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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지승주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④] 행사보다 먼저 마음을 준비하자…가톨릭 신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묵주기도 10억 단은 숫자를 채우는 운동이 아니라 세계 청년을 마음에 품는 영적 순례다
미사·성체조배·고해성사·기도에서 봉사와 홈스테이, 나눔과 환대로…WYD의 첫 번째 준비 주체는 우리 자신
정부와 서울시에 무엇을 요청하기 전에 교회와 신자가 먼저 움직일 때 대한민국 전체의 환대도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기사입력 기사번호 55612

 이번에는 잠시 교통도, 숙박도, 관광도 내려놓고 싶다

지난 세 번의 칼럼에서는 세계 청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전체 준비와 도시의 역할, 그리고 전국 교구와 본당의 환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공항도 중요하다.

교통도 중요하다.

숙박과 식사도 중요하다.

의료와 안전, 화장실과 통신도 필요하다.

그런데 오늘은 이 모든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깊은 곳을 바라보려 한다.

우리의 마음이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수많은 시설과 제도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의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정말 WYD를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십만 명의 청년을 수용할 숙소를 마련해도 그들을 귀한 형제자매로 바라보지 못한다면 어떨까.

외국어 안내표지판을 수없이 설치해도 길을 묻는 청년에게 귀찮은 표정을 짓는다면 어떨까.

묵주기도를 수백만 단 바쳐도 집으로 돌아가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면 어떨까.

봉사자 조끼를 입었지만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화를 낸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우리는 행사는 준비했지만 신앙은 준비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4회에서는 우리 자신에게 묻고 싶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조직위원회도 이미 “행사가 아니라 신앙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이 질문은 필자 개인의 생각만은 아니다.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공식 ‘영성 목표와 준비’ 자료에서 WYD를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신앙의 여정으로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준비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교회 공동체와 청년들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준비 프로그램과 영적 토대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2025년 12월 공개한 ‘WYD Seoul 2027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공식 안내에서도 첫 번째 항목은 행사운영이 아니었다.

기도생활을 깊게 하라고 권한다.

WYD의 영적 의미를 공부하라고 한다.

친구들과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실천해보라고 한다.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한다.

그리고 각자의 본당과 교구를 통해 준비하라고 안내한다.

공식 안내의 표현을 빌리면 대회는 아직 남았지만 순례는 이미 시작됐다.

이 말은 매우 중요하다.

WYD 첫날은 2027년 8월 3일이지만,

신자의 WYD는 오늘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를 더 많이 하는 것’일까

가톨릭 신자에게 영적 준비라고 하면 가장 먼저 기도를 떠올린다.

맞다.

기도는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생각해보고 싶다.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 곧 마음의 준비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기도는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하느님께 무엇을 요구하는 시간만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의 뜻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 생각을 고집하기보다 주님의 뜻을 묻는 시간이다.

그래서 WYD를 위한 기도도

“행사가 잘되게 해주십시오.”

에서 끝나서는 아쉽다.

“제가 먼저 바뀌게 해주십시오.”

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세계 청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게 해주십시오.”

“제가 다른 문화를 판단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제가 불편을 기꺼이 나누게 해주십시오.”

“제가 필요한 곳에서 봉사하게 해주십시오.”

“제가 청년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할 때 행사를 위한 기도가 **나를 위한 회개의 기도**가 된다.

 묵주기도 10억 단, 지금 절반을 넘었다

서울 WYD 준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영적 운동 가운데 하나가 묵주기도 10억 단 봉헌운동이다.

조직위원회는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세계 청년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권하고 있다. 묵주기도 후에는 공식기도를 함께 바치도록 안내하며, 자신이 봉헌한 단수를 공식 집계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의 최신 공개 집계는 2026년 8월 1일 오전 4시 기준 519,990,693단이다. 목표 10억 단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서울대교구뿐 아니라 전국 여러 교구와 수도회, 단체, 해외 참가자들의 기도도 더해지고 있다. 

참으로 놀랍고 감사한 숫자다.

하지만 나는 이 숫자를 보며 동시에 질문하고 싶다.

5억 단이 넘는 기도를 바치는 동안 우리의 마음도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가.

숫자는 계속 올라갈 것이다.

언젠가 10억 단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억 단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가 단순히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라고 박수만 치고 끝난다면 조금 아쉽다.

