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AI 교육을 통해 은퇴 이후에도 새로운 꿈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있다.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뒤 가수로 활동하고, 다시 AI 교수로 새로운 길에 도전한 손숙이다. 손숙 교수는 AI를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시니어가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고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창작 도구라고 강조한다.
![]() [코리안투데이] 34년 공직생활에서 가수·AI 교수로, 새로운 도전 이어가는 손숙 © 김현수 기자 |
손 교수에게 퇴직은 끝이 아니었다. 그는 평균수명이 길어진 시대에 퇴직 이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남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은 시간을 단순히 쉬면서 보내기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회와 소통하며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가수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고, 가수 활동 과정에서 다시 AI라는 변화의 물결을 만났다.
AI를 처음 본격적으로 활용했을 때 손 교수가 발견한 것은 창작의 확장성이었다.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글과 시, 소설을 만들고 그림과 디자인, 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음악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를 가사와 곡으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AI를 앞으로 삶과 일의 방식을 바꿀 새로운 언어이자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
손 교수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시니어 AI 교육에 뛰어들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젊은 세대와 다른 강점이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 동안 축적한 직업 경험과 가족 이야기, 사랑과 아픔, 꿈과 추억이 그 자체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콘텐츠라는 설명이다. AI를 활용하면 이러한 경험을 글과 시, 음악, 그림, 영상 등 새로운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그가 진행하는 교육 역시 이 같은 철학을 반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풀어내고 이를 시로 표현한 뒤, 노래와 그림, 영상으로 확장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방식이다. AI가 사람의 창작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가진 생각과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창작 파트너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서전을 쓰고 싶었지만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 시작하지 못했던 사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말로 들려주는 것부터 시작해 AI로 내용을 정리하고 시와 노래, 이미지와 영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손 교수는 이를 AI 사용법만 배우는 수업이 아닌,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오래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보는 인생 2막의 창작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AI나 디지털 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시니어에게는 속도보다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처음 한글을 배우거나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익히는 것처럼 하나씩 시작하면 된다는 것이다. 어려운 전문용어나 복잡한 기능보다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부터 배우고, 작은 성공을 반복하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손 교수의 교육 방식이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결과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AI를 이용해 동화를 만들어 손자에게 보내거나, 자신이 쓴 시를 그림과 함께 만들어 가족에게 전달한 수강생 사례를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자신이 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수강생이 작품을 완성한 뒤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에서 AI 교육의 가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 [코리안투데이] 인생 이야기를 시·노래·그림·영상으로 만드는 실습형 AI 창작 교육 © 김현수 기자 |
시니어 AI 교육은 세대 간 소통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시니어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글이나 영상으로 기록하면 자녀와 손주 세대가 부모와 조부모의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는 과정 역시 새로운 관계와 소통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손 교수는 설명한다.
공직자와 가수, AI 교수라는 서로 다른 경험도 현재의 교육 활동과 연결된다. 손 교수는 AI를 나만의 유능한 비서에 비유한다. 공직생활의 경험과 가수로 활동하며 느낀 감정, 가족과의 추억 등을 AI와 함께 정리하면 글이 되고 시와 음악, 영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능력만큼 오랜 삶에서 축적된 경험과 이야기도 AI 시대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손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기술 활용 능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AI 시대에 사람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로 인간다움과 공감, 책임, 도덕성을 꼽는다. 무엇을 만들고 왜 만드는지, 그리고 만들어진 결과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을 넘어 바르게 사용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 교수의 메시지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주저하는 시니어를 향한다.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 AI 역시 충분히 배울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가 젊은 세대만을 위한 시대일 필요는 없다. 풍부한 삶의 경험을 가진 시니어에게 AI는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 글을 쓰고, 시를 만들고, 자신의 노래를 제작하며, 인생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34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가수에 도전한 뒤 다시 AI 교육자로 새로운 길을 걷는 손숙 교수의 행보도 이 같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가 추구하는 시니어 AI 교육의 최종 목적은 기술 자체가 아니다. 배우는 즐거움을 되찾고 자신이 살아온 삶의 가치를 발견하며, 새로운 꿈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손 교수는 시니어들에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은퇴가 사회와 멀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과 창작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와 한 사람의 오랜 경험이 만나 어떤 새로운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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