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사회 시민 참여

‘한동훈’의 딜레마

살며 생각하며

기사입력 기사번호 28609

▲ 송면규 컬럼     ©

윤석열 대통령과 점차 괘를 달리하면서 자신의 길을 구축해 가려 하고 있는 것 같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보면서 문득 ‘딜레마’라는 용어가 떠오른다.

​

딜레마(Dilemma)는 그리스어 ‘두 번’과 ‘제안’의 합성어로 된 ‘두 개의 제안’이라는 뜻으로, 사전에서는 “두 가지 옵션 중 각각 받아들이기 어려우거나 불리한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로 표기하고 있다.

​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무섭게 “검찰총장으로 발탁될 것 같다”는 세간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기용된 한동훈을 보면서 당시 고개를 갸웃한 사람이 꽤 많았다.

​

요즘 정황을 보면 어쩌면 윤 대통령이 전격 발탁한 배경에는 오랜 기간 형수님으로 모시고 가깝게 지내 온 -옥상옥 평가를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영향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

명태균 씨 사건을 비롯해서 한남동 사단 소문 등이 이를 방증하는 것 같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각종 구설의 중심에 김건희 여사가 있는 걸 보면 명태균 씨 카톡 내용이 “단지 헛소문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문득 문재인 정권 때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조국과 친구지만 정의를 외면할 수 없다”면서 조국을 난타하면서 등장했던 진중권 당시 동양대 교수를 보면서 ‘의리’라는 게 대체 뭘까? 사람들은 갸웃했다.

​

자신이 동양대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을 것 같은 그리고 같은 대학 출신으로 절친이라는 소문까지 있던 사람의 날 선 비수에 급소를 찔린 조국 장관의 심정이 아련하게 와닿는다.

​

어렸을 때부터 “은혜갚은 두꺼비” 같은 전래 동화에 많이 익숙한 우리 국민이기에 이런 배신 행위가 조금 조금 혼란스럽게 와닿지 않을까 생각된다.

​

필자가 신림동 난곡에서 하숙할 때의 일화를 잠시 소환해 본다. 당시 서울대학교에 다니던 아들이 데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골에서 농사 짓던 어머니가 바쁜 농사일을 뒤로 하고 급하게 상경하셨다.

​

그런데 아들은 한 통의 편지를 써 놓고 새볔같이 집을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과격한 시위 현장에서 안타깝게 죽게 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그 후 사람들은 그를 ‘열사’라 부른다.

​

당시 아들이 어머니의 눈물을 뒤로한 채 집을 나서면서 남겼다고 하는 편지 내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저는 어머님을 정말 사랑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보다 이 민족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의 불의를 못 본 체할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은 천하 불효인 이 자식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지금의 자기가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을 것 같은 조국 장관을 등져야 했던 진중권, 그리고 김 여사한테 등 돌려야만 하는 한동훈! 그들의 처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지금의 내가 있도록 많은 토양분을 제공해 준 은인을 배신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배신’이 역사책에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인간의 역사는 “배신의 정치”와 괘를 같이 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

나름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한다”는 명분으로 배신 행위를 정당화한다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 않을까 싶다.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 뒤편에서 가슴앓이 해야만 하는 배신당한 사람 처지를 한번 생각해 본다.

​

그래서일까?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두환 전 대통령한테 끝까지 신의를 지킨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장세동 전 안기부장을 의리 있는 사나이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독자 판단에 맡기기로 한다.

​

정의 앞에 무너져 내리는 신의!

어쩌면 이것은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풀기 어려운 난제가 아닐까 싶다. “내가 왜 저 인간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했을까” 한남동 골방에서 소주잔 들이키며 땅을 치면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김건희 여사께 위로 말씀 건네고 싶다.

​

수제자인 ‘베드로’가 “새벽이 오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다”는 성경 말씀을 참고한다면, 속상해하기보다 지금의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옳은지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야당 대표는 사법리스크 늪에, 대통령은 김건희 리스크 덫에 걸려 꼼짝 못 하는 암울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지금처럼 슬픈 적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여기에 회초리 드실 어른마저 안 계신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

“모든 걸 내려놓을 때 비로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하면서 단지 윤석열 참모 정도로 평가받고 있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부부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나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한다.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송면규 칼럼니스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