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과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이를 혼자 두지 않아도 되는 도시’가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야간과 심야 시간대 발생하는 돌봄 공백은 그동안 제도권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영역이었다. 이런 가운데 양천구가 서울시 최초로 초등학생까지 포함하는 ‘밤샘 긴급돌봄’에 나서며 공공 돌봄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코리안투데이]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 운영 협약식에서 이기재 양천구청장과 키움센터장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는 내년 1월부터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를 본격 운영한다. 이는 기존 영유아 중심의 야간 돌봄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한 것으로, 보호자의 부재로 아동이 홀로 남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정책이다. 구는 지난 11월 7일 관내 ‘우리동네 키움센터’ 9개소와 운영협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배경에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으킨 사고가 있었다. 올해 여름, 부산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 혼자 있던 초등학생이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당시 해당 가정은 돌봄이 절실했지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공 야간 돌봄 서비스는 사실상 부재했다. 양천구는 이 같은 구조적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돌봄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는 결단을 내렸다.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은 단순한 연장 운영이 아니다. 구는 지역별 접근성과 이용 편의를 고려해 목동권역, 신정권역, 신월권역 등 3개 권역에 거점 키움센터를 지정했다. ▲목동권역은 키움센터 2호(목2동), ▲신정권역은 키움센터 6호(신정1동), ▲신월권역은 키움센터 7호(신정3동)가 각각 맡는다. 이들 센터는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운영 방식 역시 현실적인 수요를 반영했다. 이용 상담과 신청은 관내 9개 ‘우리동네 키움센터’ 어디서나 가능해 보호자가 가까운 센터를 선택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사전 신청을 받지만, 병원 진료, 가족 간병, 경조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당일 오후 7시까지 신청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었다. ‘긴급돌봄’이라는 취지에 맞게 제도의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용 대상도 폭넓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만 6~12세)은 물론, 해당 아동의 미취학 형제자매(만 5~6세)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보호자가 아이를 각각 다른 시설에 맡겨야 하는 현실적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돌봄의 연속성과 가족 단위 접근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다.
양천구는 이미 야간 돌봄 분야에서 선도적인 경험을 축적해왔다. 2023년 전국 최초로 12개월 이상 6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서비스’를 도입해, 보호자가 야간에 긴급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해당 서비스는 높은 이용 만족도와 함께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 초등 돌봄 확대는 그 연장선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을 ‘돌봄의 시간 확장’이 아닌 ‘돌봄 책임의 공공화’로 평가한다. 야간과 심야 돌봄은 민간에만 맡기기 어려운 영역이며, 비용 부담과 접근성 문제로 인해 결국 취약계층일수록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양천구의 이번 결정은 돌봄을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천구는 향후 운영 성과를 분석해 이용 수요와 만족도에 따라 단계적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돌봄 인력의 전문성 확보, 안전 관리 매뉴얼 고도화, 응급 상황 대응 체계 강화 등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아동이 홀로 남겨지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해 더 이상 가슴 아픈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초등학생까지 포함하는 24시간 공백 없는 돌봄체계를 통해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는 안전한 ‘아이 키우기 좋은 양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다. 특히 위기의 순간에 작동하는 제도야말로 도시의 품격을 보여준다. 양천구의 ‘밤샘 긴급돌봄’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아이의 생명과 부모의 불안을 동시에 지키는 사회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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