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덕풍골에서 40여 년간 묵묵히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 온 박성희 회장(89)이 2026년 9월 19일 열린 제37주년 하남시민의 날을 맞아 하남시장 표창을 받았다.
![]() [코리안투데이] 박성희 회장, 제37주년 하남시민의 날 ‘하남시장 표창 모습 © 백창희 기자 |
이번 표창은 오랜 세월 시민의 건강과 지역 환경을 위해 헌신하고, 이웃사랑과 시민 화합에 앞장서 온 박 회장의 삶과 봉사활동을 하남시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표창장에는 박성희 회장이 “평소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 정신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이웃사랑과 시민 화합에 힘써 타인의 귀감이 되었으며, 특히 ‘살고 싶은 도시, 도약하는 하남’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올해 5월 아내 윤여옥 여사(86)가 제5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효행상을 받은 데 이어 남편 박성희 회장까지 하남시장 표창을 받으면서, 평생 효와 봉사를 실천해 온 부부가 같은 해 나란히 큰 상을 받는 뜻깊은 기록을 남기게 됐다.
40여 년 덕풍골을 지켜온 ‘말바위 청소부’
박성희 회장은 하남시 덕풍골에서 오랜 세월 시민들에게 ‘말바위 청소부’라는 애칭으로 불려왔다.
그가 덕풍골 말바위 체력단련장과 주변 산책로를 돌보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산에 올라 길을 쓸고 쓰레기를 줍고, 운동기구를 닦았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꽃과 나무를 가꾸고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날에도 그의 발걸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시켜서 시작한 일도 아니었고 대가를 바란 봉사도 아니었다.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을 깨끗하게 만들고, 시민들이 건강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40여 년의 세월로 이어졌다.
이 같은 활동은 이미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여러 차례 하남시 시보인 ≪청정하남≫에 소개될 만큼 지역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평소에도 봉사에 대해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봉사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길 한번 쓸고 쓰레기 하나 줍는 것도 봉사입니다. 제가 말바위에서 건강을 얻었으니 시민들도 함께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해왔습니다.”
그의 봉사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다.
약수터에서 위례둘레길까지…시민 생활환경 개선에도 앞장
박성희 회장의 활동은 단순한 환경정화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덕풍골 약수터 복원과 관리, 시민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환경 조성, 위례둘레길과 이성산성 인도교 연결 필요성 등을 꾸준히 관계기관에 건의하며 지역 보행환경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왔다.
덕풍골 곳곳을 직접 걸으며 불편한 점을 살피고 시민의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기록했다.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지역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힘을 보탰다.
오늘날 시민들이 운동하고 걷고 쉬는 덕풍골의 모습 뒤에는 이러한 이름 없는 시민들의 오랜 관심과 노력이 함께 쌓여 있다.
박 회장은 “좋은 것은 혼자 누리면 안 된다”며 건강한 자연환경과 쉼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봉사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기록하는 시민’…하남의 생활사를 남기다
박성희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평생 이어온 기록 습관이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달력일지와 산행일지, 여행기행문, 금전출납부, 가족 건강기록을 비롯해 생활 속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을 꼼꼼하게 기록해 왔다.
집 안 물건을 언제 얼마에 구입했는지까지 기록할 정도로 그의 기록은 세밀하다.
처음에는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한 기록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족의 역사가 됐고, 덕풍골과 하남의 변화가 담긴 생활사 자료로 남게 됐다.
이러한 특별한 삶은 SBS 프로그램에 소개돼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KBS 시니어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기록의 가치와 자신의 삶의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기록에 대해 이렇게 말해왔다.
“사람은 지나가면 잊히지만 기록은 남습니다. 거창한 역사를 쓰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삶을 기록했을 뿐인데 시간이 지나 보니 가족의 역사이고, 지역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그가 보관하고 있는 오래된 노트와 사진에는 덕풍골의 옛 모습과 말바위 체력단련장의 변화, 지역행사와 주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직장에서도 이어졌던 성실함과 나눔
박성희 회장의 성실함은 하남시민으로서 활동 뿐만 아니라 이미 한국마사회 재직 시절에도 이어졌었다.
뚝섬경마장에서 투표과장으로 근무했던 그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마사회 최초의 ‘승마투표업무교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무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교재는 매표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업무상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이후 승마투표 업무 발전을 위한 자료로 활용됐다.
그는 자신의 공로로 받은 포상금을 혼자 사용하지 않고 우수 직원들에게 의류를 선물하고 직원들과 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하는 등 주변 사람들과 나눴다. 어려운 형편의 학생을 돕는 일에도 마음을 보탰다.
이 같은 내용은 《마우정담-뚝섬경마장 시절의 애환과 역사》에도 기록돼 있어 박 회장의 성실함과 나눔의 삶이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생활철학임을 보여준다.
대통령 표창·장관상 등 수많은 수상에도 변함없는 봉사
박 회장은 그동안 지역사회 활동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과 장관상 등을 비롯한 여러 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상보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해 직접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고령의 나이에도 지역 행사와 시민 활동에 관심을 갖고 덕풍골의 역사와 변화를 기록하며 후세에 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집안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가훈
積善之家 必有餘慶
적선지가 필유여경
‘선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남는 복이 있다’는 의미 역시 박성희·윤여옥 부부의 삶을 설명하는 말과 닮아 있다.
부부는 효와 봉사를 특별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살아온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 [코리안투데이] 지난 5월 아내 윤여옥 여사도’효행상’ 수상, 9월 박성희 회장의 ‘하님시장 표창’ 부부가 나란히 지역사회 귀감 © 백창희 기자 |
2026년 5월 아내 윤여옥 여사의 효행상, 그리고 9월 남편 박성희 회장의 제37주년 하남시민의 날 하남시장 표창.
이번 박성희 회장의 표창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불과 넉 달 전인 지난 5월 제5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아내 윤여옥 여사가 효행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윤 여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부모를 정성껏 봉양했다. 특히 백수를 누린 시어머니를 오랜 세월 극진하게 모신 삶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당시 윤 여사는 효의 의미에 대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더 드리고 안부 한 번 더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내가 가족 안에서 ‘효’를 실천했다면 남편은 마을과 시민을 향한 ‘봉사’를 평생 이어왔다.
그리고 2026년, 부부의 오랜 삶이 각각 효행상과 하남시장 표창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말로만 효와 봉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실천해 온 두 사람의 발자취가 지역사회에서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박성희 회장은 젊은 세대에게도 늘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자기 동네를 아끼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면 누구나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하남을 더 따뜻한 도시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해에 나란히 큰 상을 받은 박성희·윤여옥 부부의 모습은 ‘효는 가정에서 시작되고, 봉사는 이웃으로 이어진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수십 년간 한결같이 덕풍골을 지켜온 ‘말바위 청소부’ 박성희 회장. 그의 표창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상을 넘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역을 가꾸어 온 시민봉사의 가치에 보내는 하남시의 감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을 베풀며 살아가는 가정에는 복이 이어진다”는 가훈처럼, 효와 봉사를 평생 실천해 온 박성희·윤여옥 부부의 삶은 오늘날 지역공동체가 기억해야 할 아름다운 시민의 모습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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