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가 1886년 작곡한 관현악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는 열네 개 악장으로 동물을 묘사하며 클래식 입문곡으로 오래 사랑받아왔다. 사자의 행진으로 시작해 코끼리, 캥거루, 수족관, 화석, 백조로 이어지는 악장 구성은 지금도 어린이 음악 교육 현장에서 자주 쓰인다. 전자책 『마음 동물원에 음악이 찾아왔어요』는 이 곡을 소재 삼되 동물의 몸짓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거북이의 느린 걸음, 코끼리의 무거운 발걸음, 캥거루의 생각, 백조의 위로처럼 여섯 동물을 아이의 감정 상태와 겹쳐 놓는다.
어린이 클래식 그림책은 대개 곡 해설이나 작곡가 일화를 소개하는 선에서 끝난다. 이 책은 감상 다음 단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르다. 음악을 들려주고 마무리하는 대신, 아이가 자신의 하루 감정을 동물 캐릭터에 빗대어 스스로 들여다보게 이끈다. 해외에서도 클래식 명곡을 그림책·오디오북과 결합해 아이의 정서 발달 교재로 쓰는 사례가 꾸준히 나온다. 국내 아동 정서교육 콘텐츠 역시 그림책과 음악, 감정 코칭 요소를 한데 묶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클래식 음악을 배경음이 아니라 감정 언어로 다루는 구성은 기존 음악 그림책과 결이 다르다.

저자 순샘(홍순)은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다. 기쁜 마음은 더 반짝이고 지친 마음은 조용히 위로받기를, 아이들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음악을 마음을 안아 주는 작은 선물로 여기는 저자의 시선은 각 장의 동물 이야기 전반에 배어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며 쌓은 경험이 캐릭터마다 다른 감정선으로 옮겨졌고, 교과서식 설명 대신 이야기 속 동물의 입을 빌려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책은 11개 장으로 구성된다. 저자 소개와 음악 이야기로 문을 연 뒤, 느린 거북이의 춤, 코끼리의 무거운 발걸음, 반짝이는 수족관, 깡충깡충 뛰는 캥거루의 생각, 화석들의 비밀 연주회, 백조의 조용한 위로가 차례로 이어진다. 「동물의 사육제」의 개별 악장을 동물별 감정 서사로 바꿔 배치한 구성이다. 마지막은 ‘나만의 마음 동물원’과 ‘작가의 말’, 활용 방법으로 마무리해 감상 이후 독후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목차 순서 자체가 하나의 감정 여정을 따라가도록 짜여 있고, 장마다 분량이 짧아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다. 열네 개 악장 가운데 여섯 개를 골라 이야기로 옮긴 셈이어서, 나머지 악장은 독자가 스스로 상상해 채워 넣을 여지도 남는다.
정가 4,000원, PDF 형식 전자책으로 나온 만큼 스마트기기로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 음악 감상 시간이나 정서 수업 자료로 쓸 수 있게 활용 방법을 별도 장에 담았고, 유아·초등 저학년과 함께 읽는 보호자나 교사에게도 맞춘 구성이다. 짧은 이야기 단위로 나뉘어 있어 하루 한 동물씩 읽어 나가는 방식도 가능하고, 실제 「동물의 사육제」 음원을 함께 틀어 두고 페이지를 넘기는 감상법도 시도해 볼 만하다. 화면을 함께 보며 동물의 감정을 소리 내어 물어보는 대화형 독서로 확장하기에도 알맞은 분량이다.
미리보기에는 마음이 복잡한 날 책장 아래에서 반짝이는 음악 지도를 발견하는 하늘이가 등장한다. 지도에는 ‘마음 동물원으로 오세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고, 방 안에는 신비한 음악이 퍼진다. 하늘이는 그 안에서 사자를 만나 무서워도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배운다. 원고 발췌에도 나오듯 이 그림책은 ‘하늘이가 자신의 마음속 동물들을 만나고 위로받는 이야기’로 이어지며, 읽는 아이들도 음악과 함께 자기 마음을 다정하게 바라보게 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한다.
다음으로 확인할 대목은 여섯 동물의 이야기가 끝난 뒤 아이가 직접 채우는 ‘나만의 마음 동물원’ 페이지가 실제 감정 표현 도구로 얼마나 쓰이는가다. 학교 수업이나 가정 독서 시간에 이 페이지를 활용한 사례가 이어질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마음 동물원에 음악이 찾아왔어요』는 저자 홍순, 정가 4,000원, PDF 형식 전자책으로 WIA Book이 2026년 7월 18일 출간했다. 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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