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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시인, 제6시집 『그래, 나 여기 있어』 출간

- 부서진 뒤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존재의 목소리
- “상처 이후에도 남아 있는 인간의 체온을 시로 길어 올리다”

기사입력 기사번호 49978

‘타고르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문학세계를 구축해 온 김진명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그래, 나 여기 있어』를 출간하며 다시 한 번 깊어진 존재의 언어를 선보였다.

  [코리안투데이] 김진명 시인, 제6시집 『그래, 나 여기 있어』 출간 © 백창희 기자

1964년 충북 충주 출생인 김진명 시인은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수상작 「빙벽」으로 시단에 등단했다. 이후 2021년 『월간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 수상작 「탈피」로 소설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동안 시집 『빙벽』, 『너에게 쓰러지고 싶다』, 『유목의 시간』, 『생땅의 향기』, 『바위와 담쟁이』, 『그래, 나 여기 있어』와 소설집 『부활의 꽃』을 출간했으며, 한국강남문학상, 윤동주탄생백주년기념문학상, 타고르문학상, 아산문학상, 국립소방청 119문화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문학성을 인정받아 왔다.

앞서 첫 소설집 『부활의 꽃』과 다섯 번째 시집 『바위와 담쟁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상처와 회복, 침묵과 생명력의 서사를 문학적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김진명 시인은 이번 여섯 번째 시집에서 한층 더 낮고 깊어진 시선으로 인간 존재의 잔존과 생존의 의미를 응시한다.

2026년 5월 15일 도서출판 오감도에서 출간된 『그래, 나 여기 있어』는 총 5부 76편의 시로 구성됐다. 제1부 「진달래, 저 환한 불길」, 제2부 「어둠을 꿰매는 달빛」, 제3부 「씻김굿」, 제4부 「폐허의 노래」, 제5부 「11월의 침묵」으로 이어지는 이번 시집은 봄꽃과 들판, 상처와 죽음, 폐허와 침묵을 통과하며 결국 “그래도 나는 여기 있다”는 생의 선언으로 귀결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존재는 완전함이 아니라 잔존으로 증명된다”는 메시지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복희 시인(동양일보 취재부 부국장)은 해설에서 “이 시집은 선언이 아닌 숨으로 시작해 끝내 ‘그래, 나 여기 있어’라는 한 문장에 도달한다”고 평하며, “견딘 시간의 무게가 문장이 되고 버틴 삶의 온도가 시로 분출되는 순간”이라고 분석했다.

표제작 「그래, 나 여기 있어」에서 시인은 “나는 수없이 부서져 / 수없이 여기 있다”고 고백한다. 이는 인간 존재를 성장이나 성취의 서사가 아닌 반복되는 파열과 잔존의 형식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깊어진 인식이 담긴 구절이다. 시인은 인간이 매일 조금씩 무너지고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존재의 잔광을 붙들어 낸다.

이번 시집에는 「봄은」,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풀 향기 나는 사람」, 「11월의 침묵」 등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도 다수 수록됐다. 사랑과 이별, 회복과 침묵이라는 서로 다른 정서를 품고 있으면서도 결국 인간 존재의 체온과 생명성으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김진명 시 세계의 정수를 보여준다.

  [코리안투데이] 김진명 시인, 제6시집 『그래, 나 여기 있어』 수록 詩 <봄은> © 백창희 기자

김진명 시인의 문학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들판과 진달래, 민들레와 달빛, 숲과 바다, 나이테는 모두 인간 존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증인으로 등장한다. 「시를 수놓는 밤」에서는 “시는 쓰이지 않는다 / 꿰매어진다”는 문장을 통해 시를 상처 난 세계를 봉합하는 행위로 새롭게 정의했고, 「씻김굿」에서는 살아 있음 자체를 죽은 자들에게 빚진 존재의 의무로 바라보며 삶의 본질을 묵직하게 성찰한다.

평단에서는 이번 시집을 두고  김진명 시 세계의 ‘심화된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제5시집 『바위와 담쟁이』가 상처 속에서도 공존과 연대의 윤리를 탐구했다면, 『그래, 나 여기 있어』는 관계의 시학을 넘어 홀로 남겨진 존재가 끝내 스스로를 증명해내는 ‘생존의 시학’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김진명 시인은 “시는 거창한 구원의 언어가 되기보다 각박한 세상 속 누군가에게 작은 체온으로 닿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낮은 자리에서 존재의 결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대이] 김진명 작가는 강남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최근 김형석 교수의 강의에 품격있는 사회를 보았다. © 백창희 기자

김진명 시인·소설가는 최근 강남문인협회 창립 30주년 기념 ‘문학한마당’에서 사무국장으로서 행사의 사회와 진행을 안정감 있게 이끌며 참석자들로부터 품격 있는 행사 운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령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특별강연이 열린 이날 행사의 원활한 진행에 기여했으며, 지난 6월에는  제26회 한국생활문학대상 스마트소설 부문에서 대상까지 수상하며 문학적 성과 또한 인정받았다.

  [코리안투데이] 김진명 작가는 ‘제26회 한국생활문학대상’ 소설부문에서 ‘대상’ 수상을 받았다. © 백창희 기자

문학 현장의 헌신과 창작 활동을 함께 이어가고 있는 김진명 시인·소설가의 이번 활동은 문학인의 사회적 역할과 창작 역량을 동시에 보여준 뜻깊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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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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