그 기도가 우리 삶에 무엇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코리안투데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묵주기도 10억 단 봉헌운동은 단순히 숫자를 채우는 캠페인이 아니라 세계의 청년을 마음에 품고 자신을 돌아보는 영적 준비다. 기도가 일상의 친절과 봉사, 환대로 이어질 때 WYD의 준비는 더욱 깊어진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한국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세계 청년들을 위해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는 모습`

묵주기도 한 단마다 한 사람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묵주를 손에 들었을 때 세계 청년 한 사람을 마음속에 떠올려보자.

이름을 몰라도 괜찮다.

전쟁 중인 나라의 청년일 수 있다.

가난한 지역에 사는 청년일 수 있다.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곳의 청년일 수도 있다.

취업 때문에 절망하는 청년.

가족과 갈등하는 청년.

학교폭력으로 힘든 청년.

외로운 청년.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청년.

신앙을 잃어가고 있는 청년.

어쩌면 2027년에 한국에 오지 못하는 청년일 수도 있다.

이들을 생각하며 한 단을 바치는 것이다.

그러면 10억 단은 숫자가 달라진다.

10억 개의 숫자가 아니라

10억 번의 기억이 된다.

10억 번의 연대가 된다.

10억 번 세계의 청년을 하느님께 맡기는 시간이 된다.

 공식기도가 말하는 것은 ‘잘 치르는 행사’보다 훨씬 크다

서울 WYD 공식기도를 천천히 읽어보면 이 대회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더 분명해진다.

공식기도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교회의 품 안에서 위로받고 친교와 일치의 기쁨을 누리기를 청한다.

청년들이 용기를 내라는 그리스도의 부르심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를 청한다.

한국 순교자들의 신앙의 불꽃을 이어받아 평화와 사랑과 진리의 복음을 살아가는 제자가 되기를 청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며 함께 걷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여기에 중요한 단어들이 있다.

위로.

친교.

일치.

희망.

평화.

사랑.

진리.

경청.

함께 걷는 교회.

서울의 교통체계가 얼마나 효율적인가는 공식기도에 나오지 않는다.

K-pop이 얼마나 유명한지도 나오지 않는다.

관광수입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WYD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식기도는 먼저 **과 신앙을 말한다.

이 중심을 우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공식기도가 수많은 언어로 제공되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다

현재 서울 WYD 공식기도는 한국어와 영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 힌디어, 인도네시아어, 타갈로그어, 말레이어, 미얀마어 등 다양한 언어로 기도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번역편의가 아니다.

서로 다른 언어의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는 뜻이다.

한국 신자가 한국어로 기도한다.

멕시코 청년은 스페인어로 기도한다.

프랑스 청년은 프랑스어로 기도한다.

필리핀 청년은 자기 언어로 기도한다.

단어는 달라도 같은 하느님께 기도한다.

이것이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이다.

세계청년대회가 서울에 온다는 것은 바로 이 보편교회가 우리 앞에 실제 사람의 얼굴로 찾아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식기도도 ‘위에서 만들어 내려보낸 기도문’이 아니었다

공식기도가 만들어진 과정도 흥미롭다.

조직위원회는 기도문 작성을 몇몇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만을 택하지 않았다.

청년과 사제, 수도자,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청년, 조직위원회 관계자 등 77명이 참여하는 별도의 피정을 마련했다. 이들은 강의와 기도, 성체조배, 개인·소그룹 묵상과 공동 식별 과정을 거쳐 기도문의 초안을 함께 만들어갔다. 

이 과정이 서울 WYD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누군가가 정답을 만들어 청년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기도한다.

함께 듣는다.

함께 식별한다.

그리고 함께 만든다.

우리 본당의 WYD 준비도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

사목회 몇 명만 결정하지 않는다.

청년의 말을 듣는다.

어르신의 경험도 듣는다.

장애가 있는 신자의 의견도 듣는다.

외국인 신자의 이야기도 듣는다.

봉사자의 의견도 듣는다.

그리고 함께 결정한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WYD 정신이다.

성체조배, 조용히 머무는 시간도 준비다

현대사회는 늘 바쁘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회의를 해야 한다.

홍보물을 만들어야 한다.

모집을 해야 한다.

그러나 신앙생활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님 앞에 머무는 시간도 필요하다.

