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자 시인의 신간 디카시집 《머무는 이별》이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스치는 빛, 머무는 마음’이라는 부제처럼 삶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을 한 장의 사진, 그리고 짧은 시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사진과 시가 하나의 감정으로 이어지는 디카시 특유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이별과 기다림, 그리움과 회복의 시간을 조용히 담아냈다.
![]() [코리안투데이] 찰나에 스치는 시선, 마음에 머물다… 이동자 시인 디카시집 《머무는 이별》 출간 ©백창희 기자 |
이동자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떠나보낸 것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어딘가에 오래 머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시집 제목인 《머무는 이별》 역시 끝난 관계와 지나간 계절이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빛으로 남아 삶을 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와 2부에는 문경 아자개장터와 하양 5일장, 제주 여행길에서 마주한 풍경과 사람들의 온기를 담았다. 시장 골목과 오래된 풍경 속에서 스쳐 지나간 순간들이 시인의 감성 안에서 다시 온기로 살아난다.
3부에서는 아파트 산책로와 연못, 휴이야기터 수국정원 등 일상의 공간 속에서 발견한 사소하지만 깊은 감정들을 시로 풀어냈다.
마지막 4부는 문경 봉암사 계곡과 숲길을 배경으로 한 연작 시 형태로 구성돼 있으며, 하나의 장면 안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윤보영 감성시학교 제1회 수국 디카시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기다림>과 ‘문경 가은 아자개장터 디카시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파도의 숨결>이 함께 수록돼 작품집의 의미를 더한다. 수상 이후 “언젠가 꼭 디카시집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품어왔던 시인은 오랜 시간 마음속에 머물던 문장과 장면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순한 디카시 형식에 머무르지 않는 감성적 깊이다. 이동자 시인은 사진을 설명하기보다 사진 너머의 마음을 들려준다. 안개 낀 길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붉게 남은 단풍잎 끝에서 이별의 온기를 읽어내는 감각은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이동자 시인만의 시선과 오감을 살린 작품 속 사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온기까지 느끼게 한다.
실제로 수록작 가운데 <비 마중>은 짧은 시 안에서도 깊은 정서를 담아낸다.
![]() [코리안투데이] 하나의 사진, 다양한 감성 작품으로 ‘비의 연작’을 선보인 이동자 시인의 작품 세계 © 백창희 기자 |
또, 하나의 사진에 또 다른 작품으로 완성한 <예감>에서는 기다림과 설렘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며, 짧은 문장 안에 오래 남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작품들은 디카시가 단순히 사진에 글을 덧붙이는 장르가 아니라, 순간의 감정을 응축해 새로운 시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문학 형식임을 보여준다.
이동자 시인은 국어 교사 출신으로 캘리그라피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감성시와 서예 분야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AI 기반 영상문학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AI 사계 영상문학대상’에서 연이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전통 문학과 디지털 예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칠순을 맞아 개최한 시서화전과 작품 나눔전에서는 캘리그라피, 서예, 문인화, 시 작품 등 70여 점을 시민들과 나누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당시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시와 그림 속에 담긴 삶의 온기가 깊은 위로가 된다”는 반응을 전했다.
윤보영 커피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사진과 글이 만나 하나의 시가 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을 만나는 경험은 디카시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라며 “이동자 시인은 감성시와 디카시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과 감동으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동자 시인의 《머무는 이별》은 화려한 수사보다 조용한 시선으로 독자의 마음에 다가온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삶의 한 장면을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이번 시집은, 디카시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새로운 감각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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