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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지승주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⑤] 리스본과 크라쿠프가 남긴 경험, 서울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해외사례는 서울의 부족함을 찾는 잣대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참고서다
리스본은 ‘국가 전체의 행사’로 교통·안전·통신을 연결했고, 크라쿠프는 법으로 정부와 교회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서울은 그대로 따라갈 필요 없다…이미 시작된 제도와 준비 위에 한국교회의 기도·봉사, 대한민국의 기술과 환대를 더할 때 새로운 기준을 만들 수 있다

기사입력 기사번호 55775

이번 5회는 “리스본과 크라쿠프는 이렇게 잘했는데 우리는 왜 못하느냐”가 절대 아니다. 두 도시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를 먼저 이해하고, 이미 서울에서 시작된 준비와 나란히 놓은 뒤 서울에 맞는 원칙만 가져오자는 글이다.

 다른 나라의 세계청년대회를 왜 공부해야 할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면서 과거 개최도시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리스본은 어떻게 했을까.

크라쿠프는 어떻게 했을까.

마닐라는 어떻게 수많은 청년을 맞았을까.

교통은 어떻게 운영했을까.

안전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의료체계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해외사례를 공부하는 순간 반드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비교가 곧 평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리스본은 이렇게 했는데 서울은 왜 이것도 안 하나.”

“폴란드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는데 우리는 부족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시가 다르다.

법체계가 다르다.

교통체계가 다르다.

참가자의 이동방식도 다르다.

국가의 행정구조와 경찰·소방·의료체계도 다르다.

무엇보다 2016년의 폴란드와 2023년의 포르투갈, 2027년의 대한민국은 시간도 환경도 다르다.

그래서 이 글에서 해외사례는 정답지가 아니라 참고서다

먼저 묻는다.

그들은 무엇을 준비했는가.

두 번째로 묻는다.

왜 그것이 필요했는가.

그리고 세 번째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그 문제는 서울에도 해당하는가.

마지막으로 묻는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방식으로 더 잘할 수 있을까.

이 순서로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기억해야 할 것, 서울도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

해외사례로 들어가기 전에 서울의 현재 상황부터 확인해야 한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2025년 10월 27일 마스터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공식 일정은 교구대회를 포함해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10박 11일이며, 서울 본대회는 8월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조직위원회는 서울 2027의 핵심 영성을 진리·사랑·평화로 제시하며 출입국, 숙박, 식사, 교통, 안전 등 대규모 순례자를 맞기 위한 여러 운영영역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도 2026년 7월 13일부터 「서울특별시 2027 제41차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원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는 서울시가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며 안전관리와 재난예방, 교통·숙박·급식·의료·관광 등을 지원계획에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2026년 7월 9일부터 별도 지원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와 학교시설을 대회 지원과 국제 청년교류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그러므로 해외사례를 소개하면서 “서울은 아직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전제로 글을 쓰는 것은 사실에도 맞지 않는다.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의 질문은 다른 곳에 있어야 한다.

“이미 시작된 서울의 준비를 과거 개최도시의 경험과 비교해 더 세밀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코리안투데이] 역대 세계청년대회 개최도시의 경험은 서울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잣대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참고자료다. 리스본과 크라쿠프에서 확인된 교통·안전·의료·기관협력의 원리를 서울의 도시구조와 행정체계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리스본과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의 운영 경험을 참고해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리스본은 왜 세계청년대회를 ‘국가계획’이라고 불렀을까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는 서울이 참고할 만한 가장 가까운 선례 가운데 하나다.

포르투갈 정부가 당시 발표한 교통·안전계획을 보면 흥미로운 표현이 나온다.

정부는 세계청년대회 안전계획을 “국가계획”으로 설명했다.

행사의 중심은 리스본이었지만 순례자들이 포르투갈 전역에 흩어져 있고, 행사 일주일 전부터 입국하며 행사 후에도 상당수가 머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관련 지자체와 기관들이 약 400일 동안 교통과 안전계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가장 먼저 배울 것은 숫자가 아니다.

행사장 경계선 밖까지 바라본 시야다.

행사가 리스본에서 열리지만 순례자의 삶은 리스본 행사장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항에 도착한다.

기차를 탄다.

지방을 방문한다.

숙소에서 잔다.

식당에 간다.

행사가 끝난 뒤 관광을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세계청년대회를 ‘행사장 운영’으로만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서울도 비슷한 관점이 필요하다.

2027년에는 본대회에 앞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한국 각 교구에서 DID, 즉 교구대회가 열린다. 그 뒤 참가자들이 서울로 이동한다. 공식 FAQ 역시 DID를 세계 청년들이 한국 각 지역교회와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름은 ‘서울 세계청년대회’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대한민국 여러 지역을 포함한다.

바로 앞 3회에서 살펴본 내용과 리스본의 경험이 만나는 지점이다.

리스본이 준비한 것은 ‘더 많은 교통’만이 아니었다

포르투갈 정부는 WYD 기간 리스본 수도권의 대중교통 수송능력을 크게 늘렸다.

