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8] 천리초 한 자락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이숙(李肅)의 말발굽이 미오성의 흙먼지 위에 닿는 그 저녁, 장안의 하늘 아래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이 낯선 동요(童謠) 하나를 부르고 있었다.
千里草何青青 (천리초 하청청)
十日卜不得生 (십일복 부득생)
“천리의 풀이 어찌 이리 푸르고 푸른가, 십일의 점괘에 살 수 없음이 나왔도다.” 그 동요의 끝에 네 개의 한자가 숨어 있었다. “천(千)·리(里)·초(草)” 세 글자를 합쳐 “동(董)”이 되었고, “십(十)·일(日)·복(卜)” 세 글자를 합쳐 “탁(卓)”이 되었다. 장안 길가의 어린 입에서 큰 태사의 이름 두 글자가 이미 새어 나오고 있었다.
길을 지나가던 늙은 관원이 그 동요를 들었다. 고개를 깊게 숙이고, 마음 안쪽에서 조용히 그 두 글자를 읽었다. 관원이 집으로 돌아가 문을 닫고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 한숨은 오늘 저녁 장안 거리에서 들린 한숨 중 가장 낮은 한 결이었다.
한편 미오성에서는 이숙이 동탁 앞에 무릎을 꿇고 거짓 조서를 바쳤다. “천자의 옥체가 병에서 막 나으셨사옵니다. 그 기쁨으로 문무 백관을 미앙전(未央殿)에 모으시어 태사께 대위(大位)를 선양하시겠다 하시었사옵니다. 이 조서가 바로 그것이옵니다.”
동탁이 조서를 크게 받아 든 손이 한 호흡 떨렸다. “왕 사도의 뜻은 어떠하더냐.” “왕 사도께서 이미 수선대(受禪臺)의 축조를 명하시고, 주공의 걸음을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동탁이 크게 웃었다. 턱 아래의 살이 크게 흔들렸다. “내가 지난 밤 꿈에 한 마리의 용(龍)이 내 몸을 덮는 꿈을 꾸었다. 오늘 과연 이 기쁜 소식을 얻으니, 때를 한 호흡이라도 놓쳐서는 아니 되리라.”
동탁이 그 자리에서 즉시 명령을 내렸다. 비웅군(飛熊軍) 삼천을 이각(李傕)·곽사(郭汜)·장제(張濟)·번조(樊稠) 네 사람에게 맡겨 미오성을 지키게 하였다. 자신은 그 길로 수레를 차려 경도로 한 걸음 먼저 향하였다.

떠나기 전, 동탁이 이숙에게 낮게 한 마디를 올렸다. “숙. 오늘 자리의 공이 가장 크다. 내일 이후 조정의 자리에서, 너의 이름이 대장군의 자리 옆에 놓일 것이다.” 이숙이 고개를 깊게 숙였다. 그 숙임의 안쪽에 오늘 저녁 장안 아이들의 동요 두 글자가 조용히 숨어 있었다.
수레의 바퀴가 구르기 시작했다. 미오성의 문이 뒤에서 닫혔다. 동탁의 수레가 장안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수레가 장안의 성문 앞에 닿기까지 이틀이 남아 있었다.
수레의 앞길 위에 작은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의 결 안쪽에 천리초 동요의 노랫말이 조용히 담겨 있었다. 동탁의 귀는 그 바람의 결을 듣지 못하였다. 오직 용의 꿈 한 결만이 그의 두 귀 안쪽에 가득 차 있었다.
Book 2의 여덟 번째 저녁이 미오성의 성문과 장안의 거리 두 자리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千里草(천리초) 세 글자가, 네 개의 한자가 합쳐져 한 이름이 되는 동요의 숨겨진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37의 堂密計, 열두 사람의 자리가 오늘 저녁 장안 아이들의 동요 한 줄 안쪽에 미리 새어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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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큰 사람의 운명, 그 두 글자가 도성의 어린 아이들의 입에서 먼저 새어 나오는 저녁이 있지요. 어른들의 입이 너무 무거워진 자리에서, 어린 입의 노랫말이 가장 먼저 결로 움직이는 법이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길가에도, 아이들의 입에서 먼저 새어 나오는 두 글자가 혹시 있으신지요. 그 두 글자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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