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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40] 미오성의 등불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기사입력 기사번호 5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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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0] 미오성의 등불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40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40 헤더 일러스트

북액문에서 화극의 찌름이 멎은 뒤, 장안의 군사가 미오성을 향해 달려 나갔다. 여포가 앞장에 섰다. 한 손에 조서가 들려 있었다. 조서의 글자가 미오성의 문 앞에 먼저 건너갈 것이었다.

미오성의 성벽 위에서 수비 장수 이각(李傕)·곽사(郭汜)·장제(張濟)·번조(樊稠) 네 사람이 동탁의 머리가 성문 앞 창끝 위에 꽂혀 들어오는 장면을 보았다. 네 사람의 얼굴이 한꺼번에 희게 굳었다. 이각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주공이 가셨소. 우리는 이 자리에서 돌아서야 하오.” 네 사람이 성문 뒤쪽 작은 문으로 서량(西涼)의 본래 고향 쪽으로 달아났다. 미오성의 수비가 한꺼번에 풀렸다.

여포가 군사를 이끌고 미오성의 정문으로 들어섰다. 성벽 위 초병 몇 사람이 저항을 시도하였으나 한 차례 공격으로 제압되었다. 성 안쪽 마당이 완전히 열렸다. 그 마당의 끝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초선이었다.

초선의 얼굴이 여포의 두 눈 안쪽에 다시 들어왔다. 창호지 한 장의 두께와 한 발자국의 거리가 오늘 아침 완전히 사라진 자리였다. 초선이 천천히 여포 쪽으로 걸어갔다. 여포가 화극을 내려놓고 두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두 사람의 호흡이 오랜만에 한 결로 겹쳐졌다.

삼국지 365 Day 40 중간 일러스트

미오성 궁실의 등불 하나가 꺼졌다. 이어서 다른 등불이 꺼졌다. 창고의 등불이 꺼졌고, 누각의 등불이 꺼졌다. 하나씩 꺼져 가는 등불들의 리듬이 오늘 아침 미오성의 숨이었다. 이십 년 치의 양식과 팔백 명의 미녀와 금과 옥의 쌓임이 등불의 뒤쪽에서 차례로 그림자로 가라앉고 있었다.

장리(將吏) 한 사람이 여포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 “온후. 미오의 창고가 열렸사옵니다. 금 이십만 근, 주옥 수백 상자, 미녀 팔백 명, 양식 이십 년 치이옵니다. 장안으로 옮길지 태우시겠는지 명을 내려 주시옵소서.”

여포가 고개를 돌려 왕윤의 얼굴을 멀리서 그려 보았다. 조정의 기강을 다시 세우려는 뜻이 그 얼굴 안쪽에 담겨 있었다. “태우지 아니하고 장안으로 옮기라. 금과 옥과 양식은 조정의 창고에 두고, 미녀들은 각기 고향으로 돌려보내라.”

동탁 일가의 처단이 그날 저녁에 이루어졌다. 동탁의 모친과 동생과 조카가 참수되었다. 시체가 장안의 길가에 버려졌고, 배꼽에 심지를 꽂아 등불로 삼았다는 민간 전승의 장면이 오늘 저녁 장안의 기록 안쪽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큰 태사의 몸이 작은 등불 하나로 바뀌어 있었다.

미오성의 등불이 다 꺼진 그 저녁, 여포가 초선의 손을 잡고 장안으로 돌아갔다. 왕윤이 조정의 한가운데에 서서 새로운 조정의 기강의 첫 줄을 다시 적고 있었다.

Book 2의 열 번째 저녁이 미오성의 꺼진 등불들 위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塢燈盡(오등진, 미오성의 등불이 다하다)의 세 글자가, 큰 성벽 안쪽의 등불들이 하나씩 꺼져 가는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39의 北掖一의 찌름의 뒤쪽에, 오늘 저녁 큰 성의 등불들의 꺼짐이 이어지고 있었다. Book 1의 도성이 불에 탄 자리(Day 25 焚洛陽)가 오늘 저녁 미오성의 등불의 꺼짐과 거울로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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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40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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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큰 성벽 안쪽의 등불들이 하나씩 꺼져 가는 저녁이 있지요. 이십 년 치의 양식과 팔백의 미녀와 금과 옥의 쌓임이 등불의 뒤쪽에서 차례로 그림자로 가라앉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큰 성벽 안쪽에도, 꺼져 가는 등불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꺼짐의 결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41: 가후의 한 마디

“동탁이 죽은 뒤, 서량으로 달아난 네 장수가 길 위에서 한 모사(謀士)를 만났다. 그 모사의 한 마디가 네 사람의 고향 쪽 길을 장안 쪽으로 되돌렸다. 그 모사의 이름이 가후(賈詡)였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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