평일에는 하루 약 35만4천 석, 주말에는 하루 약 78만 석의 추가 수송능력을 마련했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철도, 지하철, 버스, 수상교통 등 여러 교통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숫자만 보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서울도 지하철을 많이 증편하면 되겠네.”

하지만 리스본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일부 지하철역과 철도역은 특정 날짜에 오히려 폐쇄했다.

좁은 도로와 보안구역을 지나 안전위험이 높은 일부 버스노선은 중단하거나 변경했다.

즉 교통수단을 무조건 많이 공급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곳은 늘리고,

위험한 곳은 줄이고,

사람의 흐름을 바꿨다.

여기에서 중요한 원칙이 나온다.

대규모 행사에서 좋은 교통은 가장 빠른 교통이 아니라 사람을 안전하게 분산시키는 교통이다.

이 원칙은 2회에서 제안했던 ‘WYD Safe Route’와도 연결된다.

서울은 이미 매우 발달한 대중교통과 실시간 교통정보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은 리스본의 숫자를 따라 할 필요가 없다.

대신 서울만의 강점을 활용해 참가자의 출발시간과 권역, 지하철역, 버스와 도보동선을 분산시키는 더 정교한 시스템을 검토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몇 명을 태울 수 있는가’보다 ‘언제 어디에 몰리는가’가 중요하다

100만 명이라는 숫자를 보면 전체 수송능력부터 계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시에 지하철을 타지는 않는다.

한 시간 동안 어느 역에 몇 명이 몰리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폐막미사가 끝난 직후는 어떨까.

교황 환영행사가 끝난 뒤는 어떨까.

십자가의 길 행사가 끝나는 시간은 어떨까.

폭우가 갑자기 내리면 사람들이 동시에 지하철역으로 향하지 않을까.

폭염 때문에 프로그램을 앞당기거나 늦춘다면 교통수요는 어떻게 바뀔까.

서울 WYD 공식 일정에는 개막미사, 8월 4~6일 교리교육, 청년축제, 화해의 공원과 성소박람회, 8월 5일 교황 환영행사, 8월 6일 십자가의 길, 8월 7일 밤샘기도, 8월 8일 폐막미사와 자원봉사자 만남 등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행사별 종료시점마다 각각 다른 이동계획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실제 행사장과 등록인원, 교통계획이 확정되면서 관계기관이 구체화할 영역이다.

지금 공개되지 않은 세부계획을 두고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과거 사례를 통해 미리 생각해야 할 질문의 목록은 만들 수 있다.

리스본은 보이지 않는 곳에도 많은 준비를 했다

2023년 포르투갈 정부의 공식 안전계획을 보면 우리가 행사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내용이 많다.

상업항공은 유지하면서 리스본과 파티마 일대에 공역제한을 두었고, 여러 비행장에 제한을 설정했다.

무허가 드론을 탐지하는 체계를 준비했다.

국경에서는 위험지표에 기반한 선별적 신분확인을 운영했다.

통신망 용량을 강화했다.

비상통신 회선의 대응능력과 복원력을 높였다.

지휘·통제를 위한 우선전화 체계도 마련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보안, 민방위와 응급의료 등에 약 1만6천 명이 투입되는 계획이 마련됐고, 군과 스페인, Europol, Interpol 등과의 협력도 포함됐다.

여기서 다시 숫자를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된다.

서울에 1만6천 명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도시와 국가의 치안체계가 다르다.

참가규모와 시설배치도 다르다.

대신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까지 하나의 안전체계로 보았다는 사실이다.

통신.

공역.

드론.

국경.

국제수사협력.

비상전화.

이런 것들도 모두 대규모 종교행사의 안전과 연결됐다.

 서울의 강점은 바로 이런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매우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모바일 기반 생활환경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2027 WYD에서는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는 기술에 집중하면 좋겠다.

실시간 혼잡도.

위험구역 안내.

다국어 긴급메시지.

폭염·폭우 경보.

분실·연락두절 지원.

장애인 접근 가능한 이동경로.

의료지원소 위치.

통신장애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오프라인 정보.

이런 것이 연결된다면 좋겠다.

그러나 디지털 시스템이 많아질수록 또 다른 질문도 생긴다.

개인정보는 얼마나 수집할 것인가.

누가 볼 수 있는가.

언제 삭제할 것인가.

미성년자의 정보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위치를 추적하는 기능이 있다면 동의는 어떻게 받을 것인가.

좋은 기술은 기능이 많은 기술만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정보를 사용하고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기술이어야 한다.

이 문제는 향후 개인정보·등록·사이버안전 회차에서 별도로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라쿠프는 왜 별도의 법까지 만들었을까

이번에는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로 가보자.

폴란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과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 운영을 위해 2016년 3월 별도의 법률을 제정했다.

공식 법률의 제목 자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폴란드 방문과 세계청년대회 크라쿠프 2016 조직에 관한 특별한 해결책’을 다룬 법이다.

법의 첫 조항에는 공공행정기관의 특별한 업무, 특히 안전·공공질서와 의료보장, 비용부담 원칙, 공공기관과 세계청년대회 조직자 및 다른 주체 간 협력원칙을 규정한다고 적혀 있다. 이 법에서 공식 조직자는 크라쿠프대교구로 명시됐다. 

