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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32] 창 하나의 거리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기사입력 기사번호 50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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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2] 창 하나의 거리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32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32 헤더 일러스트

다음 날, 왕윤의 집에 손님이 왔다. 상부의 태사 동탁이었다. 왕윤이 문밖까지 나아가 맞이하여 후당의 상좌에 앉혔다. 술이 두 순배 돌자 왕윤이 낮은 목소리로 한 마디를 올렸다. “태사께서 저의 집에 들어 주신 영광을, 제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 두겠사옵니다. 집 안에 아이가 있사오니, 태사께 인사를 드리게 하고자 하옵니다.”

잠시 뒤 초선이 단장된 모습으로 나왔다. 동탁의 두 눈이 크게 벌어졌다. “이 아이는 뉘시오.” “집 안의 딸이올시다. 태사께서 이 아이를 마음에 들어 하신다면, 이 자리에서 바로 태사께 바치고자 하옵니다.” 동탁이 크게 웃었다. “왕 사도. 이 아이의 얼굴 값으로, 내가 그대에게 한 것보다 더 큰 은혜를 갚겠소.” 그날 저녁, 동탁이 초선을 수레에 태워 상부로 데리고 갔다.

여포(呂布)가 이 소식을 그 밤 늦게 들었다. 크게 놀라 말에 올라 상부로 달려갔다. 화극을 들고 있었다. 상부의 대문 앞에서 왕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봉선. 오해 마시오. 태사께서 먼저 아이의 얼굴을 보시더니 ‘내가 먼저 장군께 돌려주겠다’ 하시며 데리고 가셨을 뿐이외다. 며칠 기다리시면 태사께서 장군께 보내실 것이오.” 여포가 이를 악물었다. 말을 돌려 돌아갔다. 그의 허리에 걸린 화극의 끝이 낮게 떨리고 있었다.

다음 날 새벽, 여포가 상부의 후원 쪽으로 말을 몰았다. 후원에 동탁의 침방이 있었고, 침방의 창 아래에 좁은 연못이 고여 있었다. 그 연못의 물 위에 두 개의 그림자가 엇갈려 비치고 있었다. 하나는 침방 안쪽에서 머리를 빗고 있는 여인의 그림자. 또 하나는 창밖에서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그 여인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그림자.

여인은 초선이었다. 창 아래 앉아 긴 머리를 빗어 내리고 있었다. 빗질의 박자가 느리고 일정하였다. 그 빗질의 안쪽에 어젯밤의 피로가 먼저 내려와 있었다.

남자는 여포였다. 창밖에서 한 발자국의 거리를 두고 그 빗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한 발자국의 거리. 창호지 한 장의 두께. 그것이 오늘 아침 장안의 두 이름 사이에 놓인 유일한 거리였다.

삼국지 365 Day 32 중간 일러스트

연못에 비친 여포의 그림자가 창 안쪽으로 더 길어졌다. 초선이 그 길어지는 그림자의 끝을 연못 위에서 먼저 읽었다. 일부러 두 눈썹을 크게 찌푸렸다. 향라(香羅)를 꺼내어 눈가를 여러 번 훔쳤다. 향라 위에 얕은 눈물자국이 번졌다. 그녀가 그 향라를 창가의 햇살 쪽으로 들어 올려 보였다.

창밖의 여포가 그 향라를 보았다. 눈썹의 찌푸림과 향라의 젖은 자국이 여포의 가슴 안쪽에서 날카롭게 꺾였다.

그때 초선의 손이 빗질을 멈추고 자기 가슴께를 살짝 짚었다. 그 손이 이어서 방 안쪽의 동탁의 자리 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시 자기 가슴께를 짚었다. 말 없는 한 마디였다. “내 마음은 당신께 있소. 다만 이 몸은 저 사람의 손 안에 갇혔을 뿐이오.”

여포의 손이 화극의 자루 위로 크게 옮겨 갔다. 창끝이 동탁의 침방의 창문 쪽으로 기울었다. 창의 끝과 동탁의 목 사이의 거리가 창 한 자루의 길이였다. 그 한 창의 길이 안쪽에 오늘 아침 장안의 두 남자의 두 이름과 한 여인의 몸이 한꺼번에 놓여 있었다.

여포가 이를 악물었다. 창을 내렸다. 상부의 지붕 위에 동탁의 깃발이 걸려 있었다. 오늘 아침 그 깃발을 바로 베지 아니한 이유는, 왕윤의 한 마디와 창호지 한 장의 두께 안쪽의 여인의 눈썹의 찌푸림 때문이었다. 그 이유가 오늘 아침 한 창의 거리로 남아 있었다.

Book 2의 두 번째 아침이 상부 후원의 연못 위 두 그림자 위에서 조용히 열렸다. 一戟距(일극거, 한 창의 거리)의 세 글자가, 창 한 자루의 길이 안쪽에 두 남자의 두 이름과 한 여인의 몸이 한꺼번에 놓인 한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31의 月下女의 두 발이 오늘 아침 창호지 한 장 두께 안쪽의 거리로 좁아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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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32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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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한 창의 길이 안쪽에 두 남자의 이름과 한 여인의 몸이 한꺼번에 놓이는 아침이 있지요. 창이 아직 뽑히지 아니하고, 창호지의 두께가 두 사람의 시선 사이에 놓인 자세이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의 한 창의 길이 안쪽에도, 함께 놓인 두 이름과 한 몸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얇은 거리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33: 봉의정의 한 발자국

“며칠 뒤, 동탁이 조정에 나간 사이 여포가 상부의 봉의정(鳳儀亭)으로 달려갔다. 정자 아래에 한 여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발자국의 거리가 오늘 정자의 난간을 넘어서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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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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