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맛이 있다. 천안역 주변에서 만날 수 있고 여행길 휴게소에서도 익숙한 호두과자, 여름 끝자락부터 가을까지 익어가는 입장 거봉포도, 성환읍의 배밭에서 자라는 성환배가 대표적이다.
천안의 특산물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호두과자와 성환배, 입장 거봉포도는 서로 다른 모습과 맛을 지녔지만, 천안이라는 지역의 이름과 함께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심에는 먼저 호두과자가 있다. 호두과자는 천안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천안역 주변은 물론 천안 곳곳에 호두과자를 판매하는 전문점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천안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간식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천안시는 호두과자의 명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품질인증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호두과자의 매력은 크고 화려한 데 있지 않다. 손에 들기 좋은 작은 크기와 익숙한 맛으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여행길에 사 온 한 봉지가 가족의 간식이 되기도 하고, 천안을 떠올리게 하는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지역의 이름과 하나의 먹거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다.
성환배도 천안을 대표하는 농산물 가운데 하나다. 천안 신고배는 과즙이 많고 달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배는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따라가는 과일이다. 봄이면 배나무에 꽃이 피고, 여름에는 작은 열매가 자라며, 수확철이 다가오면 잘 익은 배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확철 과수원에서 만나는 배 한 상자에는 잘 익은 과일뿐 아니라 한 해 동안 이어진 농사의 결과도 함께 담긴다.
입장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포도밭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장 거봉포도는 천안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농특산물이다. 수확철이 가까워지면 포도나무에 굵은 송이가 달리고, 익어가는 열매가 주변의 풍경을 바꾼다. 입장면은 거봉포도의 주요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거봉포도를 알리기 위한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져 왔다.
호두과자와 성환배, 입장 거봉포도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의 이름과 함께 성장하면서 천안을 기억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됐다는 점이다. 이제는 특산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맛과 가격뿐 아니라 농산물이 어느 지역에서 생산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생산지의 이야기가 상품의 가치와 연결되는 시대다.
천안의 특산물에는 특별한 한 가지 비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호두가 자라는 땅이 있고, 배나무를 돌보는 과수원이 있으며,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천안의 맛은 한순간의 맛으로 끝나지 않는다. 호두과자 한입에는 천안을 오가던 사람들의 기억이 머물고, 성환배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진 농부의 시간이 스민다. 포도밭에 익어가는 거봉포도는 천안의 가을을 알린다.
한입의 맛을 따라가다 보면 한 지역의 시간이 보인다. 천안의 특산물이 지역의 이름과 함께 오래 기억되는 이유도 그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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