성체조배가 그렇다.

조직위원회가 공식기도를 준비하는 피정에서도 성체조배가 중요한 과정으로 포함됐다. 

2025년 서울에서 열린 ‘24 Hours for the Lord’ 행사에서도 청년들은 참회와 고해성사에 이어 성체조배와 축복으로 시간을 마무리했다. 조직위원회는 이를 2027 서울 WYD를 향한 영적 여정의 한 과정으로 설명했다. 

우리도 너무 빨리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 전에 잠시 성체 앞에 앉아볼 수 있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면 좋겠습니까?”

라고 묻는다.

봉사가 답일 수도 있다.

기도가 답일 수도 있다.

가족을 먼저 돌보라는 답일 수도 있다.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답일 수도 있다.

누군가와 화해하라는 답일 수도 있다.

진정한 준비는 항상 행동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침묵에서 시작될 때도 있다.

 고해성사, WYD를 앞두고 가장 개인적인 준비

세계청년대회의 공식 프로그램에도 ‘화해의 공원(Reconciliation Park)’이 포함돼 있으며, 순례자들이 고해성사를 통해 주님과 화해하고 다양한 성소를 알아보는 시간이 예정돼 있다. 

서울에서 이미 진행된 청년 영성행사에서도 고해성사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2025년 ‘24 Hours for the Lord’ 행사에서는 25곳의 고해공간을 마련해 일반 고해소, 대면고해, 사제와 걸으며 고해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청년들이 성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후 성체조배로 이어졌다. 

왜 고해성사가 WYD 준비에 중요할까.

세계의 청년을 맞기 전에 내 마음 안의 벽부터 바라보자는 의미일 수 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사람은 없는가.

내가 상처 준 사람은 없는가.

다른 세대에 대한 편견은 없는가.

다른 나라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낮춰보지는 않는가.

외국인을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가.

청년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훈계만 하지는 않는가.

교회 안에서 내 의견만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이런 것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WYD를 위한 아주 실제적인 준비다.

 [코리안투데이] 세계청년대회의 영적 준비는 행사 운영회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체조배와 고해성사, 침묵과 성찰을 통해 신자 자신이 먼저 회개하고 변화될 때 세계 청년을 맞는 환대도 더 진실해질 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한국의 젊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에서 성체조배와 개인 기도를 하며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모습`

미사를 드리는 태도도 세계 청년에게는 한국교회의 얼굴이다

2027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 청년들이 한국의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한국교회의 미사를 보게 된다.

우리의 전례를 본다.

신자들의 태도를 본다.

성당 안에서 서로 어떻게 대하는지도 본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그때 우리가 굳이 한국교회의 위대함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미사에 참여하는 우리의 태도가 보여줄 것이다.

성당에 들어와 조용히 기도한다.

전례에 정성껏 참여한다.

처음 온 청년에게 자리를 안내한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전례책이나 자료를 도와준다.

성체를 모실 때 질서를 지킨다.

미사가 끝난 뒤 인사를 건넨다.

이런 평범한 모습이 한국교회의 신앙이다.

 ‘봉사자’가 되기 전에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직위원회는 현재 다양한 자원봉사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2026년 장기봉사자 모집에서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양성, 환경캠페인, 법률지원, 장애인 지원, 영상제작, 연구 등 여러 분야를 제시했다. 향후 단기봉사자와 본당봉사자 모집도 이어질 예정이다. 본당 봉사자에는 별도의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순례자를 맞는 역할을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조직위원회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봉사를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응답이자 자신을 내어놓는 봉헌으로 설명한다. 

이 관점이 중요하다.

봉사는 조끼를 입는 순간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서 시작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를 생각해야 한다.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인가.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인가.

좋은 자리에서 행사를 보기 위해서인가.

교황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인가.

봉사는 무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도 봉사자다.

쓰레기를 정리하는 사람도 봉사자다.

새벽에 숙소 문을 지키는 사람도 봉사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일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봉사의 의미를 보여줄 수 있다.

봉사를 하면서 행사를 제대로 못 볼 수도 있다

공식 FAQ는 봉사자가 담당업무와 운영상 책임 때문에 일부 WYD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안내한다. 

이 문장은 가볍게 넘길 내용이 아니다.

봉사를 신청하면서도 우리는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교황님은 꼭 봐야지.”

