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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신 자기 자리, 이끼 한 포기가 전하는 자존감 동화 «초록숲의 작은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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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아도 제 몫을 다하는 존재는 결국 누군가를 살린다. WIA Book이 7월 18일 선보인 신지아 작가의 전자책 «초록숲의 작은 이끼»는 이 단순한 사실을 어린이 눈높이의 언어로 풀어낸다. 부제 ‘비교하지 않아도 빛나는 나의 이야기’가 책의 방향을 그대로 말해준다. 화려하지 않은 주인공을 내세워 존재의 가치를 되묻는다는 점에서, 최근 어린이 그림책이 다루는 자존감 서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자존감을 다루는 어린이 그림책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 경쟁과 서열이 일상화된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국내외 아동문학계에서 공통으로 확인된다. 성적이나 외모, 재능처럼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하는 존재의 가치를 짚는 이야기가 국제적으로도 꾸준히 소개돼 왔다. «초록숲의 작은 이끼»는 이런 흐름 위에서 ‘비교’라는 익숙한 감정을 숲속 생태라는 구체적 장면으로 옮겨놓는다. 전나무와 장미처럼 눈에 띄는 존재 곁에 이끼를 배치한 설정 자체가, 비교의 구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저자 신지아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25년째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가까이 지켜보며 자기존중감과 인성교육을 실천해 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의 빛을 지닌 존재라는 믿음을 이야기로 옮겨왔다.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저자의 오랜 지향이다. «초록숲의 작은 이끼»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저마다의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25년의 교실 경험이 이야기 곳곳의 디테일을 뒷받침한다.

책은 ‘저자소개’, ‘초록숲의 작은 이끼’, ‘작가의 말’ 세 장으로 짜여 있다. 본편은 커다란 바위 아래 사는 이끼 한스의 이야기다. 키 큰 전나무 아저씨와 화려한 장미 누나 곁에서 한스는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존재로 그려진다.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여기던 한스는 폭풍과 가뭄을 지나며 자신이 품고 있던 물로 숲속 친구들을 살려낸다. 눈에 띄지 않던 존재가 위기의 순간 가장 필요한 존재였음이 드러나는 구조다. 화려한 사건 전개 대신 계절의 변화와 날씨라는 자연스러운 소재로 갈등과 해소를 그려낸 점도 눈에 띈다. 짧은 세 장 구성은 저학년 독자가 한 호흡에 읽어내기에 적당한 분량이다.

대상은 초등 저학년과 유아기 어린이지만, 서사의 결이 담백해 부모가 함께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나 생명존중교육 자료로 활용할 만한 짜임을 갖췄고,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위축되는 아이를 지켜보는 보호자에게도 대화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림책 한 권을 매개로 아이와 어른이 각자의 ‘작은 이끼’를 떠올려보는 대화로 이어질 만한 여지를 남긴다.

미리보기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깊은 숲속 바위 아래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작은 이끼 한스가 살고 있습니다.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던 한스는 폭풍과 가뭄을 겪으며 자신이 품고 있던 물로 숲속 친구들을 살리게 됩니다.’ 원고 본문에서도 ‘커다란 바위 밑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작은 이끼 한스가 살고 있었답니다. 한스는 너무 작아서 그림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았어요’라는 문장이 이끼의 존재감을 조용히 짚어낸다. 짧은 문장을 반복해 리듬을 살린 문체는 저학년 독자가 소리 내 읽기에도 알맞다.

이 책을 집어든 독자가 다음으로 확인할 대목은 한스가 위기 속에서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는 구체적 장면과, 신지아가 ‘작가의 말’에서 밝히는 창작 의도다. 그림 없는 원고 발췌만으로도 서사의 온도는 짐작할 수 있지만, 실제 지면에서 이끼 한스가 어떤 색과 질감으로 표현됐는지는 책을 펼쳐야 확인된다. «초록숲의 작은 이끼»는 신지아 지음, 정가 3,000원의 전자책(PDF)으로 WIA Book이 출간했다. 도서 상세 페이지는 https://wiabook.com/books/choroksupui-jakeun-ikki-ko/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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