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유의 기준, 한국통합치유협회(KIHA) 협회장 송정숙입니다. 지난주 KIHA 세미나실에서 회원 한 분이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협회장님, 화상으로 만나는 상담이 정말 마음을 나누는 데 충분할까요.” 저는 그 질문을 듣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두 가지 방식, 동기식과 비동기식 원격 돌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KIHA에서 통합치유 코칭을 진행하다 보면, 모든 만남이 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갑자기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에는 그 자리에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어야 안심이 됩니다. 반면 매일 조금씩 쌓아가는 습관은 굳이 실시간으로 만나지 않아도, 기록을 남기고 시간을 두고 나누는 편이 오히려 더 촘촘합니다. 제가 함께 작업한 원고에는 이 두 방식의 쓰임을 이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급성으로 밀려오는 불편함이나 마음의 위기처럼 즉각적인 살핌과 신뢰 형성이 중요한 순간에는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동기식 방식이 힘을 발휘합니다. 반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몸과 마음의 흐름을 꾸준히 지켜보는 일에는, 매일의 기록을 쌓고 시간을 두고 살펴보는 비동기식 방식이 더 섬세하게 작동합니다.
KIHA 회원 중에는 아침마다 스마트폰 앱에 그날의 몸과 마음 상태를 짧게 기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잠들기 전 다섯 줄짜리 감정 일기를 남기고, 어떤 분은 걷기 시간을 재고 그날의 호흡 연습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이런 기록은 거창한 관리가 아닙니다. 그저 하루하루의 나를 스스로 들여다보는 작은 습관일 뿐인데, 이것이 쌓이면 스스로도 몰랐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디지털 도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매일의 기록이 쌓여 흐름이 되고, 그 흐름을 코치나 동료 회원과 나누는 순간 자가 돌봄은 혼자만의 노력을 넘어 함께하는 여정이 됩니다.


KIHA 워크숍에서는 화상으로 요가 테라피 세션을 진행할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작은 화면 안에서 회원분의 전신 자세가 다 보이지 않으니 자세를 세심하게 봐드리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방법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카메라를 정면과 옆면에 하나씩 두시라고 안내드리기도 하고, 회원분이 스스로 동작을 촬영해 보내주시면 코치가 꼼꼼히 되짚어 코멘트를 남겨드리기도 합니다. 처음 서너 번은 직접 만나 자세의 기본을 함께 익히고, 이후에는 화면으로 이어가며 한 달에 한 번씩 대면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저희가 가장 자주 쓰는 흐름입니다. 화면 하나로는 부족한 부분을 이렇게 여러 겹으로 채워가는 것, 그것이 통합치유가 원격 환경을 다루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고를 다시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대목은, 통합적 관점의 원격 돌봄에서는 시간을 들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짧게 끊어서 안내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습관 전체를 함께 들여다보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씁니다.
통합적 관점의 원격 돌봄은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리는 방식과 다릅니다. 초점은 어느 한 부분의 불편함을 서둘러 정리하는 데 있지 않고, 생활 습관과 보완적인 접근을 함께 살피는 전인적인 흐름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의 중심에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안내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방향을 정해가는 능동적인 동반자로서의 이용자가 있습니다.
통합치유는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KIHA에는 명상 지도자, 영양 코치, 마음챙김 강사, 자연치유 전문가가 함께 팀을 이루어 회원 한 분 한 분을 살피는 구조가 있습니다. 매주 화상으로 짧은 팀 회의를 열어 서로가 만난 회원분들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떤 회원분은 명상 코치와 영양 코치를 동시에 만나며 식습관과 마음의 흐름을 함께 정돈해가시고, 또 어떤 분은 자연치유 전문가와 함께 도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초록 시간을 찾아가십니다. 이렇게 여러 전문가가 한 사람을 중심에 두고 협력하는 구조가 바로 통합치유의 본질이라고 저는 늘 강조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는 KIHA에서 만난 한 회원분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은 처음에는 그저 잠을 깊이 들기 어려워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 몇 달에 걸쳐 화상 세미나로 호흡법을 함께 익히고, 평소에는 앱으로 수면 패턴과 저녁 루틴을 기록하며 스스로의 하루를 관찰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어느 날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저를 고쳐주길 바랐는데, 이제는 제가 제 하루를 조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이 말이야말로 통합치유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돌봄은 누군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삶의 리듬을 되찾아가도록 곁에서 함께 걷는 일입니다.
