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가면 헌 책방거리가 있다.
좁은 골목에는 1960년대의 흔적이 상흔처럼 눈에 들어왔다.
붉은 벽돌사이 굳게 닫힌 녹슨철문, 기름떼와 먼지로 찌든 공구상회도 있었고 어쩌다 다정스런 작은 카페가 발길을 머물게도 한다.
‘배다리 헌책방거리’
난 그곳에서 첫페이지도 손을 데지않은것 같은 빡간색 커버를 벗겨 백색의 양장본을 단숨에 온 문장으로 마주했다.
![]() ▲ ©박은선 기자 |
김수영의 시와 산문등 신문잡지 기고·번역물 찾아 한권으로 묶은 책 “책형대에 걸린 시”
김수영은 1946년 ‘예술부락’에 시 ‘묘정의 노래’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공연예술연구가 김종욱(金鍾旭)씨가 엮은 《책형대에 걸린 시》는 《김수영 전집》(민음사 刊)에 빠진 시와 산문, 번역문만 따로 모은 것이다.
※책형대(磔刑臺)란 몸을 찔러 죽이는 형구(刑具)를 말한다.
‘1960년 5월 20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산문(책형대에 걸린 시)에서 시인 김수영(金洙暎·1921~1968)은 자신의 시를 책형대 위에 걸고 싶어했고, 휘트먼의 말을 빌려 “세상 사람이 모두 시인이 되기 전에 이 나라는 구원받지 못한다”고도 했다.'<2013.경향신문>
![]() © 박은선 기자 |
김수영은 1921년에 출생하여 1946년 ‘예술부락’에 시 ‘묘정의 노래’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68년 6월 16일 새벽, 마흔 여덟 살 시인은 갑자기 인도로 뛰어든 버스에 치여 안타까운 삶을 떠나기 전까지 22년간 글을 썼다. 그 사이에 그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북한군에 징집돼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용되기도 했고, 4·19혁명의 현장에 서 있기도 했다.
김수영이 남긴 글에는 그가 겪은 수많은 일들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이런 기록들은 김수영의 인생뿐 아니라 그가 평생 붙들었던 신념과 양심이 담겨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김종욱씨가 1953년부터 1968년까지 김수영이 여러 신문·잡지에 발표한 시와 산문, 번역물 등을 묶어 펴낸 ‘책형대에 걸린 시’는 그래서 특별한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에서에서 김수영이 역사의 현장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추측해 볼 수 있다.
![]() © 박은선 기자 |
‘책형대에 걸린 시’에는 시와 산문뿐만이 아니라 김수영이 남긴 외국 시,산문,단편소설 번역문들도 소개돼 있다. 앤 모로 린드버그, 프랑시스 잠, 칼 사피로 등 외국시인의 번역시를 비롯해, 미국의 여류소설가 베티.A.브런트작 밀월(密月) 소설, 쟝.브로귀.미셸 작 최근 블란서의 전위소설 등 산문 번역글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는 문학적 깊이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
폭염과 장마를 보내며 ‘책형대에 걸린 시’ 일독을 권해본다.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움직이는 코드는 스트림입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63초 비추면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