이 대목은 우리가 처음부터 이야기한 원칙과 흥미롭게 만난다.

교회가 조직자이고, 국가는 공공영역에서 역할을 맡는다.

교회가 국가에 행사를 넘긴 것이 아니다.

국가가 교회의 신앙행사를 대신한 것도 아니다.

서로의 책임을 법적으로 분명하게 나눈 것이다.

크라쿠프 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체성’이다

폴란드 특별법을 보면 안전계획에 들어갈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행사장별 사람들의 접근로와 분산로.

대피로.

장애인의 대피방법과 대피경로.

경찰과 구조차량의 진입로.

고정 의료지원소와 임시병원.

소방용수 지점.

정보안내 지점.

소화전과 물·가스·전기 연결시설.

질서유지 인력과 안내요원의 위치.

참가자 구역과 화장실.

주차장과 단체 참가자의 집결장소.

특별 보호구역 등이 계획에 포함되도록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폴란드가 법에 이것까지 넣었으니 한국도 똑같이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다르다.

서울의 현장계획에도 이런 수준의 구체적인 체크가 필요한가.

 

그 답은 상당 부분 ‘그렇다’일 것이다.

다만 그것을 특별법에 넣어야 할지, 기존 법령과 서울시 조례, 안전관리계획과 기관별 운영계획으로 충분히 다룰 수 있을지는 한국의 법·행정체계에서 판단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이미 지원 조례를 통해 안전·교통·숙박·급식·의료 등을 종합지원계획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왜 우리는 폴란드처럼 특별법이 없는가”보다 훨씬 생산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의 현행 제도 안에서 현장단위의 세부계획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는가.”

 [코리안투데이] 2016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한 폴란드는 안전·의료·교통과 기관 간 협력을 별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서울이 같은 법체계를 그대로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의 접근·대피·의료·장애인 이동까지 현장단위로 세밀하게 계획한 원칙은 참고할 가치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대규모 세계청년대회의 안전과 의료, 교통 동선을 함께 검토하는 행사 관계자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크라쿠프가 장애인의 대피까지 적어놓은 이유를 생각해보자

폴란드 법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장애인의 대피방법을 별도로 명시한 점이다.

평상시에는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는가를 접근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규모 행사에서는 거기에 한 가지가 더해진다.

비상시에 안전하게 나갈 수 있는가.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어떻게 할까.

사람이 한꺼번에 이동하면 휠체어 이용자는 어느 경로로 움직일까.

청각장애인이 대피방송을 듣지 못하면 어떻게 알릴까.

시각장애인은 비상동선을 어떻게 찾을까.

도움을 제공하는 담당자는 누구일까.

크라쿠프의 안전계획은 장애인을 포함한 대피경로를 구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서울 역시 공식 FAQ에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참가자가 모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부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접근성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생각하는 것이다.

‘들어올 수 있음’에서 ‘안전하게 끝까지 참여하고 돌아갈 수 있음’으로.

그것이 진정한 포용이다.

크라쿠프는 의료를 ‘구급차 몇 대’ 수준으로 보지 않았다

폴란드 특별법의 의료 부분은 더욱 구체적이다.

마워폴스카주 지사가 세계청년대회의 의료보장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위험분석을 포함한 의료보장 계획을 준비하도록 했다.

계획에는 예상 위험, 의료기관의 추가 진료능력, 응급의료 인력과 장비, 이동 의료팀, 보행 의료순찰, 고정 의료지원소, 임시병원, 의료대피 주경로와 예비경로, 의료기관 간 통신방법과 의료지휘체계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서도 숫자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환자가 쓰러진다.

현장 의료진이 본다.

치료 가능한지 판단한다.

이송이 필요하다.

어느 병원으로 보낼지 결정한다.

구급차가 출발한다.

군중 속에 이동경로가 필요하다.

병원이 환자를 받을 준비를 한다.

현장과 병원이 통신한다.

이 전 과정이 하나의 연결된 체계다.

세계보건기구도 대규모 집회의 보건준비에서 위험평가, 질병감시와 대응, 집단환자 관리, 진단역량과 인력, 환자이송, 식품과 식수 안전, 방문객 건강정보와 비상연락체계 등을 함께 준비하도록 강조한다. 

특히 WHO는 대규모 종교순례와 스포츠·문화행사가 개최지역의 보건자원을 압박할 수 있지만, 잘 준비하면 개최 이후에도 응급대응과 공중보건 역량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유산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 흥미로운 사실, WHO도 2016 폴란드 WYD를 지원했다

WHO의 공식 자료는 폴란드 2016 세계청년대회를 대규모 집회 보건준비 지원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WHO 유럽지역사무소와 본부, 대규모 집회 협력센터 네트워크는 폴란드를 포함한 국가에 기술지원과 조언을 제공했으며, WHO 자료에 따르면 폴란드 세계청년대회를 포함해 해당 지원 사례들에서는 행사 중과 직후에 주요 공중보건 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폴란드는 성공했다”라는 한마디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준비가 사고가 없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큰 사고가 없으면 사람들은 준비가 쉬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다.