제가 특히 흥미롭게 여기는 분야는 산림치유입니다.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 활동을 어떻게 화면으로 옮길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아하실 겁니다. 하지만 KIHA에서는 산에 오르기 전 화상으로 목표를 함께 정하고, 거동이 불편하시거나 도시를 벗어나기 어려운 회원분들께는 가상현실로 짧은 숲 체험을 미리 맛보시게 안내합니다. 그리고 실제 산림치유를 다녀오신 뒤에는 그 여운을 일상에서도 이어가시도록, 출근길 가로수 한 그루를 눈에 담는 것 같은 아주 작은 초록 노출 습관을 함께 설계해드립니다. 자연은 화면 안에 담을 수 없지만, 자연을 향한 마음은 화면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 일을 하며 배웠습니다.

영양 상담도 화면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KIHA 영양 코치는 회원분의 부엌을 화면 너머로 함께 들여다봅니다. 냉장고를 열어 보여주시고, 찬장 속 재료를 함께 살피며 그날그날의 식탁을 그려봅니다. 조용한 상담실에서는 볼 수 없는 삶의 현장을 그대로 마주하는 셈입니다. 회원분이 촬영해 보내주신 한 끼 식사 사진에 코치가 짧은 코멘트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며칠 뒤에는 스스로 재료를 고르는 눈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KIHA 회원 구성을 보면 세대에 따라 화면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참 다릅니다. 젊은 회원분들은 화상 세미나나 기록 앱에 금세 익숙해지시지만, 어르신 회원분들 중에는 여전히 화면 너머의 만남을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면 모임과 원격 모임을 섞어 진행합니다. 처음 몇 번은 직접 만나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드리며 신뢰를 쌓고, 그 다음부터는 굳이 오가지 않아도 되는 날에는 화면으로 이어갑니다. 이런 흐름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디지털 격차를 메우는 작은 실천이기도 합니다. K-치유가 세계에 소개될 때, 저는 이 균형 잡힌 태도야말로 우리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합치유를 향한 원격 흐름은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병원 부설 통합의학센터가 화상으로 영양 상담을 열고, 명상과 에너지 힐링을 그룹으로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관련 제도와 수가 체계가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고, 원격 만남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여전히 자라나는 중입니다. KIHA가 협회 차원에서 표준과 기준을 세워가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K-치유가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면, 화면 너머의 만남에도 분명한 기준과 온기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화면을 사이에 둔 만남이 오히려 더 편안하게 마음을 열게 해준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직접 얼굴을 봐야만 안심이 되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손을 맞잡는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KIHA는 이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을 회원분들과 함께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하루 다섯 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짧게 기록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KIHA는 매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통합치유 워크숍을 열고 있습니다. 화면 너머에서 시작한 인연이 결국 직접 마주 앉아 차 한 잔을 나누는 자리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다시 확인하곤 합니다. 그 짧은 순간의 온기가 결국 오래가는 자가 돌봄의 힘이 된다는 것을, 저는 KIHA 협회장으로 지내며 매번 다시 배웁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디지털치유론 Level I」 Chapter 12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동기식과 비동기식을 상황에 맞게 엮어내는 하이브리드 모델부터, 명상과 요가 코칭, 영양 상담이 원격 환경에서 어떻게 자리잡아가는지까지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도서 상세: https://wiabook.com/books/digital-therapeutics-level-1/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움직이는 코드는 스트림입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99초 비추면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