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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A 삼국지 365

[Day 53] 허도의 첫 아침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기사입력 기사번호 5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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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53] 허도의 첫 아침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53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53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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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의 어가가 허창에 도달한 다음 날 아침, 조정의 첫 조회(朝會)가 허도의 정전(正殿) 위에서 열렸다. 낙양의 잿더미를 뒤로 남기고 옮겨 온 천자의 어좌가, 허도의 새 기둥 사이에 놓여 있었다.

정전의 계단 아래에는 조조의 갑주가 가지런히 서 있었다. 조조가 대장군(大將軍)의 자리에 나아가 천자의 옆에 섰다. 좌우로는 순욱(荀彧)·정욱(程昱)·곽가(郭嘉)·순유(荀攸) 네 모사가 낮은 고개를 차례로 숙이고 있었다. 백관(百官)이 계단 아래에 좌우로 늘어섰다.

헌제가 옥좌 위에서 낮은 숨을 고르게 삼켰다. 한 해가 가까이 길 위에 떠다녔던 황제의 몸이, 정전의 고요 안쪽에 처음으로 놓이는 아침이었다. 시종의 손이 한 장의 조서를 받들어 어좌 앞에 올렸다. 조서의 인의 자리에 옥새가 눌려 있었다. 어젯밤 순욱이 적어 둔 첫 줄의 조서가, 새벽의 호흡 뒤에 천자의 손을 거쳐 내려지는 아침이었다.

“봉상 조 맹덕을 대장군(大將軍)으로 봉(封)하고, 무평후(武平侯)의 작(爵)을 내린다.” 조조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숙인 그의 등 뒤로 백관이 함께 낮게 허리를 굽혔다. 허도의 첫 조회의 첫 조서가, 그렇게 한 사람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조서의 두 번째 줄이 이어졌다. “순욱을 시중(侍中)·상서령(尙書令)으로 삼는다.” 순욱이 고개를 깊게 숙였다. 어젯밤 스스로의 붓이 적어 둔 첫 줄이, 오늘 아침 자기 몸 위에 제일 먼저 내려앉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계책의 첫 줄을 적은 사람은, 그 계책의 첫 무게를 가장 먼저 스스로의 어깨에 받는다. 고요 속의 한 결의 깨달음이 순욱의 가슴 안쪽을 지나갔다.

삼국지 365 Day 53 중간 일러스트

조서가 계속 이어졌다. 조홍·조인·하후돈·하후연·악진·이전·우금·서황 여덟 장수가 각각 직의 이름을 받았다. 정욱이 동평상(東平相)으로, 곽가가 사공좨주(司空祭酒)로, 순유가 군사(軍師)로, 유엽이 사공연조(司空掾曹)로 올랐다. 동소(董昭)는 낙양령(洛陽令)으로, 만총(滿寵)은 허도령(許都令)으로 세워졌다. 한 명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그 사람의 고개가 낮게 숙여졌다. 허도의 정전이 조조의 이름의 그늘 아래에 조용히 덮이고 있었다.

조회가 끝난 뒤, 조조가 순욱의 손을 잡았다. “문약. 어젯밤 자네가 적은 첫 줄이, 오늘 아침 이처럼 내려왔네. 이제부터의 조정의 긴 날들을, 자네가 앞에서 열어 가 주게.” 순욱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허도의 첫 아침의 모서리가, 두 사람이 맞잡은 손 안쪽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한편 허도의 성문 바깥쪽에서는, 낙양에서 어가를 호위해 왔던 동승(董承)의 칼이 말없이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스스로의 공(功)이 조서의 어느 줄에도 불리지 않은 아침이었다. 어가의 바퀴를 팔백 리 굴렸던 스스로의 이름이, 허도의 첫 조회의 어느 자리에도 놓이지 않은 것이 동승의 가슴 안쪽에 조용히 자리했다. 동승의 호흡의 체증이, 먼 훗날 건네질 한 장의 옷자락의 첫 실이 되어 있었다.

Book 2의 쉰세 번째 아침이 허도의 정전 위에서 조용히 열려 가고 있었다. 許都朝(허도조, 허도의 첫 조회)의 세 글자가, 황제의 새 어좌와 대장군의 첫 절과 늙은 무장의 말없는 칼이 한 자리에 놓인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52의 奉令一의 첫 줄이 오늘 아침 옥새의 인의 자리 위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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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53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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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한 사람이 적어 둔 첫 줄이, 다음 날 아침 그 사람의 어깨 위에 가장 먼저 내려앉는 자리가 있지요. 조정의 조서의 첫 줄을 쓴 사람은, 그 조정의 첫 무게를 가장 먼저 스스로의 몸 위에 받는 사람이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의 어깨 위에도, 어젯밤 당신의 붓이 적은 첫 줄이 혹시 내려와 있지는 아니한지요. 그 내려앉음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54: 두 호랑이의 먹이

“순욱이 다시 낮은 계책을 조조의 귓가에 올렸다. 여포와 유비를 서로 물어뜯게 하는 이호경식(二虎競食)의 첫 수였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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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삼흠 평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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