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Art Depot ai Biri Gallery에서 열리는 베니스 한국작가 특별기획전의 개인전 “Quiet Tension”에서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신아(Shin A., 신지영 Agnes)가 신작 연작 Time of Indite를 선보인다. Time of Indite는 시간의 축적과 존재의 기록을 통해 인간의 존엄, 자유, 그리고 평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와 나누는 깊은 철학적 대화를 제안한다.
![]() [코리안투데이] 신아(Shin A.),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기획전 “Quiet Tension”에서 시간과 인간 존엄을 담은 신작 “Time of Indite” 공개 ©김현수 기자 |
이번 특별기획전의 주제인 Quiet Tension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긴장과 내면의 에너지를 조명한다. 신아는 이러한 전시 주제를 한층 확장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존재의 의미를 화면 위에 담아낸다. 작품 속 균열은 상처나 파괴의 흔적이 아니라, 시간이 존재 위에 새긴 기록이며 동시에 새로운 생성의 출발점이 된다.
작품 제목 Time of Indite는 동양과 서양의 언어적 개념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연결한다. 한자 ‘륵(泐)’은 바위에 새겨진 흔적이나 세월이 남긴 자국을 의미하며, 영어 Indite는 새기다, 기록하다, 쓰다라는 뜻을 지닌다. 신아는 이 두 개념을 결합하여 시간이 존재를 새기는 과정 자체를 회화로 구현한다.
![]() [코리안투데이] 베니스에서 세계와 만나는 『Time of Indite』 ©김현수 기자 |
이번 연작은 우연히 발견한 버려진 나무판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그 위에 여러 겹의 한지를 덧붙이고 물과 안료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긴 시간을 기다렸다. 화면에 나타난 균열과 결은 의도적으로 만든 효과가 아니라, 시간과 재료가 함께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흔적이다. 기다림과 반복, 그리고 스며듦의 과정은 작품 제작의 일부가 아니라 작품 그 자체가 된다.
신아에게 회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제작하는 행위가 아니다. 존재가 시간을 통과하며 기록되는 과정을 담아내는 일이다. 화면은 작가의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재료와 시간, 자연의 변화가 함께 참여하면서 하나의 존재 기록으로 완성된다.
![]() [코리안투데이] Dialogue Painting, 침묵으로 깊이 대화하는 회화 ©김현수 기자 |
작품 속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일상에서 수집한 작은 원형의 은박(銀箔)이다. 각각의 은박은 돌의 형상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인간 존재를 상징한다. 서로 다른 형태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화면 안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신아는 자유는 각 존재의 존엄이 인정될 때 비로소 가능하며, 평화와 조화 역시 서로의 자유를 존중할 때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전달한다. 이러한 철학은 선언적인 언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조형 언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여러 겹의 한지와 먹, 안료, 오일스틱, 그리고 은박이 만들어내는 물성은 화면 속에 깊은 시간의 층위를 형성한다. 작품에 남겨진 흔적은 작가 혼자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 기다림과 반복, 시간과 재료가 함께 완성한 기록이다. 그래서 Time of Indite는 시간을 묘사하는 그림이 아니라 시간을 살아낸 회화가 된다.
신아는 자신의 작업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는 아직도 륵(泐)을 찾고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은 그의 작업이 하나의 결론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사유와 탐구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Time of Indite는 시간을 그리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을 통과하며 인간의 존엄과 자유, 그리고 평화의 가능성을 기록하는 회화이다.
신아의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타인의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서로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는 메시지는 조용한 화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객 스스로 사유하고 대화하도록 이끄는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 [코리안투데이] 기다림과 축적이 만든 화면, 시간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김현수 기자 |
신아가 추구하는 Dialogue Painting(대화 회화)은 큰 목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화면은 침묵 속에서 관람객과 대화를 이어가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조용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감동은 신아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26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기획전에서 공개되는 Time of Indite는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와 나누는 새로운 철학적 언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간의 흔적을 따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그리고 평화의 가능성을 성찰하게 하는 이번 작품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관람객과 깊은 대화를 이어가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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