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K-Culture K-Art

조금주 작가, 석류에 담은 생명의 울림…프랑스 아트페어서 개인전

아동미술 지도와 2019년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화풍 전환…기하학적 색면과 관계의 선으로 전하는 희망

기사입력 기사번호 59358

조금주 작가가 석류 시리즈를 중심으로 프랑스 아트페어에서 개인전 형식의 전시를 준비한다. 작가는 석류 씨앗의 기하학적이고 입체적인 형상을 통해 내면에 잠재된 생명력을 표현하고, 화면을 채운 색면이 관람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아동미술 지도와 2019년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화풍 전환…기하학적 색면과 관계의 선으로 전하는 희망  © 김현수 기자

이번 작업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석류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다. 단단한 껍질 안에 빈틈없이 들어찬 알갱이는 각각의 빛을 머금으면서도 서로 맞닿아 하나의 과실을 이룬다. 조금주 작가는 이 모습에서 개별 생명의 힘과 서로를 보듬는 온기를 발견했다. 석류는 풍요로운 자연물이면서,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내면의 생명력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가 됐다.

목포가 고향인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1996년 서양화를 시작한 뒤 갯벌과 산, 도시를 그리며 작업을 이어왔다. 당시 화면을 이끌던 것은 중후하고 무게감 있는 어두운 색조였다. 익숙해진 색과 표현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코리안투데이] 푸른색에 믿음을, 황금빛에 사랑을 담다…색과 선으로 풀어낸 삶의 변주  © 김현수 기자

변화의 실마리는 암 투병 중 맡게 된 아동미술 지도에서 찾아왔다. 지인의 소개로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의 그림을 지도하면서, 아동화 특유의 순수함과 형태가 겹쳐지는 표현을 접했다. 아이들의 그림은 자신의 화면을 다른 방식으로 구성할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새로운 표현을 향한 고민은 오랜 시간 이어졌다.

2019년 프랑스 아트쇼핑에 작품을 출품하며 다녀온 여행은 그 고민을 구체적인 변화로 연결했다. 작가는 전시장의 다양한 작품과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입체주의와 큐비즘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이 경험이 새로운 화풍을 시작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 [코리안투데이] 단단한 껍질 속 서로 맞닿은 알갱이…석류에서 발견한 희망과 관계의 온기  © 김현수 기자

이후 조금주 작가는 석류 알갱이에서 발견한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노트 《빛이 어우러진 풍경》에는 석류 씨앗의 구체적인 모습을 지우고, 그 안에 응축된 에너지를 화면 위에 다시 구성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형태를 해체하고 조합하는 일은 고통의 파편을 모아 하나의 기쁨으로 빚어내는 삶의 과정과 연결된다.

그에게 분할된 면은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이다. 그 사이를 흐르는 선과 색은 각자의 길을 찾는 희망을 표현한다. 작가는 화면 속 선에 대해 “형태를 그리기 위한 윤곽선이 아니라 관계를 그리는 선에 가깝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물의 경계를 정하는 선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표현하는 요소로 확장되는 것이다.

 [코리안투데이] 관계의 상처와 주변의 위로가 작품으로…석류와 악기 콜라주로 이어진 《삶의 변주-포옹》  © 김현수 기자

작가노트 《삶의 변주》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음악의 흐름에 빗댄다. 삶은 같은 자리를 맴도는 듯해도 매번 다른 결로 이어진다. 하나의 선이 끝난 자리에서 다른 선이 시작되고, 예상하지 못한 모퉁이를 돌 때 새로운 색과 이야기를 만난다. 서로 다른 언어와 시간을 지닌 존재들이 하나의 곡선을 이루고 다시 서로를 감싸는 과정이 작가가 말하는 삶의 변주다.

푸른색과 황금빛에도 관계의 감정이 담겨 있다. 깊은 푸른색은 때로 그리움이며, 관계 속에서 중심을 지키는 믿음이다. 따뜻한 황금빛은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가족의 사랑과 희망을 뜻한다. 두 색의 비중과 배치에는 고정된 기준을 두지 않는다. 작품의 흐름에 따라 색이 차지하는 자리와 역할이 달라진다.

 [코리안투데이]석류 시리즈로 프랑스 아트페어 개인전 준비…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생명의 울림  © 김현수 기자

관계에서 받은 상처 역시 작업의 한 부분이 됐다. 작가는 배신감과 허탈감으로 힘들었던 때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메시지에서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경험은 석류와 악기를 활용한 콜라주, 《삶의 변주-포옹》 시리즈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조각을 한 화면에 모으는 작업에 상처를 겪은 뒤 다시 관계를 바라보는 마음이 담겼다.

주재료는 유화물감이다. 작품에 따라 임파스토 기법과 혼합재료도 사용한다. 물감을 두껍게 올리는 표현은 여러 층으로 쌓인 감정이나 세월의 흔적을 담기 위한 선택이다. 작가는 관계 속 사랑과 치유를 표현하는 여러 조형 요소 가운데 특히 색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어두운 풍경에서 생명력 넘치는 석류로…큐비즘으로 재구성한 화면에 담긴 사랑과 치유 ©김현수 기자

조금주 작가는 개인전 17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제공한 프로필에는 홍콩 콘라드호텔, 싱가포르 어포더블, 프랑스 카루젤 뒤 루브르 등에서 열린 아트페어 참여 이력이 담겨 있다. 싱가포르 어포더블에서는 작품 한 점이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해외 전시 경험을 돌아보는 태도는 차분하다. 홍콩과 싱가포르에는 작품을 출품했고, 프랑스에서는 직접 현장을 찾았다. 많은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 머물며 자신의 작업을 돌아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그 경험은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표현을 넓혀가는 계기가 됐다.

 [코리안투데이] 석류 알갱이에서 발견한 서로를 보듬는 온기…기하학적 색면과 곡선으로 풀어낸 관계의 아름다움  © 김현수 기자

이번 프랑스 전시에서 작가는 석류에 응축된 생명력을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다. 어두운 땅을 뚫고 나온 듯한 찬란한 색면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석류 작업을 “영원한 생명의 울림에 바치는 나의 오마주”라고 표현했다.

앞으로의 방향은 이번 전시를 마친 뒤 더 깊이 고민할 계획이다. 석류와 삶의 변주를 다루는 작업을 이어가되, 다음 표현을 서둘러 정하기보다 화면 속 관계와 생명의 의미를 더욱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 이 기사 인증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 스트림 코드 보기

움직이는 코드(스트림) 한 장에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담겨 있습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146초 비추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Stream.mp4 도 여기서 받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현수 기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