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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꿈이, 나무 뒤에서 나온 첫걸음…그림책 ‘꿈이의 용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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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나무 뒤에 숨어 지내던 작은 토끼가 폭풍우 속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다. 그림책 ‘꿈이의 용기’는 두려움을 안고도 나아가는 그 한 걸음을 아이의 눈높이로 담았다. 큰 사건이 아니라 나무 뒤에서 나오는 순간 하나에 이야기 전체가 걸려 있다. 그 걸음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바로 이 책이다.

감정을 다루는 그림책은 최근 몇 해 사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자리를 넓혀왔다. 두려움, 불안, 수줍음처럼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식이 국제 그림책 시장에서도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돕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결과다. ‘꿈이의 용기’는 이 흐름 위에서 용기라는 감정을 정면으로 다룬다. 완벽한 주인공이 아니라 나무 뒤에 숨는 토끼를 내세워, 두려움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근 그림책들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두려움을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다뤄야 할 감정으로 그리는 태도가 그렇다. 극복의 서사보다 동행의 서사에 가까운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김인숙은 네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의 마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시간을 글로 옮긴다.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써왔고, 작은 용기가 삶을 바꾸는 힘이라는 생각을 이번 작품에도 그대로 담았다. 육아 현장에서 관찰한 아이들의 두려움과 회복 과정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특정 사건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망설임의 순간을 포착한 시선이 글 곳곳에서 드러난다. 아이를 가르치는 어른의 자리가 아니라, 아이 옆에서 함께 지켜본 사람의 자리에서 쓴 글이라는 점이 도드라진다. 작가의 말에서는 이런 창작 배경을 직접 밝히고 있다.

책은 저자소개, 본편 ‘꿈이의 용기’, 작가의 말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깊고 조용한 숲에서 시작한다. 꿈이는 늘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하는 토끼다. 말하지 못한 두려움을 안고 지내던 어느 날, 거센 폭풍우가 숲을 덮친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기 새들의 ‘도와줘!’라는 외침이 꿈이의 마음을 흔든다. 숨어 지내던 토끼가 소리를 향해 몸을 돌리는 그 지점부터 이야기는 방향을 바꾼다. 위기 앞에서 누군가를 도우려는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용기는 그 뒤를 따라온다는 순서가 이야기의 축이다.

원고에는 ‘깊고 조용한 숲속, 꼬마 동물 꿈이는 오늘도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 친구들을 바라보고만 있어요’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한 줄이 이야기 전체의 정서를 압축한다.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낯선 상황 앞에서 몸이 굳는 경험이 있는 아이와 그 곁을 지키는 보호자가 함께 읽기에 알맞다. 그림과 글을 나란히 두고 천천히 짚어가며 읽기에 적합한 분량이다. 읽어주는 어른이 자신의 어린 시절 망설임을 함께 떠올려볼 여지도 남겨둔다.

혼자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내라고 다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꿈이가 용기를 내는 계기는 주변의 도움과 응원이다. 아이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 대신, 곁에 있는 존재들이 함께 만드는 용기를 그린다. 이런 접근은 아이의 자존감을 기르는 그림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도움을 청하는 일과 용기를 내는 일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이야기 구조 자체로 보여준다. 극복은 순간의 결단이 아니라 곁에 있는 존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그림책 한 권으로 풀어낸 셈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를 내라는 말보다 곁을 지키는 손이라는 사실을 이야기가 먼저 보여준다.

출간 형식도 짚어볼 지점이다. 전자책(PDF)으로 서비스돼 화면 크기와 관계없이 그림의 구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제작·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출간일에 맞춰 곧바로 독자에게 닿는다는 점에서, 소규모 창작 그림책이 시장에 나오는 통로 하나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온라인 서비스 형태를 택한 만큼, 기기 화면으로 그림책을 접하는 요즘 아이들의 독서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그림책을 덮은 다음 물어볼 질문은 하나다. 아이는 자신의 ‘나무 뒤’를 스스로 떠올릴 수 있을까. 부모와 교사가 이 질문을 함께 던져볼 차례다. ‘꿈이의 용기’는 김인숙 지음, 전자책(PDF)으로 2026년 7월 7일 WIA Book에서 출간됐다. 정가는 10,000원이며, 도서 상세 페이지 https://wiabook.com/books/kkumiui-yonggi-ko/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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