“폐막미사는 좋은 자리에서 참여하고 싶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에 봉사 임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

내가 보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누군가의 참여를 돕는 것.

그것이 봉사다.

한 해외 청년이 안전하게 미사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내가 밖에서 안내해야 한다면, 그것도 훌륭한 WYD 참여다.

눈으로 교황을 보는 것만 WYD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그 만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WYD다.

 홈스테이도 ‘방을 빌려주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자

가정에서 순례자를 맞는다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빈방일 것이다.

하지만 홈스테이의 핵심은 침대가 아니다.

사람이다.

가족이 낯선 청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따라서 방이 있다고 자동으로 준비된 가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가족끼리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 낯선 사람을 환영할 준비가 되었는가.

생활이 불편해져도 괜찮은가.

문화가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가.

아침 일찍 나가거나 밤늦게 들어와도 이해할 수 있는가.

음식문화가 달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괜찮은가.

이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홈스테이는 서비스업이 아니다.

가족이 가족을 맞는 일에 가깝다.

그러나 환대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의 경계를 넘어서도 안 된다

한국인은 손님에게 많이 해주고 싶어 한다.

밥을 많이 먹인다.

관광도 시켜주고 싶어 한다.

사진도 많이 찍는다.

선물도 주고 싶어 한다.

따뜻한 마음이다.

하지만 국제적인 환대에서는 상대방의 선택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사진을 찍기 전에 묻는다.

SNS에 올리기 전에 동의를 받는다.

먹지 않겠다는 음식을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

피곤하다면 쉬게 한다.

개인적인 질문을 지나치게 하지 않는다.

신앙체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특히 미성년자는 공식 보호원칙을 철저히 따른다.

환대는 가까워지는 것이지만,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면서 가까워지는 것이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① ― ‘묵주기도 한 단, 친절 한 번’

1회에서 제안했던 생각을 이번 영성편에서 좀 더 분명히 하고 싶다.

가칭 ‘묵주기도 한 단, 친절 한 번’이다.

묵주기도를 바친 뒤 작은 행동 하나를 실천한다.

가족에게 따뜻하게 말한다.

혼자 있는 교우에게 안부를 묻는다.

성당에서 처음 보는 청년에게 먼저 인사한다.

외국인에게 길을 알려준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한다.

본당 청소를 돕는다.

가난한 청년을 위해 작은 금액을 나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먼저 연락한다.

기도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10억 단의 묵주기도가 10억 번의 작은 사랑과 연결된다면 얼마나 놀라울까.

이것은 현재 조직위원회의 공식 프로그램이 아니라 본 칼럼의 제안이다.

그러나 서울 WYD의 영적 준비와 매우 잘 어울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② ― ‘나의 WYD 약속 하나’

 모든 신자가 거창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다.

대신 2027년까지 자신만의 WYD 약속 하나를 정하면 어떨까.

“매주 묵주기도 5단을 봉헌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청년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겠습니다.”

“외국어 환영인사 다섯 문장을 배우겠습니다.”

“본당 봉사에 한 번 참여하겠습니다.”

“홈스테이 가능 여부를 가족과 의논하겠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 한 사람의 참가를 돕겠습니다.”

“매달 한 번 성체조배를 하겠습니다.”

“고해성사를 미루지 않겠습니다.”

각자 하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남에게 보여주는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약속이다.

 젊은이의 행사를 준비하면서 정작 젊은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WYD는 세계청년대회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년은 단순한 봉사인력으로만 사용되고 결정은 모두 기성세대가 한다면 모순일 수 있다.

공식기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청년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참여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교황 레오 14세도 2027 서울 WYD로 향하는 여정에서 그리스도와의 우정과 평화를 만드는 증인의 삶을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증언을 정치적·이념적 선전과 구별했다. 진정한 증언은 주님과의 우정에서 비롯되는 내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청년에게 명령하기보다 들어야 한다.

“왜 요즘 청년들이 성당에 안 나오니?”

라고 묻기보다

“교회가 너희에게 어떤 곳이었니?”

라고 물을 수 있다.

“봉사 좀 해라.”

가 아니라

“네가 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이니?”

라고 물을 수 있다.

