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가 인연을 맺은 지 140년. 그 세월을 언어가 아닌 선율로 되짚는 무대가 3일간 일신홀을 가득 채웠다.
[코리안투데이] 일신 프랑스 음악 축제 © 장형임 기자 |
일신문화재단이 주한 프랑스 대사관 문화과와 함께 마련한 ‘일신 프랑스 음악 축제(Ilshin Franco Festival)’가 6월 30일 막을 올려 7월 1일과 7월 2일까지 사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불 수교 140주년(FRANCE-CORÉE 140)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축제는 매일 저녁 7시 30분, 프랑스 근현대 음악의 결을 하루씩 다른 빛깔로 펼쳐 보였다.
첫날인 6월 30일은 20세기 프랑스 음악 특유의 재치와 서정을 담은 풀랑크(Poulenc)의 무대로, 이튿날인 7월 1일은 프랑스 낭만주의 실내악의 두 축인 프랑크(Franck)와 쇼송(Chausson)의 음악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날 7월 2일은 포레·드뷔시·라벨을 중심으로, 프랑스 피아니즘과 실내악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았다.
마지막 날 무대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라파엘 콜라르(Raphaël Collard)의 독주로 문을 열었다. 쇼팽의 뱃노래(Op.60)와 라벨의 ‘물의 유희(Jeux d’eau)’로 시작해, 포레의 뱃노래 1번(Op.26)과 3번(Op.42), 드뷔시의 ‘가라앉은 대성당’과 ‘서풍이 본 것’으로 이어진 1부는, 물과 빛의 인상을 건반 위에 그려내는 프랑스 피아노 음악의 흐름을 압축해 보여줬다.
휴식 뒤 2부에서는 실내악의 밀도가 더해졌다. 콜라르가 첼리스트 윤석우와 함께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했고, 여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Olivier Charlier)와 비올리스트 에르완 리샤르(Erwan Richard)가 합류해 포레의 피아노 사중주 1번 c단조(Op.15)로 사흘간의 여정을 매듭지었다.
![]() [코리안투데이] 일신홀-공연-전경 © 장형임 기자 |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의 면면도 축제의 무게를 더했다. 올리비에 샤를리에는 파리국립음악원 교수를 지낸 프랑스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꼽힌다. 비올리스트 에르완 리샤르는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프랑스 연주자로 현재 수원대 비올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아니스트 라파엘 콜라르는 파리국립음악원에서 수학 중인 신예로, 프랑스와 한국의 연주자가 한 앙상블로 어우러지는 무대는 두 나라가 쌓아온 140년의 유대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이날 객석은 프로그램북을 든 관객들로 가득 찼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축제의 상징인 삼색 리본 로고가 번지자, 사흘간 이어진 프랑스 음악 여정의 마지막 밤이 조용히 시작됐다. 두 나라의 140년을, 마음으로 통하는 음악으로 매듭짓는 자리. ‘일신 프랑스 음악 축제’는 언어를 넘어선 문화 교류의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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