사전에 많은 것을 준비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안전계획의 최고의 결과는 뉴스에 나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대형 국제행사를 취재하는 언론은 사고가 생기면 크게 보도한다.

그러나 사고가 없으면 안전대책은 기사 한 줄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 관계자에게 최고의 결과는 바로 그것일 수 있다.

청년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아프면 제때 치료받았다.

길을 잃었지만 찾았다.

폭염 속에서 물을 마셨다.

장애가 있어도 프로그램을 끝까지 함께했다.

식사를 먹고 탈이 없었다.

비가 왔지만 혼란 없이 대피했다.

지하철을 이용하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족에게 연락한다.

“잘 지내고 있어.”

그 한마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안전이다.

그래서 이 연재에서는 안전을 ‘위험을 과장하는 소재’로 다루지 않을 것이다.

안전은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환대라는 관점으로 보려고 한다.

리스본과 크라쿠프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두 도시의 준비방법은 달랐다.

포르투갈은 국가 차원의 이동·안전계획을 강조했다.

폴란드는 별도의 법률로 조직자와 공공기관의 역할, 안전·의료·교통을 구체화했다.

그런데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연결이다.

교회와 정부의 연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연결.

경찰과 소방의 연결.

의료와 교통의 연결.

정보와 현장의 연결.

행사장과 도시의 연결.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리 정하는 것이다. ([포르투갈 정부][4])

서울이 가장 깊이 배울 것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서울시 조례도 이미 ‘연결’을 향하고 있다

서울시 지원 조례를 다시 보면 안전만 따로 규정하지 않는다.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안전관리와 재난예방, 교통·숙박·급식·의료·관광 등 여러 분야를 함께 다루도록 한다. 

이것은 좋은 출발이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문제는 각 기관이 일을 하지 않아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각 기관은 열심히 일하는데 서로의 계획이 연결되지 않을 때도 문제가 생긴다.

교통기관은 오후 10시에 운행을 조정했다고 생각한다.

행사 운영팀은 청년들이 오후 10시30분에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숙소는 오후 11시에 모두 도착한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자는 변경된 사실을 모른다.

그 작은 차이가 수만 명에게는 큰 혼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어느 기관이 더 열심히 하는가”

가 아니다.

“모두 같은 상황을 보고 있는가.”

서울 WYD, 한 걸음 더① ― ‘하나의 상황판’을 상상해보자

지난 회차에서 참가자에게 필요한 통합정보 화면을 제안했다면 이번에는 운영자 측을 생각해보자.

가칭 WYD Seoul Common Picture, 즉 ‘하나의 상황그림’이다.

실시간 기온.

폭염·호우경보.

행사장 인파.

지하철 혼잡도.

버스 이동.

의료지원소 상황.

주요 병원 수용상황.

통신상태.

교통통제.

행사시간 변경.

분실·연락두절 사례.

이런 핵심정보가 필요한 관계기관 사이에서 적절한 권한과 보안 아래 공유되는 것이다.

새로운 거대한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자는 뜻은 아니다.

기존 공공시스템과 조직위원회의 운영정보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같은 상황을 함께 보는 것이다.

리스본과 크라쿠프의 경험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부분도 이것이다.

그러나 첨단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훈련일 수 있다

매뉴얼이 있다고 실제 상황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긴급상황에서 당황한다.

기관마다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다.

그래서 실제 행사를 앞두고 훈련이 중요하다.

WHO는 2025년 대규모 집회를 위한 모의훈련과 사후평가 실무지침을 별도로 발간했다. 이 지침은 개최국과 행사조직자, 보건당국 등 주요 이해관계자가 실제 상황을 가정한 Simulation Exercise와 행사 후 After Action Review를 계획하고 수행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부분은 서울에서도 매우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해보자.

오후 3시 폭염경보가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동시에 지하철 한 노선에서 장애가 발생한다.

행사장 한 구역에 사람이 갑자기 몰린다.

외국인 참가자 몇 명이 일행과 연락이 끊긴다.

의료환자가 발생한다.

갑자기 강한 소나기가 온다.

그때 누가 먼저 판단할까.

행사는 중단할까.

어떤 언어로 공지할까.

사람은 어느 방향으로 이동시킬까.

휠체어 이용자는 어떻게 이동할까.

이런 상황을 실제 행사 전에 반복적으로 연습한다면 현장에서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② ― ‘실패해도 좋은 하루’를 미리 만들자

조금 이상한 이름의 제안을 해본다.

가칭 ‘실패해도 좋은 하루’다.

본 행사 전에 실제 참가자의 일부만 참여하는 대규모 종합훈련을 진행한다.

일부러 문제를 넣는다.

지하철역 하나가 사용 불가능한 상황.

폭염경보.

갑작스러운 비.

통신이 느려지는 상황.

의료환자 발생.

잃어버린 참가자.

휠체어 참가자 이동.

식사 배식 지연.

이런 상황을 실제처럼 연습한다.

