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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27] 우물 속의 빛 한 점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

기사입력 기사번호 50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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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7] 우물 속의 빛 한 점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27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27 헤더 일러스트

손견(孫堅)이 우물에서 옥새를 건져 품 안쪽에 넣은 뒤, 건장전(建章殿) 터 위 군영의 등불 아래에서 오래된 부장 정보(程普)를 조용히 불렀다. “정 덕모. 이 옥을 확인해 주게.” 정보가 그 옥을 두 손으로 받아 보았다. 그의 얼굴이 여덟 글자 위에서 희게 굳었다.

“주공. 이것은 전국옥새(傳國玉璽)이올시다. 옛 초(楚)의 변화(卞和)가 형산(荊山) 아래에서 봉황(鳳凰)이 돌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캐어 바친 돌이었고, 진(秦) 이십육 년에 옥공이 이 돌을 새겨 옥새로 만들었으며, 승상 이사(李斯)가 이 위에 여덟 글자를 전서로 써 넣었사옵니다. 진 시황제 이후로 이 옥이 천자의 표식이 되었고, 왕망(王莽)의 난 때에 황태후가 이 옥을 왕심(王尋)에게 던져 한 귀퉁이가 깨어졌고 그 자리를 금으로 메웠지요. 광무제(光武帝)께서 의양에서 이 보물을 찾아 오늘까지 전해져 왔사옵니다.”

정보가 목소리를 한 결 낮추었다. “근래 십상시의 난 때에 어린 황제께서 북망(北邙)으로 몸을 피하시고 돌아오실 때에 이 옥이 사라졌다고 들었사옵니다. 이제 하늘이 이 옥을 주공께 내리신 것이옵니다. 주공께서는 반드시 구오(九五, 천자의 자리)의 기운이 있으시옵니다. 이 자리는 오래 머무르실 자리가 아니시옵니다. 속히 강동(江東)으로 돌아가셔서 따로 큰일을 도모하시옵소서.”

손견의 손끝이 옥 위에서 한 번 더 오래 머물렀다. 옥을 다시 주홍 소갑 안쪽으로 넣고 비단 주머니로 조심스럽게 감쌌다. 그리고 가슴 안쪽의 가장 깊은 자리에 넣어 두었다. “내일 떠나겠다. 병을 핑계 삼아 맹주께 작별을 고하고 돌아가겠네.” 정보가 고개를 숙이고 좌우 병사들에게 입단속을 단단히 시켰다.

그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우물 속의 한 점 빛은 이미 거두어졌다. 그러나 그 빛을 오늘 밤 이 군영 안의 한 사람은 놓치지 아니하였다. 그 사람은 손견의 군영의 한 병사였다. 고향이 원소(袁紹)의 고향과 같은 사람이었다. 오늘 밤 이 한 점 빛을 스스로의 출세 자리로 바꾸어 보고 싶었다. 조용히 군영의 뒷문을 넘어, 낙양 바깥쪽 원소의 진영 쪽으로 말을 달렸다.

새벽녘, 원소의 장막 안쪽에서 한 장의 작은 금(金)이 오갔다. 원소의 얼굴이 그 금 아래에서 크게 웃었다. 병사를 군영 안에 조용히 남겨 두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 손견을 자기 앞에 불러 이 한 가지를 직접 물어 보기로 하였다. 스스로 크게 쓴 자 ‘본초(本初)’ 아래에서, 오늘 밤 이미 한 통의 편지의 첫 줄을 머리 안쪽에 적어 두고 있었다. 편지의 첫 줄은 간단하였다. “길 위에서 그를 막아라. 그 옥이 너의 경계를 넘어가게 해서는 아니 된다.” 수신지는 형주(荊州) 자사였다.

삼국지 365 Day 27 중간 일러스트

다음 날 아침, 원소가 손견을 맹주의 장막 안으로 불렀다. 원소의 얼굴에 웃음이 가볍게 걸려 있었다. “문대(文臺, 손견의 자). 듣자니 어제 낙양 궁 자리에서 기이한 물건이 나왔다 하오. 맹주로서 그 물건을 보아야 하겠소.”

손견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없소이다. 나는 아무 것도 주운 일이 없소이다.”

원소가 웃었다. “문대. 하늘에 맹세하시오. 만약 정말 없다면 하늘이 너를 꾸짖을 것이오.”

손견이 하늘을 우러러 맹세하였다. “만약 제가 이 물건을 숨겼다면, 다른 날 칼날 아래 떨어지겠나이다.” 그 맹세의 끝에서 손견의 이마에 식은 땀이 올라왔다. 원소가 알아챘으되, 한 마디도 꺼내지 아니하였다. 한 자리의 두 사람 두 눈이 같은 하늘을 바라보았으되, 두 하늘의 결이 이미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그 아침 한 호흡 뒤, 손견이 자기 군영을 조용히 접어 강동으로 남하하기 시작하였다. 한 필 말의 등 위에 주홍 소갑이 비단 주머니 안쪽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원소의 편지 첫 줄이 형주 자사에게로 먼저 건너가 있었다. 손견의 길 위에 한 기다림이 경계선 너머에 조용히 서 있었다.

Book 1의 스물일곱 번째 밤이 낙양 우물의 입구와 남쪽 길 경계선 두 자리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井中光(정중광, 우물 속의 한 점 빛)의 세 글자가, 옥새의 빛이 한 사람의 품 안쪽으로 들어간 뒤 다른 사람의 장막 안쪽 편지 첫 줄로 건너가는 한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26의 灰前獨의 ‘獨’의 글자가, 오늘 밤 옥의 ‘璽’의 글자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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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27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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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우물 속의 한 점 빛이 한 사람의 품 안쪽으로 들어간 밤이 있지요. 그 빛의 건너감은 한 사람의 맹세와 다른 사람의 편지 첫 줄 사이에 같이 놓인 한 호흡이옵니다. 오늘 밤 당신의 품 안쪽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아니한 점의 빛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빛의 건너감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28: 옥을 숨긴 사람

“손견의 길이 형주의 경계선 앞에 도달하였다. 유표(劉表)의 군사가 경계선의 건너편에 먼저 서 있었다. 옥을 숨긴 사람의 걸음이 오늘 처음으로 막혔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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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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