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사회 복지 정책

27년 묵은 철재 방음벽 걷어내다…양천구, 목일중·신목고 통학로 ‘투명 방음벽’으로 전면 교체

기사입력 기사번호 46429

도시의 안전은 눈에 띄지 않는 시설에서부터 달라진다. 매일 수백 명의 학생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한 낡은 방음벽 하나가 통학 환경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양천구의 이번 정비는 생활 안전과 도시미관을 동시에 끌어올린 사례로 주목된다. 양천구가 목일중학교와 신목고등학교 일대에 설치된 노후 방음벽을 27년 만에 전면 교체하며,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 본격 나섰다.

[코리안투데이] 신목고 통학로 정비 전후 비교사진(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목일중·신목고 일대 통학로 구간에 설치된 노후 방음벽을 전면 교체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방음벽은 1997년 설치된 이후 27년 이상 사용된 시설로, 장기간의 노후화로 판넬 부식과 구조 변형이 진행돼 왔다. 불투명한 철재 구조물은 도시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시야를 가려 보행 안전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구간은 목일중학교와 신목고등학교 학생들이 매일 등하교하는 주요 통학로다. 등·하굣길 시간대에는 학생과 주민의 보행량이 집중되는 곳으로, 안전한 보행 환경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특히 노후 방음벽으로 인해 주변 시야가 차단되면서 심리적 불안감과 야간 안전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천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총 4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음벽 전면 교체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 4월 착공해 약 7개월간 공사를 진행했으며, 높이 6m, 길이 220m에 달하는 기존 불투명 철재 방음벽을 전면 철거하고 투명 방음벽으로 새롭게 설치했다.

새로 설치된 방음벽은 강화유리 재질을 적용했다. 강화유리는 내구성과 안전성이 높고, 소음 차단 효과도 우수해 방음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철재 방음벽이 주던 답답함을 해소하고, 보행자와 학생들이 주변 상황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시야를 대폭 개선했다.

이번 정비는 단순한 시설 교체에 그치지 않았다. 양천구는 설계 단계부터 서울시 디자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방음벽 기초 옹벽 표면에는 파벽식 타일을 부착해 단조로운 구조를 개선했고, 색감과 형태 역시 인근 학교와 주거 환경에 어울리도록 세심하게 반영했다. 기능성과 미관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라는 평가다.

공사 과정에서도 통학 안전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었다. 양천구는 목일중과 신목고를 비롯한 인근 학교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공사 일정을 조정했다. 등하교 시간대에는 학생 동선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시공 구간을 관리했고, 보행자 안전 펜스와 안내 현수막을 사전에 설치해 공사 중 사고 위험을 줄였다. 통학로에서 진행되는 공사 특성을 감안한 세밀한 관리가 병행됐다.

방음벽 교체와 함께 보행 환경 개선도 이뤄졌다. 기존에 미관을 저해하던 화단을 철거하고 보도블록을 재정비해 보도 폭을 약 1m 확장했다. 좁았던 보행로가 넓어지면서 학생과 주민이 보다 여유 있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 이는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충돌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교육 환경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강화유리 방음벽은 교통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인근 학교의 학습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 기존 노후 방음벽은 방음 성능 저하로 소음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교체를 통해 소음 차단 효과와 유지관리 효율성이 함께 향상됐다.

양천구는 최근 학교 주변 통학로와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안전 인프라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단속이나 캠페인 중심의 안전 대책에서 나아가, 물리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방음벽 교체, 보도 확장, 조명 개선 등은 눈에 띄지 않지만 일상의 안전 체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통학로 정비가 단순히 학생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학교 주변은 지역 주민의 생활 동선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보행 환경 개선은 지역 전체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특히 시야 확보와 개방감은 범죄 예방과 심리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천구는 이번 목일중·신목고 일대 방음벽 교체를 계기로, 관내 노후 방음시설과 보행 안전 취약 구간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 주변뿐 아니라 주거지와 주요 간선도로 인접 구간까지 정비 대상을 넓혀, 생활권 전반의 안전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그동안 낡은 방음벽과 좁은 보도로 인해 통학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이번 정비를 통해 학생과 주민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쾌적한 보행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7년간 자리를 지켰던 불투명 철재 방음벽이 투명한 유리벽으로 바뀌면서, 통학로의 풍경도 달라졌다. 도시의 안전과 품격은 거대한 개발이 아니라, 이런 일상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양천구의 이번 정비는 ‘보행자의 눈높이’에서 도시를 다시 설계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변아롱 기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