WYD가 청년에게 교회로 오라고만 말하는 행사가 아니라 교회가 청년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부모와 어르신에게도 WYD는 중요한 신앙의 기회다

세계청년대회라고 해서 젊은이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도 역할이 있다.

어르신도 역할이 있다.

아이도 역할이 있다.

본당 봉사자의 경우 공식 안내상 연령 제한 없이 향후 각 본당에서 순례자 환영을 위한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어르신은 외국어를 못할 수도 있다.

괜찮다.

손을 잡아줄 수 있다.

밥을 차려줄 수 있다.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다.

본당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

젊은 봉사자를 격려할 수 있다.

오랜 신앙의 경험을 나눌 수도 있다.

아이들은 외국 청년에게 그림을 그려줄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한다면 WYD는 청년행사를 넘어 가정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코리안투데이]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청년만의 준비가 아니다. 어르신은 기도와 삶의 경험을, 부모는 가정의 환대를, 어린이는 작은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세대가 함께 세계 청년을 맞이할 때 본당 공동체 전체가 하나의 환대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승주 기자

`한국 가톨릭 본당에서 어르신과 부모, 청년과 어린이가 함께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고 기도하는 모습`

다른 나라와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것도 신앙의 준비다

세계청년대회에는 수많은 나라의 청년이 온다.

공식 FAQ는 WYD가 가톨릭교회가 주최하는 행사이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비신자도 참가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도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왜 가톨릭이 아닌데 왔습니까?”

가 아니다.

“잘 오셨습니다.”

라고 말한다.

문화가 다르다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옷차림이 다르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기도방식이 조금 다르다고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이 서툴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낮춰보지 않는다.

세계청년대회가 보편교회의 축제라면 보편성을 가장 먼저 보여줄 사람도 신자다.

평화를 위한 기도도 서울 WYD의 중요한 준비다

서울에서 열리는 WYD가 특별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분단된 한반도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2026년 5월 조직위원회는 ‘성모님과 함께 평화를 노래하는 청년들’ 기도행사를 마련했다.

한국어와 영어, 이탈리아어, 필리핀 언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로 묵주기도와 신자들의 기도를 바치며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세계평화를 청했다.

평화를 위한 기도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

가정 안에서 평화를 만든다.

본당에서 편을 가르지 않는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세대가 다른 사람과 대화한다.

온라인에서 모욕적인 말을 줄인다.

이런 작은 평화의 실천이 모인다.

세계평화를 기도하면서 가까운 사람과 원수가 되어 살아간다면 우리의 기도가 삶과 멀어진다.

서울 WYD가 우리에게 이 모순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도 되었으면 한다.

 봉사와 기도 사이에 우열은 없다

“나는 봉사를 못하니 아무것도 못한다.”

고 생각하는 신자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아픈 사람은 기도할 수 있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도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도 미소와 친절을 나눌 수 있다.

외국어를 못하는 사람도 청소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작은 기부를 할 수 있다.

집을 내어줄 수 없는 사람은 홈스테이 가정을 도울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

가톨릭교회는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공동체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으면 된다.

교황을 가까이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다

세계청년대회에서 교황과 청년의 만남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

누구나 가까이 보고 싶을 것이다.

사진도 찍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교황 레오 14세가 청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우정, 그리고 세상 안에서 평화의 증인이 되는 삶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교황을 만나고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아쉽다.

오히려 현장에서 교황을 멀리서 보더라도

한 사람을 용서하고,

한 사람에게 친절하고,

한 사람을 돕고,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변화가 생긴다면 그 만남의 의미가 더 깊을 수 있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③ ― ‘세계 청년 한 사람을 위한 기도친구’

조심스럽게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가칭 Prayer Friend for WYD, ‘세계 청년 한 사람을 위한 기도친구’다.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연결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본당에서

“아프리카에서 올 청년들을 위해”

“분쟁지역 청년들을 위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순례자들을 위해”

“장애가 있는 참가자들을 위해”

“비신자 참가자들을 위해”

기도지향을 나누는 것이다.

각 가정이나 신자가 하나의 지향을 선택해 2027년까지 꾸준히 기도한다.

그러다 실제로 세계 청년을 만나게 되면

“우리가 여러분을 위해 오래전부터 기도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 한마디는 특별할 것이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④ ― ‘환대의 성찰 5분’

본당 회의가 끝날 때 5분만 질문해보면 어떨까.

