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태어나는 순간을 갓난아기의 눈으로 먼저 그린 그림책이 나왔다. 김미희 작가의 신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첫 인사>는 신생아 꼬동이가 세상과 처음 마주치는 장면들을 아기의 시선과 가족의 시선 양쪽에서 번갈아 짚어낸다. 동생의 탄생을 소재로 삼은 그림책은 많지만, 갓 태어난 아기가 무엇을 느꼈을지를 상상해 전면에 세운 구성은 흔치 않다. 병원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온 가족이 모이는 첫날까지, 이 책은 하나의 생명이 가족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촘촘히 따라간다. 이 책은 출산과 신생아 돌봄을 향한 가족 구성원 각자의 감정을 순서대로 짚어가며, 동생을 처음 만나는 하루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한다.
형제자매 그림책은 저출산 시대에도 꾸준한 수요를 가진 장르다. 첫째 아이가 동생을 맞이하며 겪는 낯섦과 질투, 그리고 그 끝에 자리 잡는 애착은 육아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창작 그림책 시장에서도 출산과 형제애를 다루는 작품은 계속 나오는데, 대개는 손위 형제의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거기에 신생아 쪽 감각을 더한다. 첫 울음, 첫 포옹, 첫 눈맞춤을 시간 순서로 배열해, 사건이 아니라 감각의 연쇄로 하루를 엮는 방식을 택했다. 낯선 세상에 나온 아기의 놀람과, 그 아기를 맞이하는 가족의 설렘이 같은 페이지 위에서 교차한다. 형제자매 그림책이 흔히 다루는 질투와 화해의 서사 대신, 이 책은 도착 자체가 주는 경이로움에 무게를 둔다.
저자 김미희는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오래 아이들과 호흡하다 교장으로 퇴직했다. 이야기 중심 수업과 창의융합 교육을 연구했고, AI를 활용한 그림동화 수업을 개발해 학생 참여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을 실천해 왔다. 교원 연수와 강의를 통해 현장 교사들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수업 설계를 제안해 온 그는, 코리안투데이 인천남부 지부장이기도 하다. 이번 그림책은 손주의 탄생을 지켜보며 쓰기 시작한 <뚜아와 꼬동 안전 그림동화> 시리즈의 한 권으로, 대장 누나 ‘뚜아’와 갓 태어난 ‘꼬동이’의 일상을 기록하고 나누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말의 물결>, <초록숲의 작은 이끼>, <꼬꼬의 행진곡>에 이어 내놓은 작품이다.
책은 ‘저자소개’로 문을 열고 ‘꼬동이의 신호’부터 ‘온 가족이 함께한 행복한 첫날’까지 열두 개 장면을 거쳐 ‘작가의 말’로 마무리된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의 두근거림,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 병원에서의 맞이, 첫 울음소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첫 포옹이 앞부분을 이루고, 누나 뚜아의 등장과 남매의 첫 눈맞춤, 방긋 웃는 미소, 보들보들한 손을 맞잡는 장면이 뒤를 잇는다. 목차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 흐름으로 짜여 있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족 구성원이 하나씩 늘어나는 감각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구성 전체가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만큼, 각 장면은 독립된 에피소드가 아니라 하루 안에서 이어지는 연속된 장면으로 읽힌다.
동생을 앞두거나 갓 맞이한 유아, 그리고 그 곁의 부모가 함께 읽을 것을 염두에 둔 구성이다. 첫째 아이 입장에서 낯선 존재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부모 입장에서 두 아이를 어떻게 나눠 안아줄지를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짚어준다. 어린이집이나 가정에서 동생 탄생을 앞둔 시기에 함께 펼쳐보기 알맞은 분량과 호흡을 갖췄고, 수호천사 역할을 맡는 손위 형제의 시선을 함께 담아 형제자매 관계를 준비하는 그림책으로도 쓸 수 있다. 그림책 특유의 짧은 문장과 반복 리듬은 아직 글을 스스로 읽지 못하는 연령대에도 부모가 소리 내어 읽어주기 좋게 설계됐다.
미리보기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엄마 배 속의 꼬동이가 톡톡 문을 두드렸어요. 가족의 마음도 함께 두근거리기 시작했지요.’ 아빠가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엄마가 곧 만날 아기를 생각하며 조심스레 미소 짓는 장면은, 출산을 앞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거칠 법한 순간을 담담히 옮겨놓는다. 사건을 나열하는 대신 가족 각자의 가슴이 콩닥거리는 지점을 짚어내는 문장이, 이 책이 다른 출산·형제 그림책과 갈라서는 지점이다.
다음 권에서 뚜아와 꼬동이 남매가 어떤 안전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갈지가 이 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첫 인사>는 김미희 지음, 정가 30,000원, 전자책으로 2026년 7월 11일 WIA Book을 통해 출간됐다. 구매와 상세 정보는 도서 상세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sesangeseo-gajang-ttatteushan-cheos-insa-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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