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리아 작가가 오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열리는 파리 아트쇼핑에 참여하며 첫 작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활동명 GGONG9, 한글로 꽁9를 사용하는 그는 《꽃무리》·《춤》·《백합요정》 등 디지털 드로잉 세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꽃과 인물에 이야기를 더해 온 상상력이 처음으로 해외 관람객과 만나는 자리다.
![]() [코리안투데이] 10월 23~25일 파리 아트쇼핑에서 첫 데뷔…《꽃무리》·《춤》·《백합요정》 출품 © 김현수 기자 |
한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리아 작가는 2011년 9월생이다. 어린 시절부터 눈앞의 대상을 따라 그리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른 캐릭터와 장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일을 좋아했다. 정해진 답 없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그림의 즐거움이었다.
주변의 격려는 그림을 계속 그리는 힘이 됐다.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칭찬할 때마다 더 잘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연습하는 시간도 늘었다. 특정한 첫 작품보다 상상 속 인물들을 마음껏 그렸던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한다.
활동명 GGONG9에도 일상과 성장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꽁’은 반려묘 이름에서 한 글자를 가져왔고, ‘9’는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작가는 10에 가까우면서도 하나가 부족한 9에서 계속 무언가를 채워가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완성된 결과뿐 아니라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도 좋아한다는 설명이다.
![]() [코리안투데이] GGONG9라는 이름으로 펼치는 상상…꽃과 인물에 이야기를 더하는 디지털 드로잉 © 김현수 기자 |
이러한 태도는 제작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김리아 작가는 프로크리에이트를 사용해 간단한 구도를 잡은 뒤 이야기를 더하며 캐릭터의 자세와 표정, 의상을 정한다. 선과 색을 다듬고 빛과 그림자, 배경을 추가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 조금씩 수정한다. 처음부터 모든 요소를 확정하기보다 그리면서 이야기를 발견해 나가는 편이다.
세 출품작 가운데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가장 많이 담겼다고 꼽은 작품은 《백합요정》이다. 꽃의 중심에 있는 수술을 바라보며, 그 안에도 하나의 생명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 데서 출발했다. 꽃의 생명과 연결된 수술을 심장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작은 날개와 붉은 심장을 가진 요정으로 표현했다.
깊은 밤과 우주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 속에서 백합이 피어나고, 꽃마다 작은 요정이 자리한다. 붉은 심장은 생명과 감정을, 날개는 자유와 가능성을 상징한다. 평범하게 바라보던 꽃 한 송이 안에도 하나의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이다.
![]() ▲ [코리안투데이] 꽃의 수술에서 탄생한 《백합요정》…작은 날개와 붉은 심장에 담은 생명의 상상 ©김현수 기자 |
김리아 작가에게 이 작품의 즐거움은 꽃을 그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꽃의 일부를 캐릭터로 바꾸고, 그 존재의 모습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표정과 자세, 의상 같은 작은 요소로 성격과 서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그가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5년작 《꽃무리》에서는 붉은 작약을 중심에 놓았다. 풍성한 꽃잎과 아름다운 형태가 화면의 중심을 잡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주변 꽃들과의 색 대비로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이도록 구성했다. 서로 다른 꽃이 함께 피어나는 모습에는 자연의 생명력과 조화를 담았다.
2026년작 《춤》은 프랑스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의상 자료를 찾아 형태와 특징을 참고하면서도, 옷을 입은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에 집중했다. 특히 인물의 자세와 옷자락을 중요하게 다뤘다. 정지된 그림을 보는 관람객이 다음 동작을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한국과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은 앞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도 넓혀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도시와 사람들의 일상에서 영감을 얻었고, 뉴질랜드에서는 넓은 자연과 하늘, 바다가 인상에 남았다. 바닷가 가까운 작은 마을에 살고 있어 바다와 연결되는 작품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작품에 충분히 담지 못한 경험들을 향후 배경과 캐릭터의 분위기에 녹여갈 계획이다.
![]() [코리안투데이]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넓힌 시선…캐릭터와 이야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다 © 김현수 기자 |
첫 전시를 앞둔 마음에는 긴장과 기대가 함께 있다. 처음 프랑스 전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지만, 작가 등록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점차 실감이 났다고 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바라본다는 사실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관람객에게 하나의 감정을 요구하고 싶지는 않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일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시장을 떠난 뒤에도 그림 속 장면이나 캐릭터가 문득 떠오르길 바란다.
“집에 돌아간 뒤에도 문득 한 장면이나 캐릭터가 떠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바람은 다음 작업으로 이어진다. 김리아 작가는 직접 만든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 사건을 구성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처럼 이야기가 계속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파리에서 선보일 세 점은 한 장의 그림 너머로 이야기를 확장하려는 그의 첫 출발을 보여준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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