그리고 틀려도 된다.

오히려 틀리는 것이 목적이다.

본 행사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훈련에서 먼저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기록한다.

왜 늦었는지 본다.

누가 정보를 못 받았는지 본다.

그리고 고친다.

WHO 역시 대규모 집회 준비에서 모의훈련과 사후평가를 지속적인 학습과 비상위험관리의 일부로 보고 있다.

폭염은 리스본보다 서울이 더 세심하게 봐야 할 영역일 수 있다

서울 WYD 본대회는 8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따라서 우리는 2023 리스본이나 2016 크라쿠프의 사례를 그대로 참고하면서도 2027 서울의 여름환경을 별도로 봐야 한다.

WHO는 2026년 7월 대규모 집회 폭염대응과 관련해 장시간 야외노출과 신체활동, 높은 인파밀집이 열 관련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조기경보, 행사별 위험평가, 단계별 대응절차와 완화조치 등을 강조했다. 

또 WHO는 폭염만이 아니라 대기오염과 자외선까지 대규모 집회 참가자와 현장근무자에게 중요한 환경건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세계보건기구][13])

그러므로 서울은 과거 WYD의 훌륭한 모델을 참고하면서도 서울의 8월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해외사례를 공부하는 올바른 방법이다.

 [코리안투데이] 과거 세계청년대회의 경험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보다 2027년 서울의 기후와 도시환경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여름 폭염과 집중호우, 대규모 인파가 겹치는 상황을 가정한 실제적인 훈련은 참가자와 봉사자 모두를 보호하는 준비가 될 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폭염과 갑작스러운 비, 대규모 인파 상황을 가정해 안전훈련을 하는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여기서 다시 묻자, 가톨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까지 국가계획과 특별법, 경찰·소방, 의료와 교통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면 또 국가가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하기로 했던 부분이다.

리스본에서도 국가가 교회의 신앙을 대신한 것이 아니다.

크라쿠프 법에서도 세계청년대회 조직자는 명확하게 크라쿠프대교구였다. 법은 공공기관과 조직자의 협력구조를 규정했다. 

2027 서울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교회는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한다.

순례자의 등록과 공동체 조직.

본당의 준비.

봉사자 양성.

영적 준비.

기도.

홈스테이.

환대.

청년의 참여.

미성년자 보호와 교회 내 세이프가딩.

지역 공동체와의 소통.

이런 영역은 교회 스스로 책임 있게 준비해야 한다.

국가는 공공안전과 교통, 의료, 재난대응, 공공시설 등 국가가 잘하는 영역에서 협력한다.

이 둘이 만날 때 좋은 국제행사가 된다.

가톨릭 신자는 해외사례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리스본의 대중교통 증편을 신자가 할 수는 없다.

폴란드 특별법을 개인이 만들 수도 없다.

그러나 해외사례에서 신자도 배울 것이 있다.

첫째, 계획을 존중해야 한다.

행사 동선을 임의로 벗어나지 않는다.

통제된 출입구를 억지로 지나가지 않는다.

조금 불편해도 안전요원의 안내를 따른다.

둘째, 봉사자는 자기 역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모르면 물어본다.

자기 권한 밖의 일을 임의로 판단하지 않는다.

셋째, 비상상황에서 소문을 만들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SNS에 올리지 않는다.

공식 안내를 전달한다.

넷째, 가장 약한 사람을 먼저 본다.

 

장애인과 어린 참가자, 몸이 아픈 사람, 혼자 있는 순례자를 먼저 살핀다.

다섯째, 훈련도 봉사라고 생각한다.

행사 당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전교육과 안전훈련에 성실하게 참여한다.

이 모든 것은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수만 명의 신자가 같은 태도를 가질 때 거대한 안전시스템이 된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③ ― ‘기도 후 3분 안전교육’

한국교회만의 작은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해본다.

본당에서 WYD 관련 묵주기도나 미사를 봉헌한 뒤 매번 긴 교육을 할 필요는 없다.

대신 3분짜리 안전·환대 안내를 하나씩 전달한다.

이번 주에는 폭염.

다음 주에는 길 잃은 순례자.

그다음에는 장애인을 도울 때의 예절.

다음에는 사진촬영과 개인정보.

미성년자 보호.

응급상황.

외국인 음식 알레르기.

하나씩 짧게 알려준다.

기도와 실제 준비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도가 끝난 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우는 시간이다.

해외사례를 보면서도 한국교회의 강점을 잊지 말자

외국의 사례를 공부하다 보면 자신감이 줄어들 때가 있다.

“저 나라는 저렇게까지 했구나.”

“우리는 가능할까.”

그럴 필요 없다.

한국교회에는 한국교회만의 강점이 있다.

순교자들의 신앙을 이어온 역사.

전국의 본당공동체.

기도하는 수많은 신자.

이미 5억 단을 넘어선 묵주기도 봉헌.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

그리고 세계교회를 맞으려는 마음.

