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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수진

[실버 브릿지] 제1권 · 제13장 · 3대 동거,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한중 3세대 동거의 현재와 미래

기사입력 기사번호 50609

몇 해 전, 저는 서울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사는 3대 가족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세대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일상은 따뜻하지만, 때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졌습니다. 그날의 만남은 저에게 3대 동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한국에서 3세대 동거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2020년 20.1%였던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가구 비율이 2023년에는 10.3%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여전히 전체 가구의 13.3%가 3세대 이상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한국의 가구 구조는 지난 30년간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3세대 이상이 함께 사는 확대가족이 전체 가구의 12%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3%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중국의 3세대 가구 비율은 13.3%로, 농촌에서는 그 비율이 19%에 달합니다. 이는 중국의 ‘가정양로’ 전통과 경제적 필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한국에서는 경제적 독립성과 가치관 변화가 3세대 동거 감소의 주된 이유입니다. 노인의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겠다’고 응답했고,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합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육아 지원과 사회보장의 부족이 3세대 동거를 필요로 만드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러한 한국과 중국의 차이는 각 나라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을 반영합니다. 한국은 빠른 경제 성장과 개인주의의 확산 속에서 핵가족화를 선택했고, 그 결과 독거노인 213만 가구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전통적 가정양로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표족’ 문제와 세대 간 갈등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실버 브릿지 주제 이미지

중국에서는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주거비, 식비, 육아비를 공유하면 가구당 월 평균 100만~15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시부모·장인장모와의 갈등’은 이혼 소송 사유 중 상위권이며, ‘노표족’은 자녀 도시로 이주한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한중 양국 모두에서 새로운 형태의 ‘근거리 동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같은 아파트 단지나 인근에 사는 ‘같은 동네 따로 살기’가 이상적 모델로 부상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일완정’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실버 케어, 가족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버 브릿지 데이터 그래프

이제 중요한 것은 ‘함께 사느냐, 따로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되느냐’입니다.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세대 간 정서적 연결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세대 간의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를 지원할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제 책 「실버 브릿지: 두 나라의 늙어감」 제13장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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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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