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앞둔 어느 날, 세상에서의 성공보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묻기 시작한 이가 있다. 김훈 저자의 <말씀과 함께 걷는 행복한 여정>은 그 물음에 350여 구절의 성경 말씀과, 아내와 함께 걸었던 여행길을 사진으로 담은 결과물이다. 사진집도 아니고 말씀집도 아닌 두 갈래를 나란히 엮은 구성 자체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말씀 묵상을 사진과 결합한 신앙 에세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기독교 출판 시장에서 자리를 넓혀 온 형식이다. 문장 중심의 전통적 묵상집과 달리 이미지와 짧은 구절을 함께 배치해, 독자가 하루 중 짧은 틈에도 말씀을 마주하게 하려는 시도다. 전자책이라는 형식은 이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에서 사진과 구절을 함께 넘겨 보는 독서 방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전후해 신앙의 자리를 다시 정돈하려는 독자층이 꾸준히 늘어온 것도 이런 형식의 책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책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하늘과 바다, 숲과 꽃길, 노을과 길 위의 풍경에 성경 각 권의 구절을 하나씩 짝지어 놓았다.
저자 김훈은 금성사(현 LG전자)와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 Display를 거치며 오랜 직장 생활을 이어왔고 노사관계 고위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안수집사 직분을 받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말씀과는 거리가 있던 그는, 아내가 교회의 ‘행복한 제자학교’ 프로그램에서 말씀을 암송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도전을 받았다.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물음이 커졌고, 그 답을 찾는 과정이 이 책의 시작이 됐다.
교회 주보에 실린 말씀을 하루에 한 구절씩 외우고 집안 곳곳에 붙여 두며 되뇌던 작은 실천은 350여 구절을 가슴에 새기는 데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미리보기 글에서 ‘여기저기 눈에 보이는 장소에 암송할 말씀을 붙여두고 읊조렸던 주옥같은 말씀들은 나의 영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고 매일 아침 첫시간을 말씀 암송과 기도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생활의 루틴이 되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아내와 나누는 대화의 소재도 자연스레 암송한 말씀으로 옮겨갔다고 그는 전한다. 예레미야 29장 13절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는 말씀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구절로 반복해 등장한다.
책은 프롤로그로 시작해 구약과 신약 순서를 따라 구성된다.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부터 여호수아, 룻기, 사무엘상, 역대상하를 거쳐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이사야, 예레미야까지 구약의 본문이 이어지고, 신약에서는 마태복음부터 사도행전,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를 지나 요한계시록까지 각 권에 해당하는 사진과 말씀이 짝을 이룬다. 시편은 21쪽부터 48쪽까지 실려 192쪽 전체 가운데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책의 마지막은 추천사로 닫힌다. A5 판형으로 제작됐다.
이 책이 겨냥하는 독자는 뚜렷하다. 말씀을 가까이 두고 싶은 이, 암송을 처음 시작하려는 이, 은퇴 이후 신앙의 삶을 다시 세우려는 이, 풍경 속에서 묵상하고 싶은 이들이다. 저자는 ‘이 말씀들을 늘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모든 신앙인 여러분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더욱 강건하고 행복한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길 소망한다’고 미리보기 글에 남겼다. 매일 정해진 분량 없이 사진 한 장, 구절 한 줄 단위로 넘겨볼 수 있어 완독의 부담이 적다는 점도 이런 독자층에 맞닿아 있다.
책장을 넘기며 확인할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350여 구절 중 어느 본문이 어떤 풍경과 짝지어졌는지, 다른 하나는 사진과 말씀의 배치가 시편처럼 분량이 많은 본문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지다. <말씀과 함께 걷는 행복한 여정>은 김훈 지음, WIA Book 펴냄, 정가 1만 원으로 전자책(EPUB3·PDF) 형식으로 온라인 서비스된다. 도서 상세 페이지는 WIA Book 홈페이지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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