서울 WYD 조직위원회도 설립 이후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봉사자를 양성하고, 공식기도를 함께 만들고, 환경캠페인을 진행하며 준비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공식 연혁에는 2024년부터 청년 이야기 청취, 사제 포럼, 봉사자 양성, 나무심기, 영성행사와 마스터플랜 발표 등 여러 준비과정이 기록돼 있다.

우리가 해외에서 배울 때 이 준비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더 잘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국제행사를 처음 치르는 나라가 아니다

 

서울은 대형 행사를 경험해온 도시다.

대한민국의 경찰·소방·의료·교통기관도 다양한 대규모 행사와 재난대응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외국 시스템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이미 있는 역량을 WYD라는 특수한 행사에 맞게 연결하는 것이다.

WYD에는 다른 국제행사와 다른 특성이 있다.

참가자가 젊다.

단체 순례가 많다.

대중교통과 도보이동 비중이 클 수 있다.

본당·학교·공공시설과 가정에서 숙박한다.

기도와 전례가 중심이다.

장시간 야외행사가 있다.

폐막 전날에는 밤샘기도가 있다. 공식 일정상 8월 7일 참가자들은 폐막미사 장소로 이동해 교황과 기도하고 성체조배한 뒤 현장에서 밤을 보내며, 8월 8일 아침 폐막미사에 참여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한 한국형 운영이 필요하다.

 ‘국가가 해준다’와 ‘국가가 함께한다’는 다르다

이번 5회에서 꼭 남기고 싶은 문장이다.

WYD가 성공하려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찰과 소방, 의료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하철과 버스가 필요하다.

학교시설도 필요하다.

그러나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

국가가 WYD를 해주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교회가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고,

국가는 대한민국을 찾은 세계 청년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공영역에서 함께하는 것이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교회가 자신의 책임을 잊지 않는다.

정부 역시 종교적 영역을 대신하지 않는다.

서로 존중하며 협력한다.

폴란드 법에서도 조직자는 크라쿠프대교구였고, 국가기관은 안전과 의료 등 공적 업무를 담당하도록 역할이 구분됐다. 

서울에서도 이런 건강한 협력구조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④ ― ‘교회가 먼저 공개하는 준비’

조직위원회와 각 교구가 가능한 범위에서 준비과정을 시민에게 계속 설명하면 좋겠다.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신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홈스테이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봉사자 교육은 무엇을 하는지.

청년들은 어떻게 참여하는지.

미성년자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환경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는지.

이런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면 시민도 달라질 수 있다.

“가톨릭 행사에 왜 공공기관이 돕지?”

라는 질문보다

“교회도 이렇게 준비하고 있구나. 우리도 도와줄 수 있겠다.”

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공공의 지원을 받으려면 교회가 먼저 책임 있는 준비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설득이다.

리스본과 크라쿠프를 넘어 ‘서울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이제 미래를 바라보자.

2027 서울 WYD가 끝난 뒤 다른 나라가 다음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한다고 상상해본다.

그들이 서울 사례를 찾아본다.

그때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

“서울은 AI 통역을 잘 활용했다.”

“폭염대응이 좋았다.”

“대중교통 분산이 뛰어났다.”

“장애인 접근성이 좋았다.”

“홈스테이 보호기준이 세심했다.”

“본당과 지역주민이 함께했다.”

“한국 신자들이 세계 청년을 가족처럼 맞았다.”

“기도와 안전교육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이런 평가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은 리스본을 배우고 크라쿠프를 배운다.

그리고 서울이 또 다른 도시의 참고서가 된다.

국제행사의 역사는 그렇게 발전한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⑤ ― K-Safe Hospitality

이번 회차에서 하나의 개념을 제안하고 싶다.

우리가 계속 사용해온 K-Hospitality에 ‘안전’을 결합하는 것이다.

가칭 K-Safe Hospitality다.

한국의 정과 예.

첨단기술.

안전관리.

다국어 안내.

약자를 먼저 살피는 문화.

깨끗한 시설.

빠른 의료지원.

질서 있는 이동.

이것을 모두 환대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다.

안전요원의 “여기로 가지 마세요”라는 말도 통제가 아니라 보호다.

더운 날 물을 나눠주는 것도 안전이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별도 동선도 환대다.

응급차가 지나갈 길을 비워주는 것도 환대다.

안전과 친절을 따로 보지 않는 것.*

서울이 이런 모델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행사보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기술을 많이 쓰면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참가자는 복잡한 기술을 배우러 오는 사람이 아니다.

화면을 한 번 보고 이해해야 한다.

길을 한 번 보고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위험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알아야 한다.

언어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복잡하면서 사용법은 단순한 시스템이다.

외국인에게

앱 세 개를 설치하세요.

계정 두 개를 만드세요.

인증을 네 번 하세요.

라고 한다면 첨단이 아니다.

기술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

대한민국의 기술력은 복잡한 것을 쉽게 만들어주는 데 사용하면 좋겠다.

 리스본과 크라쿠프에서 배운 다섯 가지

두 도시의 사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기억할 원칙을 다섯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행사장만 보지 말고 사람의 전체 여정을 보자.

리스본은 순례자가 국가 전역에 머무는 사실을 고려해 안전계획을 국가적 관점에서 바라봤다.

