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배달부 별은 매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독인다. 우는 아이 앞에 앉아 위로를 건네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편지를 나른다. 정작 자신에게 온 편지는 한 통도 없다. 그림책 <별이 빛나는 이유>는 이 모순된 설정 하나로 자존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로 끌어내린다. 서율 작가가 쓰고 그린 이 그림책은 8월 1일 WIA Book이 PDF 전자책으로 선보인다.
유아·어린이 그림책 시장에서 감정 코칭과 자존감을 다루는 작품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정서 관리가 교육 현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출판계는 인지·학습 중심 그림책에서 감정·관계를 다루는 그림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중이다. 해외에서도 사회정서학습(SEL) 교재와 결합한 그림책이 학교 도서관 목록에 오르내리고, 자존감·회복탄력성을 소재로 한 창작 그림책이 별도 서가를 차지하는 서점도 늘었다. 국내 그림책 시장에서도 배려·공감을 다루는 인성 동화 다음 단계로 자존감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이 하나둘 나오는 흐름이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이런 흐름 위에서 “타인을 빛나게 하는 마음이 곧 자신을 빛나게 한다”는 단순한 명제 하나로 승부한다. 교훈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캐릭터의 감정 변화로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설교 대신 상황을 보여주는 방식은 최근 감정 그림책들이 공통으로 취하는 서술 전략이기도 하다.

전자책 형식을 택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림책은 전통적으로 색감과 촉감이 중요한 장르로 꼽혀왔지만,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그림책을 접하는 가정이 늘면서 PDF·EPUB 기반 전자 그림책 시장도 함께 커지는 중이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온라인 서비스 형태로 유통되며, 정가 4,000원은 접근 장벽을 낮춘 가격대다. 별도 배송 없이 바로 내려받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자리 독서처럼 즉흥적인 상황에도 맞는 형식이다.
저자 서율은 일상의 소박한 이야기로 따뜻한 미소를 전하는 작업을 이어온 초등학생 그림책 작가다. 이번 작품에서는 아이들 마음속에 숨겨진 반짝임을 찾아주고 싶다는 문제의식을 편지 배달부라는 캐릭터에 담았다. 화려한 사건 전개 대신 한 인물의 감정이 위로에서 소외로, 다시 자각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촘촘히 따라가는 방식을 택했다.
책은 저자 소개와 본편 두 축으로 짜였다. 공원에서 편지를 받지 못해 우는 아이를 별이 위로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지를 못 받아도 너는 이미 빛나는 사람”이라는 별의 말은 곧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위로를 건네던 별은 정작 자신도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우울해지고, 그 감정을 통과한 뒤에야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는다. 원고 속 “편지 배달부 별은 오늘도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편지를 배달해요”라는 문장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잊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낯익은 풍경을 그린다. 짧은 분량 안에 위로·소외·자각이라는 세 단계 감정 곡선을 압축해 담았다.
대상 독자는 자신을 가치 없다고 느끼는 순간을 겪는 유아와 초등 저학년이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너도 별처럼 빛난다”는 말을 실제 대화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인성 동화이면서 동시에 그 배려가 자기 자신에게도 향해야 한다는 점을 짚는다는 점에서 기존 배려심 동화들과 결이 다르다. 편지라는 익숙한 소재를 매개로 삼아 아이들이 스스로 받아본 적 없는 인정을 스스로에게 건네는 연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로를 주고받는 두 아이의 표정 변화를 대화 소재로 삼으면 감정 어휘를 넓히는 독서 지도로도 확장할 수 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이 작품이 자존감 그림책 특유의 설교조를 얼마나 비껴가느냐다. 별이라는 캐릭터가 위로자에서 위로받는 존재로 이동하는 과정을 그림과 텍스트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붙잡아내는지가 관건이다. 후속작에서 이 캐릭터가 다시 등장해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배달할지, 아니면 이번 한 권으로 매듭지을지도 관찰할 대목이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서율 지음, WIA Book 발행으로 8월 1일 PDF 전자책 형식으로 출간됐다. 정가는 4,000원이며, 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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