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72세 김모 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3평 남짓한 공간에 살고 있으며, 월세로 기초연금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김 씨는 “밥값 5만 원으로 한 달을 버텨요. 무료급식소 안 가면 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하루는 고독하고 단조로웠습니다. 아침에 공용 화장실에서 세수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면 할 일이 없습니다. 좁은 방에서 TV 소리가 유일한 대화 상대입니다.
서울 도심의 고시원 밀집 지역 — 한때 수험생의 공간이었던 곳이 이제 노인의 마지막 주거지가 되고 있다. 2022년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고시원·판잣집·비닐하우스 등 비주택 거처에 사는 60세 이상 가구가 17만 7,441가구에 달합니다. 이는 비주택 거주 전체 가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소득빈곤율은 39.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습니다. 이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만으로 주거비를 감당해야 하는 노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23년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는 전체 고령자 가구의 37.8%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고시원, 쪽방, 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시원은 이제 노인들의 거주지로 변모했습니다. 고시원의 평균 면적은 2~3평에 불과하며, 월세는 지역에 따라 25만~45만 원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 고시원 거주자의 연령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주거 사각지대’를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도 도시 저소득 노인의 주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9073 양로 체계’에 따라 노인의 90%는 재가 양로, 7%는 커뮤니티 기반 양로, 3%는 시설 양로로 분류됩니다. 2024년까지 누적 390만 명 이상의 60세 이상 노인이 공공임대주택 보장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한국과 중국의 노인 주거 문제를 비교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늙어가는 빈곤’의 문제를 조명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주거급여, 긴급복지지원, 영구임대주택 등 분산된 제도로 대응하고 있지만, 고시원·쪽방 같은 비주택 거처에 대한 체계적 관리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보다 대규모의 제도적 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의미합니다. 한국의 유니버설 디자인 노하우와 소형 공간 최적화 기술을 중국 노후 주택 리모델링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서울의 고시원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노인과, 베이징의 좁은 방에서 홀로 밥을 짓는 중국 노인 사이에는 국경이 있지만, 그들의 고독과 빈곤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고시원은 사라져야 할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직시해야 할 거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제 책 「실버 브릿지: 그들의 하루」 제3장에 담겨 있습니다. 도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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