“오늘 우리가 세운 계획은 청년의 입장에서 편한가?”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가?”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가?”

“우리의 편의 때문에 손님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없는가?”

“이 계획에 복음의 환대가 보이는가?”

다섯 질문이다.

이것을 가칭 환대의 성찰 5분이라고 할 수 있다.

회의 마지막 5분이 계획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

나눔도 영적 준비다

세계 여러 나라 청년이 서울에 오려면 항공료와 참가비 등 많은 비용이 든다.

조직위원회도 참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세계 각 지역 순례자들에게 일찍부터 모금과 준비를 시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의 청년과 그렇지 않은 나라의 청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직접적인 지원방식은 교회와 조직위원회의 공식 계획을 따라야겠지만, 신자 개인은 나눔의 마음을 준비할 수 있다.

커피 한 잔 값을 아낀다.

작은 금액을 모은다.

본당의 공식 기금에 참여한다.

청년들의 모금행사를 돕는다.

나눔은 액수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한다.

기부는 ‘내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

기부를 할 때도 조심할 것이 있다.

“가난한 나라 청년을 우리가 도와준다.”

는 우월감이 생기면 안 된다.

우리는 함께 순례하는 사람이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가진 사람이 부족한 사람의 몫을 나누는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WYD의 친교는 일방적인 시혜가 아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는 공동체다.

교회의 환대는 가장 약한 사람에게서 평가될 것이다

대규모 행사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 가장 젊은 사람,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만 편하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다.

휠체어 이용자.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

심리적으로 불안한 청년.

혼자 온 참가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

다른 종교의 참가자.

이들이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조직위원회의 장기봉사 분야에도 장애인 지원이 별도 영역으로 포함돼 있다. 

신앙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가장 약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셨다.

그렇다면 우리 WYD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정(情)’과 ‘예(禮)’도 기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형 환대를 이야기하면서 정과 예를 자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단순한 국가문화 홍보용 단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은 상대를 내 사람처럼 돌보는 마음이다.

예는 상대의 존엄을 존중하는 태도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만나면 더 깊어진다.

밥 한 끼를 챙긴다.

먼저 이름을 부른다.

피곤한 사람을 쉬게 한다.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한다.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돕는다.

떠날 때 잘 가라고 인사한다.

이것은 한국문화이면서 동시에 인간에게 보편적인 환대다.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보다 ‘그리스도인의 얼굴’을 보여주자

세계 청년에게 대한민국을 알릴 기회라는 말은 맞다.

하지만 한국 가톨릭 신자에게 더 큰 질문이 있다.

세계 청년에게 어떤 그리스도인의 얼굴을 보여줄 것인가.

화려한 성당인가.

많은 신자 숫자인가.

잘 조직된 행사인가.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오래 남는 것은 사람일 것이다.

먼저 웃는 신자.

화를 내지 않는 봉사자.

장애인을 기다려주는 청년.

외국인을 편견 없이 대하는 어르신.

새벽까지 숙소를 지켜주는 사람.

아픈 사람 곁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

그 얼굴을 보여준다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는 동시에 기억될 것이다.

서울 WYD, 한 걸음 더⑤ ― ‘WYD 전 신자 환대교육’

가능하다면 대회 전에 본당 신자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짧은 환대교육 프로그램도 생각해볼 수 있다.

복잡한 교육이 아니다.

10분 또는 20분짜리 영상 몇 편이면 된다.

외국인을 맞는 기본 태도.

사진과 개인정보 존중.

미성년자 보호.

장애인에게 도움을 제안하는 방법.

음식 알레르기.

문화차이.

간단한 외국어 인사.

응급상황에서 해야 할 일.

이런 것을 쉽게 전달한다.

봉사자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신자도 볼 수 있게 한다.

왜냐하면 세계 청년은 공식 봉사자만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사 옆자리에 앉은 평범한 신자를 만난다.

그 사람이 한국교회의 얼굴이 된다.

이번 4회를 읽은 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묵주기도.

미사.

성체조배.

고해성사.

봉사.

홈스테이.

기부.

환대.

경청.

장애인 배려.

평화.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럽다.

그럴 필요 없다.

오늘 하나만 하면 된다.

묵주기도 한 단을 바친다.

공식기도를 읽어본다.

성체조배 10분을 한다.

