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침대맡에서 소박한 풍경 하나가 펼쳐진다. 아직 누워 있는 아내의 손목을 잡아 일으켜 주려는 남편에게 아내가 한마디 건넨다.
“꺾으면 안 돼 / 부러져”
![]() [코리안투데이] 김복순 시인의 「아침 인사」 © 장시백 기자 |
나이 들수록 몸은 예전 같지 않다. 손목 하나에도 조심스러움이 따르고, 작은 움직임에도 서로를 살펴야 한다. 그러나 김복순 시인은 늙어가는 몸을 서글픔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러져”라는 아내의 말에는 걱정보다 엄살 섞인 웃음이 묻어나고, 그 말을 받아들이는 남편의 행동에는 오래 함께 살아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다정함이 배어 있다.
남편은 다시 아내를 일으키려 하지만 이번에는 “누르면 안 돼 / 부서져”라는 말이 돌아온다. ‘부러져’에서 ‘부서져’로 이어지는 말은 약해진 몸을 드러내면서도 부부 사이의 정겨운 실랑이를 만들어낸다. 손목과 뼈를 걱정하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의 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세월이 함께 들어 있다.
결국 남편은 아내를 일으키는 대신 방향을 바꾼다. 모로 누운 아내의 어깨에 기대듯 함께 눕는다. 이 짧은 몸짓에서 시의 온기가 깊어진다. 무엇을 해주어야만 사랑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상대의 곁으로 몸을 낮추고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전해진다.
그래서 “슬그머니 왔다가 / 슬그머니 가는” 아침의 모습도 정겹다. 거창한 사랑의 말도 특별한 사건도 없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하루는 이런 사소한 몸짓 속에서 깊어진다.
마지막에 이르러 “아침이 웃는다 / 빙그레 꽃 피는 아침”이라고 시인은 적는다. 앞서 이어졌던 ‘부러져’와 ‘부서져’의 조심스러운 말들이 어느새 웃음으로 번지고, 평범한 아침 한때가 꽃처럼 환해진다.
김복순 시인의 「아침 인사」는 늙어가는 몸을 바라보는 시이면서, 그 몸을 서로 조심스럽게 보듬으며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다. 세월이 가져간 것은 젊음이지만, 그 자리에 남은 다정함은 오히려 더 깊어졌음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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