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K-Culture K-Art

이정인 개인전 귀소본능, 버려진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다

관문의 도시 인천에서 펼쳐지는 26번째 개인전... 표류하던 나무가 눈을 뜨고 다시 고향을 향하는 생명의 여정

기사입력 기사번호 58016

이정인 개인전 귀소본능이 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실에서 열린다. 조이스 갤러리가 기획하고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버려진 나무 조각을 물고기로 되살려 온 이정인 작가의 작업 세계를 통해 떠남과 귀환, 개체와 공동체, 생명의 근원을 바라본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공식 전시 일정에도 이정인 전시 <귀소본능>이 2026년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미추홀실에서 열리는 것으로 등록돼 있다. 

 [코리안투데이] 버려진 나무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어 떠남과 귀환, 공동체의 의미를 묻다  © 김현수 기자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문장은 “나는 버려진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한다”이다. 작가는 바다를 떠돌다 남겨진 유목과 목공 과정에서 버려진 나무 조각을 재료로 삼는다. 나무를 켜고 쪼개고 칠한 뒤 작은 눈을 새겨 물고기의 형상을 만든다. 그렇게 탄생한 수많은 물고기는 하나의 방향으로 헤엄치거나 거대한 원을 이루며 새로운 생명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조이스 갤러리 이계영 대표는 전시 기획 자료에서 귀소본능을 “모인 생명들이 과연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으로 설명했다. 본래의 자리와 관계를 잃은 나무 조각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표류하는 존재다. 여기에 눈을 새기는 과정은 단순한 조형 행위를 넘어 자신이 향할 곳을 알아채는 감각을 불어넣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각각의 물고기는 모두 다르다. 갈라진 나뭇결과 비뚤어진 형태, 길이와 두께가 서로 다른 조각들이 고유한 몸이 된다. 작가는 재료를 완벽하게 가리는 대신 나무가 지나온 흔적을 작품의 일부로 남긴다. 파란색과 청록색, 갈색이 어우러진 몸체에 흰 눈과 노란 점이 더해지면서 작은 조각은 개별적인 표정을 갖는다.

그러나 몇 걸음 물러나 작품 전체를 바라보면 개별 물고기는 거대한 군집 속으로 들어간다. 제공된 작품 사진에서는 짙은 청색 화면 위를 헤엄치는 수많은 물고기가 소용돌이처럼 뭉치고 흩어진다. 중심을 향해 몰리는 움직임도 있고, 무리 밖으로 벗어난 개체도 있다. 작은 존재 하나하나와 거대한 공동체가 동시에 보인다는 점이 이정인 개인전 귀소본능의 중요한 시각적 특징이다.

 [코리안투데이] 인천문화예술회관서 9월 24일까지… 이정인 작가 26번째 개인전 귀소본능  © 김현수 기자

이번 전시의 제목인 귀소본능은 다시 돌아가는 힘을 가리킨다. 조이스 갤러리 측은 이를 긴 표류를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의 여정과 연결한다. 자료에서는 거친 바다를 돌고 돌아 모천을 찾아가는 물고기처럼 인간 역시 긴 시간을 지나 자신이 비롯된 곳과 안식처를 찾아간다는 해석을 제시한다. 이는 전시 기획자의 해석이며, 작품 속 반복되는 물고기의 움직임과 귀환이라는 전시 제목을 연결하는 하나의 독법이다. 

푸른색 역시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다. 작업실 사진에는 대형 청색 화면 위에 작은 물고기들을 하나하나 배치하는 제작 과정이 담겼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그 작은 단위들이 밀도 높은 움직임을 만들며 바다와 물살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확장된다. 작품을 멀리서 볼 때 먼저 보이는 것은 거대한 흐름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것을 이루는 것은 서로 다른 수많은 개체다.

버려진 나무라는 재료도 주목할 부분이다. 본래의 쓰임을 잃은 파편은 작가의 손에서 물고기가 되고, 다시 여러 물고기와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새로운 재료로 완전한 형상을 만드는 방식과 다르다. 이미 시간의 흔적을 가진 재료에서 형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새로운 생명 이미지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이계영 대표는 이번 전시를 인천이라는 도시의 성격과도 연결했다. 기획 자료에서 인천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관문이자 오늘날 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도시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인 관문 기능을 넘어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머무르는 도시가 될 필요가 있다는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는 조이스 갤러리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시하는 도시 문화에 대한 관점이다. 

특히 “떠난 것은 돌아오고, 흩어진 것은 다시 모인다”는 전시의 메시지는 작품과 도시를 이어주는 연결점으로 제시된다. 서로 떨어져 있던 나무 조각이 하나의 물고기 떼를 이루듯 다양한 지역과 사람, 예술이 한 공간에서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러리 측은 인천이 예술가와 관람객이 잠시 거쳐 가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을 통해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표류하던 나무가 물고기로 다시 태어나 고향을 향하는 생명의 흐름을 펼치다  © 김현수 기자

제공된 작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이정인의 26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2026년 4월 대전 아리아갤러리에서 25번째 개인전을 열었으며, 2025년에는 서울 조이스아트라운지와 서울아산병원갤러리, 라운제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이어왔다. 또한 국내외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나무와 물고기를 중심으로 한 작업 세계를 확장해 왔다.

작품 앞에 서면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한다. 이 많은 물고기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어떤 물고기는 무리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어떤 물고기는 혼자 다른 방향을 향한다. 하지만 작품 전체에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하나의 흐름이 존재한다. 귀소본능이라는 제목은 그 움직임에 목적지를 부여한다.

이정인 개인전 귀소본능은 버려진 것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한때 관계와 용도를 잃었던 나무가 다시 눈을 뜨고, 다른 존재와 만나고,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작품 속 물고기의 귀환은 물리적인 이동만이 아니라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가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이정인 개인전 귀소본능은 9월 24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공식 전시 일정과 장소는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인천광역시청][1])

조이스 갤러리 측은 관람객들에게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표류하던 작은 나무가 물고기로 눈을 뜨고 다시 어딘가를 향해 헤엄치듯, 이번 전시는 각자의 삶에서 떠나온 곳과 돌아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 이 기사 인증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 스트림 코드 보기

움직이는 코드(스트림) 한 장에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담겨 있습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81초 비추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Stream.mp4 도 여기서 받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현수 기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