둘째, 사람을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안전하게 분산하자.

리스본은 교통수송량을 늘리는 동시에 위험한 일부 역과 노선을 제한했다. 

셋째, 안전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자.

크라쿠프는 사람의 접근과 분산, 장애인의 대피, 의료지원소와 화장실, 구조차량 접근까지 세부사항을 안전계획에 넣었다.

넷째, 의료는 현장에서 병원까지 하나의 체계로 보자.

폴란드 법은 위험분석부터 현장 의료인력, 병원 수용능력, 환자이송과 통신까지 연결된 의료보장체계를 규정했다. 

다섯째, 기관이 서로 같은 상황을 보게 하자.

리스본과 크라쿠프 모두 대규모 행사를 여러 기관의 협업문제로 다뤘다. ([포르투갈 정부][4])

그러나 여기에 서울이 하나를 더 보태면 좋겠다

여섯 번째가 있다.

 

사람의 마음이다.

법으로 만들 수 없다.

지하철을 증편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AI가 대신할 수도 없다.

환대다.

리스본의 좋은 시스템을 배우자.

크라쿠프의 세밀한 계획을 배우자.

WHO의 국제기준도 배우자.

그 위에 한국교회의 신앙과 대한민국의 손님맞이 문화를 더하자.

이것이 서울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5회의 실천

해외사례를 읽고 정부와 조직위원회 이야기만 하고 끝내지 말자.

이번에는 우리도 다섯 가지를 준비해보자.

첫째, 공식 안내를 따르는 것이 봉사임을 기억하자.

조금 불편해도 안전동선과 행사 안내를 따른다.

둘째, 봉사자는 사전교육과 훈련부터 성실히 참여하자.

행사 당일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준비과정을 봉사의 일부로 생각한다.

셋째,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지 말자.

대규모 행사에서 잘못된 소문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위험을 만들 수 있다.

넷째, 약한 사람을 먼저 보자.

장애인, 미성년자, 아픈 사람, 길을 잃은 참가자를 먼저 살핀다.

다섯째, 안전요원을 존중하자.

경찰·소방·의료진과 안내 봉사자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모두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게 돕는 사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

행사기간 수많은 현장근무자가 가족과 떨어져 오랜 시간 일할 것이다.

그들의 안전도 세계청년대회의 안전이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먼저 감사하고 질문하자

이번 연재의 초심을 다시 떠올린다.

리스본 자료를 보면 대단하다.

크라쿠프 특별법도 매우 세밀하다.

그러나 그것을 가져와 서울의 관계자들을 압박하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서울에서도 조직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원체계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교구와 본당도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먼저 말하고 싶다.

수고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리스본에서 이런 문제가 중요했다고 한다.

크라쿠프에서는 이런 것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WHO는 이런 기준을 제안하고 있다.

혹시 서울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실까.

그리고 우리가 도움이 될 부분은 없을까.

그 질문이면 충분하다.

세계청년대회는 경쟁이 아니다

리스본보다 잘해야 한다.

크라쿠프보다 좋아야 한다.

마닐라보다 커야 한다.

이런 경쟁이 아니다.

각 세계청년대회는 자기 시대와 장소의 교회를 보여준다.

리스본은 리스본이었다.

크라쿠프는 크라쿠프였다.

서울은 서울이어야 한다.

그러나 앞선 도시들이 남긴 경험을 존중하고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그들이 했던 고민을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발견한 문제에서 배우고,

서울의 조건에 맞게 고치고,

우리에게 있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더하면 된다.

서울이 다음 세계청년대회에 남길 ‘선물’은 무엇일까

세계청년대회는 개최도시마다 무언가를 남긴다.

서울은 무엇을 남길까.

AI 기반 다국어 접근성일 수도 있다.

폭염대응 모델일 수도 있다.

스마트 군중분산일 수도 있다.

장애인 친화적 순례모델일 수도 있다.

교구와 시민이 함께하는 환대모델일 수도 있다.

묵주기도와 일상 친절을 연결한 영적 준비문화일 수도 있다.

한국 가정의 따뜻한 홈스테이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지금부터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우리는 과거 WYD에서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미래 WYD에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서울 WYD, 한 걸음 더 — 5회의 다섯 가지 제안

① WYD Seoul Common Picture

교통·인파·날씨·의료·통신·행사운영 등 필요한 핵심상황을 관계기관이 적절한 보안과 권한 아래 함께 볼 수 있는 통합적 상황공유 체계 검토.

② ‘실패해도 좋은 하루’ 종합훈련

폭염·폭우·교통장애·통신저하·의료환자·분실자·장애인 대피 등을 실제처럼 가정해 본 행사 전에 문제를 발견하는 종합훈련.

③ 기도 후 3분 안전교육

WYD 기도와 미사 후 신자들에게 폭염·미성년자 보호·장애인 배려·개인정보·긴급상황 등 한 가지씩 짧게 알려 기도와 실천을 연결.

