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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송정숙

[디지털치유론] 내 뇌파와 나눈 대화, 웨어러블이 알려준 자기 돌봄의 리듬

기사입력 기사번호 53864

K-치유의 기준, 한국통합치유협회(KIHA) 협회장 송정숙입니다. 오늘은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 바로 우리 뇌가 스스로에게 보내는 신호를 눈으로 확인하며 마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얼마 전 KIHA 정기 워크숍에서 한 회원분이 얇은 헤드밴드 하나를 쓰고 화면 속 파도 소리가 잦아드는 것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눈시울을 붉히던 장면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시끄러웠는지 처음 알았어요”라는 그분의 말이, 오늘 칼럼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뇌파, 즉 EEG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동시에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때 만들어지는 파동입니다. 책에서는 이 원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수십억 개의 뉴런이 동시에 활동할 때, 그 전기 신호는 두피 표면에서도 감지될 만큼 커집니다. 축구 경기장에서 수만 명의 관중이 파도타기를 하면, 멀리서도 물결처럼 보입니다. 뇌파는 수십억 뉴런의 “파도타기”입니다.

이 비유를 워크숍에서 소개할 때마다 회원분들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뇌파라는 게 대단히 특별하거나 낯선 현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안에서 조용히 일렁이고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것을 들여다보는 일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런 도구들은 무언가를 진단하거나 특정 상태를 단정하는 장치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지금 얼마나 이완되어 있는지, 얼마나 마음이 분주한지를 스스로 관찰하도록 도와주는 자기 돌봄의 거울에 가깝습니다. 헤드밴드를 쓰고 몇 분간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화면 속 소리가 잔잔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과정은 약을 먹거나 누군가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훈련을 반복하며 몸이 그 상태를 기억하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책에서는 이런 학습 과정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합니다.

자전거 타기를 배울 때 넘어지면 “아, 이건 아니구나” 하고, 균형 잡히면 “이게 맞는 느낌이구나” 합니다. 뉴로피드백은 뇌에게 “이 상태가 좋은 상태야”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디지털치유론 보조 이미지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KIHA에서 만난 여러 회원분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어하시던 한 분은, 취침 전 20분씩 짧은 명상 훈련을 반복하면서 “예전에는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길었는데, 요즘은 호흡에 집중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약에 기대지 않고도 저녁 루틴을 스스로 정돈해 나가는 분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협회장으로서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손목이나 귀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박변이도를 통해 지금 내 자율신경이 얼마나 균형 잡혀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기도 있고, 진동으로 미주신경을 자극해 저녁 시간의 이완을 돕는 기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기가 더 대단한가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통해 “아, 내가 오늘 유난히 긴장했구나” 하고 스스로를 알아차리는 습관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 알아차림이야말로 통합치유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자기 돌봄의 출발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흐름은 이제 특별한 얼리어답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세대에 따라 디지털 도구를 대하는 편안함의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것도 현장에서 자주 느낍니다. 젊은 세대는 앱 화면과 그래프에 금세 익숙해지지만, 어르신들은 헤드밴드나 반지형 센서 자체를 낯설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KIHA가 세미나마다 기기 사용법을 천천히, 반복해서 안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K-치유가 진짜 K-치유가 되려면, 기술의 정교함보다 그 기술을 누구나 편안하게 손에 쥘 수 있게 하는 다정함이 먼저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분주했는지 잠시 멈춰 들여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거창한 장비가 없어도 좋습니다. 잠들기 전 5분, 눈을 감고 숨이 들고 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은 충분합니다. KIHA는 이런 작은 시작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가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디지털치유론 Level I」 Chapter 5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뇌파와 웨어러블 바이오피드백이 일상의 자기 돌봄과 어떻게 만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더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iabook.com/books/digital-therapeutics-leve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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