미뤄왔던 고해성사를 준비한다.

본당 WYD 공지를 한번 읽는다.

청년 한 명에게 먼저 말을 건다.

가족에게 WYD 이야기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면 된다.

신앙은 작은 시작을 통해 자란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4회의 열 가지 약속

첫째, 기도한다.

묵주기도와 공식기도를 바치며 세계의 청년을 기억한다.

둘째, 회개한다.

고해성사를 통해 나 자신과 하느님, 이웃과의 관계를 돌아본다.

셋째, 성체 앞에 머문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전에 주님의 뜻을 묻는다.

넷째, 청년의 말을 듣는다.

훈계하기 전에 질문한다.

다섯째, 봉사를 일자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도 기쁘게 할 마음을 준비한다.

여섯째, 불편을 조금 나눈다.

내 편의보다 공동체와 손님의 필요를 먼저 생각해본다.

일곱째, 다른 문화와 종교를 존중한다.

다름을 틀림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여덟째, 약한 사람을 먼저 본다.

장애인과 취약한 참가자의 입장에서 우리 본당을 다시 바라본다.

아홉째, 나눈다.

시간·재능·방 한 칸·식사 한 끼·작은 기부 가운데 가능한 것을 찾는다.

열째, 기도를 행동으로 연결한다.

기도가 끝난 자리에서 작은 친절 하나를 시작한다.

준비된 성당보다 준비된 사람이 더 중요할 수 있다

2027년 여름이면 성당마다 준비가 끝날 것이다.

현수막이 걸린다.

봉사팀이 구성된다.

통역팀이 생긴다.

숙소가 배정된다.

안내판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세계 청년이 성당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처음 마주할 것은 안내판이 아니다.

사람이다.

한국 신자의 얼굴이다.

그 얼굴이

“왜 왔지?”

라고 말할 수도 있다.

혹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사람의 준비다.

10억 단의 마지막 묵주기도가 봉헌되는 날

언젠가 묵주기도 10억 단 목표에 도달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날 우리는 기뻐할 것이다.

감사미사를 봉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날 한 가지를 더 물었으면 한다.

“우리의 마음도 10억 단만큼 변했습니까?”

조금 더 친절해졌는가.

청년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게 되었는가.

다른 문화에 열린 사람이 되었는가.

본당 안의 장애인을 더 잘 바라보게 되었는가.

가난한 사람에게 조금 더 나누게 되었는가.

가족에게 더 따뜻하게 말하게 되었는가.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을 용서하게 되었는가.

그렇다면 묵주기도 10억 단은 정말 큰 기적을 만든 것이다.

가장 먼저 맞아야 할 손님은 어쩌면 내 곁의 사람이다

우리는 2027년에 외국 청년이 온다고 환대를 준비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외국 청년에게는 친절하면서 내 가족에게는 차갑다면 이상하다.

해외 순례자에게 웃으면서 본당의 새 신자에게는 관심이 없다면 아쉽다.

세계 청년을 위해 기도하면서 우리 본당 청년의 고민에는 귀를 닫고 있다면 모순이다.

WYD의 환대는 2027년 외국인이 도착하는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 곁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맞아야 할 손님은 어쩌면

우리 집에 있는 가족,

우리 본당의 청년,

혼자 미사에 오는 어르신,

처음 성당에 온 사람,

이주민 신자,

장애가 있는 교우일 수 있다.

이들을 잘 맞지 못하면서 세계의 청년을 잘 맞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의 초심을 다시 확인한다

이 연재를 시작하며 한 가지를 약속했다.

누구를 공격하기 위해 쓰지 않겠다고.

준비하는 관계자의 수고에 먼저 감사하겠다고.

해외 사례를 가져와 한국이 부족하다고 몰아붙이지 않겠다고.

좋은 제안이 있으면

“이런 방법도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라고 말하겠다고.

그리고 또 하나를 약속했다.

정부와 서울시에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가톨릭교회와 신자가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겠다고.

4회는 바로 그 약속을 확인하는 글이다.

정부가 할 일이 있다.

서울시가 할 일이 있다.

경찰과 소방이 할 일이 있다.

기업이 할 일이 있다.

언론이 할 일이 있다.

시민이 할 일이 있다.

하지만 기도는 정부가 대신할 수 없다.

회개도 서울시가 대신할 수 없다.

