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는 아침마다 마음에 안개가 낀다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무엇부터 해줄 수 있을까. WIA Book이 8월 1일 전자책으로 선보이는 그림책 『바람이 불어와도 괜찮아』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어린 여우 레오가 친구들의 웃음과 선생님의 다정한 말조차 차갑게 듣는 순간부터, 엄마가 건넨 마음 돋보기로 안개 너머 진심을 발견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저자 최인영이 붙인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바람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바람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이야기한다.
아동 정서를 다루는 그림책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출판 시장에서 꾸준히 자리를 넓혀 왔다. 불안, 위축, 또래 관계처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을 언어화해 아이 스스로 이름 붙이게 돕는 방식이다. 정신건강을 조기에 다루려는 흐름은 학교 현장의 정서 교육 강화와도 맞물려 있고, 감정을 그림과 비유로 풀어내는 접근은 국내외 아동서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이 책 역시 안개, 바람, 햇살이라는 자연 현상을 감정의 은유로 삼아, 두려움이라는 추상적 상태를 손에 잡히는 이미지로 옮겨놓는다.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에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이 곧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전제가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저자 최인영은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매일 함께 성장해 온 엄마다. 아이가 학교라는 커다란 세계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마음의 안개를 함께 건너고자 이 이야기를 썼다. 아이의 여린 감정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언제나 가장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다는 것이 저자가 밝힌 집필 동기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마음 돋보기를 통해 세상 속에 숨겨진 다정한 온기와 진실한 마음을 마음껏 발견하며 자라기를 바란다는 뜻도 함께 담았다. 육아 경험에서 길어 올린 문장인 만큼, 관찰자가 아니라 곁에 있던 사람의 언어로 쓰였다는 점이 이 책의 결을 결정짓는다. 과장된 위로 대신 곁을 지키는 태도가 문장 곳곳에 배어 있다.
구성은 총 10장과 작가의 말로 짜여 있다. 무거운 아침 발걸음으로 시작해 뾰족하게 들리는 목소리, 나만 혼자인 창가, 복도에서 마주친 가시를 거치며 레오가 느끼는 위축과 소외를 단계별로 보여준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을 지나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품과 엄마가 건넨 마법 돋보기에 이르러서야 이야기는 회복 쪽으로 방향을 튼다. 원고 도입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오늘 아침, 레오의 마음에는 짙은 안개가 꼈어요. 대문 밖을 나서려는데 안개 속에서 자꾸만 무서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요. 불안이 싹트는 순간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대로 포착한 대목이다. 마음 돋보기라는 장치는 이후 장에서 반복 등장하며, 겉으로 보이는 표정과 실제 마음 사이의 간극을 아이 스스로 확인하게 하는 서사적 도구로 기능한다.
독자 대상은 학교생활이 버겁거나 마음이 지쳐 있는 초등학생이다. 동시에 아이의 침묵 뒤에 숨은 감정을 읽어내고 싶은 부모와 교사에게도 실마리를 준다. 그림책 특유의 짧은 문장과 반복되는 비유는 성인이 소리 내어 읽어주며 아이와 대화를 트는 도구로도 쓸 수 있다. 안개, 바람, 햇살로 이어지는 날씨 은유는 감정을 설명하는 대신 함께 느끼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저학년 정서 교육 자료로도 활용될 여지가 있다. 등하교 시간이나 잠자리 독서처럼 짧은 시간에 나눠 읽을 수 있는 분량도 실용적인 지점이며, 전자책 형식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반복해서 펼쳐볼 수 있다는 이점을 준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9장 다시 만난 따뜻한 교실에서 레오가 안개를 걷어내는 구체적 계기가 무엇으로 그려지는지다. 다른 하나는 마지막 장 노을빛으로 물든 가벼운 배낭이 첫 장 무거운 아침 발걸음과 어떻게 대비를 이루는지, 그 무게의 변화가 독자에게 어떤 여운을 남기는지다. 『바람이 불어와도 괜찮아』는 저자 최인영, 정가 10,000원으로 EPUB2·EPUB3·PDF 형식의 전자책으로 8월 1일 출간됐다. WIA Book 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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