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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송정숙

[디지털치유론] 회원들과 함께 배운 작은 실천, 저는 디지털치유를 이렇게 봅니다

기사입력 기사번호 59402

K-치유의 기준, 한국통합치유협회(KIHA) 협회장 송정숙입니다. 협회 회원들과 자기 돌봄을 이야기하다 보면, 휴대전화에 좋은 앱은 여러 개 있는데 정작 열어보는 것은 드물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은 제 책 「디지털치유론 Level II」 Chapter 1의 행동변화 이론을 바탕으로, 디지털 도구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회원들과 생활 습관 기록을 나누는 자리에서 저는 먼저 언제 기록하기 편한지 물어봅니다. 아침에는 출근 준비로 바쁘고, 밤에는 화면을 보는 것조차 피곤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같은 도구를 두고도 누군가는 점심 뒤 잠깐을, 누군가는 주말의 여유를 떠올립니다. 시작하지 못한 이유를 듣고 나면, 의지가 부족하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생활의 사정이 보입니다.

“앱을 다운로드한 사용자가 반드시 ‘준비’ 또는 ‘행동’ 단계라는 가정은 오류”

디지털치유론

책의 이 구절은 도구를 마련하는 일과 실제로 생활을 바꾸는 일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단계적 행동변화 모델인 TTM은 변화에 대한 관심, 준비, 실행, 유지의 차이를 살펴보게 합니다. 저는 이를 사람을 구분하는 이름표보다 대화의 실마리로 받아들입니다. 아직 망설이는 분에게 실행 목록부터 건네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잠을 깊이 들기 어려운 분이 저녁 기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 저는 일주일 계획을 한꺼번에 채우기보다 오늘 저녁 무엇을 적고 싶은지 함께 살펴봅니다. 화면을 내려놓은 시각이나 하루 중 마음이 편했던 순간 하나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도구는 생활을 관찰하는 작은 창이 됩니다. 기록하지 못한 날의 사정도 다음 실천의 크기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치유론 보조 이미지

통합치유 현장에서는 몸의 움직임, 마음의 여유, 생활 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함께 살펴봅니다. 산책 기록이 비어 있는 날에도 가족을 돌보느라 분주했거나 비가 와서 외출을 미뤘을 수 있습니다. 저는 숫자 옆에 그날의 이야기를 놓아보자고 권합니다. 기록을 잘 남기는 일보다 자기 생활을 조금 더 다정하게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치유론

“자율성(Autonomy):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한다는 느낌”

자기결정이론인 SDT를 설명하는 이 문장에서 저는 ‘스스로 선택한다’는 부분을 오래 바라봅니다. 협회 워크숍에서도 모두에게 같은 실천을 권하기보다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 가벼운 움직임, 짧은 글쓰기 가운데 마음이 가는 것을 고르도록 합니다. 무엇을 선택했는지보다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 듣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자가돌봄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긴 활동을 채우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럴 때 저는 차를 준비하는 동안 잠깐 어깨를 편하게 움직이거나, 창가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시간처럼 이미 있는 일상에 작은 실천을 붙여봅니다. 회원들이 서로의 방법을 들으며 자신의 생활에 맞게 바꾸는 모습에서, 저는 선택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배웁니다.

이 이론은 자율성과 함께 유능감, 관계성도 살펴봅니다. 저는 이를 ‘내가 고를 수 있다’, ‘이 정도는 해볼 수 있다’, ‘혼자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으로 풀어 이야기합니다. 하루 한 줄을 남긴 사람에게 더 많은 기록을 요구하기보다 그 한 줄을 쓰기까지의 수고를 알아주는 일, 며칠 쉬었다 돌아온 사람을 편하게 맞는 일이 통합치유의 실천과 이어집니다.

물론 알림이나 연속 기록 표시가 늘 반갑지는 않습니다. 협회 활동 중 자기 돌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빈칸을 보고 뒤처진 기분이 든다는 말도 듣습니다. 저는 알림 시간을 바꾸거나 기록 항목을 줄이는 선택도 존중하고 싶습니다. 도구를 계속 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생활의 여유를 살피기 어려워집니다. 도움이 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행동변화 이론을 읽을 때도 저는 조심스럽습니다. 책에서는 단계 구분이 실제 생활의 연속적인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는지, 스스로 답한 설문이 그 사람의 사정을 얼마나 담는지 질문합니다. 어제는 적극적이던 사람이 오늘은 지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답이나 기록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지금 가능한 일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대 사이의 차이도 화면을 다루는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작은 글씨를 읽기 불편한 분이 있는가 하면, 익숙한 기능도 바쁜 하루에는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저는 회원들과 도구를 살펴볼 때 한 기능을 천천히 익힐 시간과 종이에 적을 선택지를 함께 마련하고 싶습니다. 디지털 자기 돌봄 문화는 다양한 속도를 받아들일 때 더 넓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생활에서는 가족과 이웃의 권유가 시작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함께 걷자는 말은 힘이 되지만, 서로 기록을 비교하면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K-치유는 이런 관계의 온기를 살리면서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입니다. 협회장인 저 역시 잘했는지를 묻기 전에 오늘은 어땠는지를 먼저 묻는 습관을 익히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작은 일을 스스로 골라보고 싶으신가요. 잠깐 바깥 공기를 느끼기, 마음에 남은 순간을 한 줄 적기, 가까운 사람과 안부 나누기 가운데 하나도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디지털치유론 Level II」 Chapter 1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함께 살펴보시며, 여러분의 생활에 맞는 자기 돌봄의 속도를 찾아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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