닌 개인에게 집중된다. 이 불일치가 지금 우리의 사회적 불신과 세대 갈등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가가 만든 가치라면,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이 주장하고 싶은 바는 단순하다.

부동산 부는 국가가 만든 것이므로, 그 부의 fruits 또한 국가 구성원이 공정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소유권을 부정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공공이 만든 가치를 공공이 일정 부분 회수하고, 다시 사회적 기반으로 재투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개발 이익 환수, 보유세 강화, 공공임대 확대 같은 단어들은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 이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처벌이 아니라, 국가가 만든 가치를 국가가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는 원칙이다.

결론: 나라가 만든 부를, 나라의 구성원과 함께 공유할 때

우리는 모두 같은 땅 위에 서 있지만, 그 땅이 꿈을 허락하는 방식은 점점 더 불평등해지고 있다. 부동산 부가 개인의 노력이 아닌 국가의 제도적 설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선다.

“그 가치의 과실은 누구와 나누어져야 하는가?”

국가가 만든 부를 국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누릴 때, 비로소 집은 투기의 배경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 당연한 원칙이 다시 사회의 중심을 차지하는 날을

나는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기다리고 있다.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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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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