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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단 작가, 《심령신회》에 담은 말 없는 공감…안성 개인전

무진 . 무궁화라는 이름으로 활동…꽃과 풍경, 두터운 유화의 질감으로 전하는 생명과 내면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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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단 작가가 무진·무궁화라는 활동명으로 자연과 생명, 사람 사이의 공감을 유화에 담고 있다. 작가가 제공한 전시 이력에 따르면, 9월 서울 인사동 산촌 개인전에 이어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안성 뮤직 319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심령신회》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그림과 관람객 사이에서 조용히 전해지는 순간을 뜻한다.

 [코리안투데이] 무진·무궁화라는 이름으로 활동…꽃과 풍경, 두터운 유화의 질감으로 전하는 생명과 내면의 감정     ©김현수 기자

작가는 마지아미를 순수하고 아름다운 만남, 무궁화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꽃으로 설명했다. 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하듯 예술 역시 진실한 만남을 이어가며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림에 온전히 몰입하기로 결심하면서 이 이름을 사용했고, 캔버스 앞에서는 색채와 시각의 언어로 인간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배웠지만, 자신의 작업 세계를 만드는 전환점은 대상을 닮게 그리는 데서 벗어나려 했을 때 찾아왔다. 정확한 묘사보다 화면에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담고 싶어지면서 색채와 붓질의 역할도 달라졌다. 길에서 관찰한 빛과 그림자, 잠시 머문 공간의 분위기는 기억 속에 남았다가 작품의 이미지로 이어졌다.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사월》은 실제 풍경보다 벚꽃이 만개한 순간에 느꼈던 아련함을 표현한 작업이다. 기억이 때로 선명하고 때로 흐릿해지는 특성을 온화한 색조와 화면의 깊이로 옮겼다. 작가는 모든 부분을 세부 묘사로 채우기보다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보탤 공간을 남기는 데 관심을 둔다.

 [코리안투데이] 마지아미·무궁화라는 이름으로 담아낸 진실한 만남과 부드러운 강인함  © 김현수 기자

《심령신회》에서 추구하는 공감도 하나의 해석을 공유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관람객이 구체적인 형상에만 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경험했던 비슷한 감각을 떠올리길 바란다. 그림의 여백은 그렇게 서로 다른 기억이 머무는 자리가 된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께 경의를 표하며》는 이러한 공감을 두 인물의 자세로 표현한다. 2024년 제작한 200×150㎝ 유화로, 붉은 옷을 입은 두 인물이 서로를 향해 몸을 숙이고 있다. 작가는 어머니들 사이의 말 없는 이해와 서로를 헤아리는 마음에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늘에 번지는 색채와 인물의 굽은 자세가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감정을 전한다.

꽃을 다룬 작품에서도 서로 다른 정서가 드러난다. 2025년작 《나비의 속삭임, 장미》는 130×130㎝ 유화다. 작가는 장미에 여성의 삶이 지닌 유연함과 강인함을, 나비에 자유롭고 경쾌한 생명력을 담았다. 부드러운 꽃의 모습 안에는 그리움과 기다림도 함께 자리한다.

 [코리안투데이] 《심령신회》가 전하는 조용한 감응…그림 앞에서 자신의 기억을 발견하다  © 김현수 기자

2022년작 《만개》는 힘차게 펼쳐지는 생명에 집중한다. 40×50㎝ 화면에 나이프로 물감을 두껍게 쌓는 임파스토 기법을 사용해 요철을 만들었다. 풍성한 꽃과 거친 표면은 왕성하고 꾸밈없는 생명력을 표현한다. 작가는 가까이에서 솟고 가라앉은 물감의 질감을 살펴보길 권했다.

2023년 제작한 《시골집》은 같은 40×50㎝ 규격의 유화지만 분위기는 한층 차분하다. 야외 사생으로 오래된 집과 나무의 질감을 포착하고, 지붕과 벽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통해 농촌 풍경의 평온함을 담았다.

윤금단 작가에게 구상과 추상은 감각을 전달하기 위한 두 가지 도구다. 구체적인 기억이 깃든 풍경과 꽃은 대상의 모습을 살려 그리고, 형태로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은 추상으로 옮긴다. 표현하려는 내용에 따라 화면의 방식이 달라진다.

 [코리안투데이] 두 어머니의 인사와 장미를 감싼 나비…서로를 헤아리는 마음과 생명의 힘  © 김현수 기자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두꺼운 물감과 투명한 색 사이의 균형이다. 배경의 명암을 정리한 뒤 필요한 곳에 물감을 쌓고, 일부에는 얇게 색을 겹치는 글레이징을 사용한다. 질감이 지나치게 두꺼우면 화면이 경직되고, 색이 너무 얇으면 화면을 지탱할 힘이 부족해진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베이징과 서울에서 관람객을 만나며 그림을 읽는 방식의 차이도 경험했다. 특히 한 관람객이 기법에 관한 질문 대신 그림에서 고요한 향수를 느꼈다고 전한 순간이 오래 남았다. 지역이 달라도 내면의 섬세한 감정은 서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윤금단 작가는 2026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열리는 국제 현대미술 행사 ‘파리 아트쇼핑’에 참여한다.

 [코리안투데이] 두터운 물감과 투명한 색의 조화…풍경·정물·추상을 오가는 감정의 표현  © 김현수 기자

작가는 앞으로도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탐색하며 재료의 질감과 색채가 감정을 담는 방식을 연구할 계획이다. 2027년 3월 새로운 연작 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대표작을 모은 세 번째 화집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에게 그림은 끊임없이 내면을 탐구하는 방식입니다.” 윤금단 작가는 이 말과 함께 계속 질문하고 시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의 그림에서 색과 질감은 풍경을 보여주는 동시에, 언어로 다 표현하지 못한 마음에 다가가는 수단이 된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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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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