④ 교회가 먼저 공개하는 준비

교회의 기도·봉사·홈스테이·교육·보호체계 준비과정을 가능한 범위에서 시민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해 사회적 신뢰와 참여를 높이는 방안.

⑤ K-Safe Hospitality

한국의 정과 예, 첨단기술, 질서·안전, 다국어 지원, 장애인 배려를 하나의 ‘안전한 환대’ 문화로 연결하는 서울형 국제행사 모델.

위 제안은 현재 조직위원회나 관계기관의 공식 사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본 칼럼의 제안**이다. 실제 적용에는 교회·조직위원회와 정부·서울시·관계 전문기관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 배우되 따라 하지 말자

리스본을 공부했다.

크라쿠프를 살펴봤다.

두 도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다.

교통을 많이 공급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때로는 사람을 분산시키기 위해 역을 닫고 길을 바꾸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

행사장 안의 경비만 안전이 아니라 통신과 공역, 국경과 국제협력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의료는 구급차 한 대가 아니라 현장부터 병원까지 하나의 체계라는 것.

장애인은 들어올 수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비상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기관이 하나의 상황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 하지 말자.

서울에는 서울의 방식이 있다.

대한민국의 기술이 있다.

한국교회의 신앙이 있다.

본당 공동체가 있다.

묵주기도가 있다.

순교신앙이 있다.

정과 예가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오는 청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을 연결하면 된다.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한다.

교회는 교회의 일을 한다.

서울시는 도시를 준비한다.

경찰과 소방은 안전을 지킨다.

의료진은 생명을 돌본다.

기업은 기술과 전문성을 나눈다.

시민은 좋은 이웃이 된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는 기도하고 먼저 움직인다.

그렇게 준비한다면 2027년이 지나고 언젠가 다른 나라가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할 때 이런 검색을 할지도 모른다.

“서울은 어떻게 했을까.”

그때 우리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리스본과 크라쿠프에서 우리가 받은 경험의 선물을 다시 세계교회에 돌려주는 것이 된다.

세계청년대회는 그렇게 이어진다.

한 도시가 다음 도시에게 경험을 넘겨준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믿음과 희망을 넘겨준다.

서울도 그 아름다운 연결의 한 자리에 서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남길 서울의 답은 어쩌면 아주 간단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의 청년을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형제자매로 맞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서울다운 WYD가 되었으면 한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5회의 작은 약속

이번 주에는 WYD를 위한 기도 뒤에 한 가지를 더 해보자.

안전요원과 봉사자, 의료진과 행사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자.

그리고 마음속으로 약속하자.

“2027년 나는 질서를 지키는 것도 봉사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기다리라면 기다린다.

돌아가라면 안전한 길로 돌아간다.

약한 사람에게 길을 내준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지 않는다.

그 작은 순종과 배려가 수십만 명의 안전을 만든다.

 다음 칼럼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⑥]

 

100만 인파, 안전하게 만나고 안전하게 헤어지는 법

 

6회에서는 본격적으로 군중안전을 다룬다.

100만 명이라는 숫자가 왜 그 자체보다 ‘밀도’와 ‘흐름’에서 중요해지는가.

사람은 언제 위험하게 몰리는가.

입장보다 퇴장이 더 어려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하철역과 행사장 사이의 보행동선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장애인과 미성년자는 어떤 보호가 필요한가.

갑작스러운 비나 폭염, 일정변경이 군중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WHO의 대규모 집회 위험평가와 해외사례, 그리고 서울의 현재 준비체계를 함께 살펴보며 “통제가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질서”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가톨릭 신자는 대규모 군중 속에서 어떤 태도로 신앙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승주

코리안투데이 서울지사장·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위해 수고하는 한국 천주교회와 조직위원회, 정부·서울시·관계기관과 현장 실무자들의 노고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해외 사례는 대한민국의 준비를 평가하거나 폄하하기 위한 잣대가 아니라 과거 개최도시의 경험에서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리스본 WYD는 교통을 어떻게 준비했나요?

포르투갈 정부는 리스본 수도권에서 평일 하루 약 35만4천 석, 주말 약 78만 석의 대중교통 수송능력을 추가하는 한편, 안전을 위해 일부 지하철·철도역과 버스노선을 제한하거나 변경했다. 

포르투갈은 왜 WYD 안전계획을 국가계획으로 봤나요?

순례자들이 리스본뿐 아니라 포르투갈 전역에 머물고 행사 전후에도 체류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2016 크라쿠프 WYD에는 특별법이 있었나요?

그렇다. 폴란드는 교황 방문과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공공안전·의료·교통·기관협력 등을 규정한 별도 법률을 제정했다. 

크라쿠프의 안전계획에는 무엇이 포함됐나요?

접근·분산·대피 동선, 장애인의 대피, 구조차량 접근로, 의료지원소와 임시병원, 화장실과 참가자 구역 등 현장단위 요소가 포함됐다.

서울도 폴란드처럼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나요?

그 결론을 해외사례만으로 내릴 수는 없다. 서울에는 이미 2026년 7월부터 세계청년대회 지원 조례가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의 기존 법과 행정체계 안에서 필요한 세부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구현하느냐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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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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