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사회 건강 혁신

바이러스의 ‘RNA 보호 전략’서 mRNA 치료제 성능 높일 열쇠 찾았다

IBS 김빛내리 연구팀, 척추동물 감염 바이러스 337종 대규모 분석해 Cell 게재

기사입력 기사번호 55098

바이러스가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터득한 ‘유전정보 생존 전략’이 대규모로 규명됐다. RNA의 수명을 늘리고 단백질 생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조절 원리로, mRNA 백신과 치료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안투데이] 테일론 서열을 적용한 선형 mRNA의 안정성 향상 원리 모식도 © 장형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배경훈)는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장석복)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척추동물을 감염시키는 297개 속(genera), 337종의 바이러스를 대규모로 분석해 RNA의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다양한 조절 요소를 발굴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셀(Cell)』에 8월 14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

바이러스는 아주 작은 유전체로 자신의 유전정보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숙주 세포의 RNA 조절 시스템을 정교하게 활용하도록 진화해 왔다. 특히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mRNA 말단의 ‘poly(A) 꼬리’가 짧아지면 mRNA가 쉽게 분해되는데,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RNA 조절 효소를 이용해 이 꼬리를 보호하는 전략을 발달시켜 왔다. poly(A) 꼬리는 RNA를 구성하는 네 가지 염기 중 하나인 아데닌(A)이 연속으로 이어진 구조로, mRNA의 안정에 기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바이러스의 전략을 mRNA 백신과 치료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자 했다. 앞서 2023년(Cell)과 2025년(Nature Biotechnology) 연구에서 바이러스의 RNA 안정화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치료용 mRNA에 적용해 안정성과 단백질 생산을 높일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존 연구는 일부 바이러스와 개별 요소 중심이어서 다양한 바이러스가 진화시킨 조절 전략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337종에 이르는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약 20만 개의 RNA 조각(타일)으로 나눠 합성하고, 대량 병렬 분석법을 활용해 조절 요소의 다양성과 작동 기전, 진화적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에 알려진 TENT4 효소 활용 전략이 예상보다 훨씬 폭넓게 존재함을 확인했다. TENT4는 RNA 말단에 ‘혼합 꼬리(mixed tail)’를 형성해 분해를 억제하고 수명을 늘려주는 세포 내 조절 효소다. 연구진은 TENT4를 이용해 RNA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조절 요소 23개를 찾아냈으며, 이들은 19개 바이러스 속에 걸쳐 분포하고 서열·구조적 특징에 따라 최소 6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이는 계통적으로 서로 먼 바이러스들이 동일한 숙주 조절 시스템을 활용하는 유사한 전략을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시켜 왔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것은 TENT4를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조절 요소들이 다수 발견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강력한 효과를 보인 ‘Pt1’에 주목했다. Pt1은 뱀장어 피코르나바이러스(Potamipivirus)의 유전체 3′ 말단 조절구간(UTR)에서 발견된 요소로, poly(A) 꼬리를 합성하는 효소인 PAP를 직접 끌어들여 짧아지는 꼬리를 다시 연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RNA 꼬리를 지속적으로 보충함으로써 mRNA의 분해를 늦춘다. 연구진은 숙주의 RNA 꼬리 조절 효소를 활용해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이들 요소를 ‘테일론(tailon)’으로 명명했다.

실제 효과 검증을 위해 연구진은 Pt1을 일반적인 ‘선형 mRNA’에 적용했다. 선형 mRNA는 양 끝이 열려 있어 세포 내 분해 효소에 쉽게 파괴되는 한계가 있다. 실험 결과 Pt1을 붙인 선형 mRNA의 꼬리는 아데닌 60개에서 194개까지 늘어났고, 세포 내 수명(반감기)은 7.6시간에서 23.1시간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원형 RNA’ 수준까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제조가 용이한 선형 mRNA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원형 RNA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백신에서 보듯 mRNA 기술은 백신과 희귀질환·암 치료제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나, 약효를 오래 지속시키는 안정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성과는 그 한계를 넘어 백신·치료제의 성능을 높이는 혁신기술 확보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RNA 조절 시스템을 이용하는 정교한 전략을 대규모로 밝혀낸 성과”라며 “발굴한 조절 요소들은 기존 mRNA 치료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약효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분자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연구개발실장은 “첨단 바이오 연구 주도를 위해서는 결국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가 과학 경쟁력 강화와 인류 공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지의 원리를 규명하는 기초과학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IBS 기초과학연구단 지원 사업과 교육부의 BK21 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으며, 서제니·이채민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김빛내리 단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각 유형의 테일론이 어떤 단백질과 결합해 작동하는지 분자적 기전을 규명하고, mRNA 치료제 성능 개선 효과를 추가로 검증해 희귀질환 및 암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역 홍보대사 신청 기자양성과정 신청 코리안투데이 지부장 신청 코리안투데이 인천강화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 이 기사 인증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WIA Code 스트림 — 이 기사 전체가 담겨 있습니다

움직이는 코드는 스트림입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21초 비추면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 Stream.mp4 다운로드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장형임 기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