환대의 마음도 경찰이 만들어줄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몫이다.

 마무리하며 ― WYD의 가장 큰 행사장은 우리의 마음일 수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공식 행사장에는 수십만 명이 모일 것이다.

교황을 환영한다.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는다.

밤새 기도한다.

폐막미사를 봉헌한다.

아마 장관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장소가 하나 있다.

우리의 마음이다.

이곳이 좁으면 세계 청년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기 자랑으로 가득 차 있으면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불평으로 가득 차 있으면 작은 불편을 견딜 수 없다.

그래서 먼저 비워야 한다.

기도로 비운다.

고해성사로 비운다.

성체 앞에서 침묵하며 비운다.

용서하며 비운다.

나누며 비운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사람을 맞는다.

세계 청년 한 사람을 맞는다.

2027년 여름,

한국에 도착한 청년이 우리를 보며

“한국교회는 정말 큰 교회구나.”

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 사람들은 우리를 정말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묵주기도 10억 단은 그 기다림의 시작이다.

미사와 성체조배도 그 기다림이다.

고해성사와 봉사도 그 기다림이다.

홈스테이와 나눔도 그 기다림이다.

그리고 오늘 내가 바치는 작은 기도 한 단도 그 기다림이다.

세계청년대회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WYD는 이미 시작됐다.

서울 WYD, 한 걸음 더 — 다섯 가지 제안

① 묵주기도 한 단, 친절 한 번

기도를 일상의 작은 사랑과 연결하는 실천.

② 나의 WYD 약속 하나

2027년까지 개인이 지속할 수 있는 기도·봉사·나눔 약속을 하나 정하는 방안.

③ 세계 청년 한 사람을 위한 기도친구

특정 개인정보 없이 나라·상황·필요별 기도지향을 정해 꾸준히 기도하는 방식.

④ 환대의 성찰 5분

본당과 교구 회의가 끝날 때 청년·장애인·외국인·환대 관점에서 계획을 다시 살펴보는 짧은 성찰.

⑤ WYD 전 신자 환대교육

봉사자뿐 아니라 일반 신자도 쉽게 볼 수 있는 짧은 외국인 환대·문화차이·장애인 배려·개인정보·세이프가딩 교육.

위 내용은 현재 조직위원회의 공식 프로그램이 아니라 본 칼럼의 제안이며, 실제 추진에는 교회와 조직위원회의 검토가 필요하다.

다음 칼럼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⑤]

리스본과 크라쿠프가 남긴 경험, 서울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5회에서는 다시 세계로 시선을 넓힌다.

2023 리스본 WYD는 교통과 안전, 통신과 의료를 어떻게 준비했는가.

2016 크라쿠프 WYD에서 폴란드는 왜 별도의 법적·행정적 체계를 마련했는가.

그들의 경험 가운데 서울이 배울 것은 무엇이고,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은 과거 WYD를 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음 WYD가 배우는 도시가 될 수 있는가

를 살펴본다.

지승주

코리안투데이 서울지사장·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는 한국 천주교회와 각 교구, 조직위원회, 신자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관계기관의 노고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공개된 최신 공식자료를 토대로 현재의 준비를 폄하하거나 평가하기보다 “우리 자신이 먼저 무엇을 준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건설적인 제안을 이어간다.

묵주기도 10억 단 운동은 무엇인가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세계 청년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그 단수를 함께 모으는 영적 준비운동이다. 조직위원회는 묵주기도 뒤 서울 WYD 공식기도를 함께 바치도록 권하고 있다. 

현재 묵주기도는 얼마나 봉헌됐나요?

공식 홈페이지의 최신 공개 집계는 2026년 8월 1일 기준 519,990,693단이다. 

가톨릭 신자는 WYD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나요?

공식 준비안내는 기도생활을 깊게 하고 영적 준비자료를 공부하며 묵주기도에 참여하고, 본당과 교구를 통해 실제 준비에 참여하도록 권고한다. 

고해성사도 WYD의 중요한 프로그램인가요?

그렇다. 서울 WYD 공식 일정에는 고해성사를 위한 Reconciliation Park가 포함돼 있다. 

봉사자는 WYD 행사에 모두 참석할 수 있나요?

아니다. 공식 FAQ는 업무와 운영 책임 때문에 봉사자가 일부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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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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