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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152] 혼자 뚫는 칠십 겹

기사입력 기사번호 60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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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52] 혼자 뚫는 칠십 겹

6월 · 바람을 기다리는 법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152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52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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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저녁 그 시각, 조운(趙雲)의 말은 이미 조조(曹操) 오천 기(五千騎)의 포위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 그의 품 안에, 유비(劉備)의 어린 아들 아두(阿斗)가 잠들어 있었다.

어떻게 그 안쪽에 들어갔는가. 조운의 기억은 짧은 조각으로만 남아 있었다. 오후의 한가운데쯤, 이만 사천의 후미에서 감부인(甘夫人)의 행방을 좇아 말을 돌렸다. 후미 안쪽 언덕의 수풀에서, 감부인은 이미 자기 숨을 내려놓은 뒤였다. 그 옆에 어린 아두만이 혼자 울고 있었다. 조운이 아두를 품에 안고 말머리를 남쪽으로 다시 돌리려던 때에, 조조의 오천 기가 이미 그 언덕을 감싸고 있었다.

조운의 말은 한 필. 창은 하나. 갑옷 위에 아두의 포대기가 한 겹 더 감겨 있었다. 한 필의 말과 한 자루의 창과 한 겹의 포대기가, 오늘 저녁 오천 기의 안쪽에서 혼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칠십 겹(七十重)의 포위란, 오천 기가 겹겹이 원을 그린 모양이었다. 동쪽 한 겹을 뚫으면 서쪽 한 겹이 닫히고, 남쪽 한 겹을 뚫으면 북쪽 한 겹이 닫혔다. 조운이 한 겹을 뚫고, 한 겹을 돌고, 또 한 겹을 뚫었다. 그의 창이 앞에서 위로 향했다가, 다시 아래로 향했다. 창의 움직임에, 적 기병의 몸이 말 위에서 떨어졌다.

한 겹, 두 겹, 세 겹. 조운의 갑옷 위에 적의 피가 한 겹씩 묻어 나갔다. 다섯 겹, 일곱 겹, 열 겹. 갑옷의 겉에 피가 쌓일수록, 그의 품 안쪽의 아두의 포대기는, 겉의 피의 반대편에서 조용히 따로 있었다. 겉에 피가 한 겹 더 묻을 때마다, 안쪽의 포대기가 한 결 더 깊어졌다.

아두는 조운의 품 안쪽에서 그 사이에도 잠들어 있었다. 어린 아이의 잠의 호흡이, 겉의 오천 기의 호흡의 반대편에서 조용히 오르내리고 있었다. 호흡이 두 개였다. 겉의 호흡과, 안쪽의 호흡. 조운은 두 호흡 사이에서 창을 움직였다.

삼국지 365 Day 152 중간 일러스트

뚫은 적 장수의 수는 오십에 닿았다. 오십 명의 숨이 장판(長坂)의 흙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조운은 오십 명의 숨을 세지 아니하였다. 다만, 아두의 호흡이 그의 품 안쪽에서 멈추지 않기만을 세고 있었다.

조조 본진의 조순(曹純)이 멀리서 이 말을 바라보았다. 조순이 눈을 크게 떴다. 오천 기의 안쪽에서 말 하나가 한 점이 되어, 포위 안쪽의 다섯 겹, 여섯 겹을 지나, 바깥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조순이 한 마디를 던졌다.

“그 장수를 — 산 채로 잡아 보이고 싶다. 화살을 쏘지 마라.”

조운의 말을 향해, 이 순간 화살 하나 날아가지 아니하였다.

마지막 한 겹이 이제 눈 앞에 있었다. 조운이 창을 들어 올렸다. 창의 내려침에, 마지막 겹의 기병이 말에서 떨어졌다. 조운의 말이 그 겹의 바깥쪽으로 박차고 나갔다.

칠십 겹의 안쪽을, 한 필의 말과 한 자루의 창과 한 품의 아두가 함께 뚫고 나왔다.

바깥의 공기가 서늘했다. 저녁의 바람이 조운의 등 뒤에서 앞으로 흐르고 있었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바람이었다. 바람의 방향이 포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멀리 서쪽 언덕의 자락에 유비 본진의 조각이 보였다. 공명(孔明)의 부채가 그 조각 가운데에서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조운이 그 조각을 향하여 말머리를 돌렸다.

아두가 조운의 품 안쪽에서 그때까지 잠들어 있었다. 오늘 저녁 내내 아두는 한 번도 울지 아니하였다. 오천 기의 안쪽에서 깨지 아니한 호흡이, 오천 기의 바깥쪽에서도 아직 깨지 아니한 채 조운의 품 안쪽에 있었다.

Book 6 「바람을 기다리는 법」의 첫 저녁이었다. 바람의 방향은 아직 북에서 남이었다. 그러나 그 북쪽의 겹의 안쪽으로부터, 오늘 저녁 말 하나가 반대 방향으로 뚫고 나왔다. 바람의 방향이 언젠가 바뀌기 전에, 오늘 저녁 한 필의 말이 한 품의 아두와 함께 포위의 방향을 먼저 뚫어 두었다.

그 뚫음이, Book 6의 첫 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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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52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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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오천의 겹겹의 포위 안쪽에서 한 품의 호흡을 지키며 한 겹씩 뚫고 나오는 저녁이, 한 생의 한가운데에 찾아오는 날이 있지요. 겉에는 한 겹씩 피가 쌓이되, 안쪽의 호흡이 아직 깨지지 아니한 채로 바깥으로 나오는 돌파가, 그 생의 가장 단단한 결이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겉과 안쪽에는 각각 어떤 겹이 얹혀 있는지요. 그 두 겹의 반대 호흡을 조용히 들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53: 아이를 던진 아버지

“조운의 말이 유비 본진의 서쪽 언덕에 도달했다. 조운이 아두를 품에서 꺼내 유비 앞에 내밀었다. 유비가 아두를 받지 아니하였다. 그 대신, 아두를 자기 발 앞의 흙 위에 내려 놓았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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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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