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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복지 정책

“골든타임 놓치지 않는다” 양천구, 정신 응급환자 전용 공공병상 확보…365일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 지난 8일, 글로리병원·양천경찰서·양천소방서와 정신 응급 대응 MOU 체결
- 지역사회 정신건강 안전망 강화, 고위험 정신 응급환자 보호체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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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적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대응이 몇 분만 늦어져도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병상 부족, 기관 간 연계 미흡으로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거나 현장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런 구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천구가 정신 응급환자를 위한 전용 공공병상을 확보하고, 경찰·소방·의료기관이 하나의 체계로 움직이는 상시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리안투데이] 정신응급 공공병상 운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최근 증가하는 정신 응급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신응급 공공병상’을 마련하고, 2026년 1월부터 365일 24시간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글로리병원, 양천경찰서, 양천소방서와 정신 응급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지역 기반의 정신건강 안전망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통계로 확인되는 현실적 필요에서 출발했다. 서울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 응급입원 건수는 2021년 679건에서 2024년 2,012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양천구 역시 2022년 27건에서 2024년 74건으로 급증해, 현장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진 상황이다. 특히 자·타해 위험이 동반되는 고위험 정신 응급환자의 경우, 신속한 입원 치료와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병상 확보는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천구는 공공병상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과 사업 총괄을 맡는다. 글로리병원은 양천구 전용 정신응급 공공병상을 확보해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며, 자·타해 위험성이 있는 정신 응급환자를 최우선으로 진료하고 보호한다. 이는 민간 의료기관 내에 공공 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병상 부족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양천경찰서와 양천소방서는 위기 발생 시 초기 대응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현장 출동을 통해 자·타해 위험성을 판단하고, 긴급 구조와 병원 이송, 입원 의뢰 및 호송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그동안 분절적으로 이뤄지던 경찰·소방·의료기관의 대응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응급상황 발생부터 입원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응급입원 환자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자·타해 위험 정도를 평가받는다. 이후 진단 결과에 따라 계속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의입원·동의입원·보호입원·행정입원 등 적절한 입원 형태로 전환된다. 단기 응급 보호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상태와 권리를 고려한 치료 체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이번 공공병상 운영의 특징은 ‘퇴원 이후’까지 이어지는 관리에 있다. 퇴원 대상자는 본인 동의 하에 양천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돼 지속적인 사례관리, 치료 연계, 재활 프로그램 지원을 받게 된다. 응급 상황에서 벗어난 이후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왔을 때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사후 관리까지 포함한 것이다.

양천구는 이미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 생애주기별 무료 정신건강 상담, 사례관리, 주간 재활 프로그램, 가족 지원 서비스, 자조모임 등을 운영하며 연간 약 9,200회 이상의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이번 정신응급 공공병상 운영이 더해지면서, 예방–응급–치료–회복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지역사회 정신건강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기존에는 정신 응급상황 발생 시 경찰이나 소방이 개입하더라도, 병상 확보가 되지 않아 장시간 대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 현장 대응 인력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전용 병상 확보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대응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정신 응급상황은 몇 분의 지연도 자·타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안정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병상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정신건강 안전망을 촘촘히 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공의 영역이다. 양천구의 이번 정신응급 공공병상 확보는 ‘사건 이후의 대응’이 아닌 ‘위기 순간의 보호’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눈에 보이지 않던 위험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인 이 선택이, 지역 정신건강 정책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주목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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