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저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중국에서 온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녀는 최근 중국에서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보는 ‘격대 육아’ 현상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중국과 한국의 조부모들이 얼마나 다른 육아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상하이 과학육아기지(上海科学育儿基地)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도시 지역 영유아의 73.4%가 조부모를 주 양육자로 두고 있다. 한국에서 맞벌이 가구의 조부모 돌봄 비율이 15.5%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같은 유교 문화권이면서도 ‘격대 육아(隔代育儿)’의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
중국에서 조부모는 단순한 보조자가 아니라 사실상의 주 양육자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조부모가 ‘도와주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중국의 경우, 보육 시설 입소율이 매우 낮아 조부모가 주 양육자가 되는 것이 거의 필수적입니다. 반면 한국은 보육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조부모의 역할이 다릅니다.
중국의 0~3세 영아 보육 시설 입소율은 7.8%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는 부모 세대에게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도시에서는 6세 미만 아동의 약 60%가 조부모의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전국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잘 분포되어 있고, 정부의 보육료 지원 정책도 꾸준히 확대되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차이가 한국과 중국의 사회 구조와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의 유산으로 인해 조부모가 손자녀 양육에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되었고, 이는 조부모에게 은퇴 후 삶의 목적이자 존재 증명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반면 한국은 조부모가 돌봄을 돕는 역할에 머물며, 자신의 여가와 취미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조부모의 역할은 ‘풀타임 양육자’가 아닌 ‘방과 후 지원군’에 가깝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조부모의 희생보다는 그들의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점은 단순히 문화적 차이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격대 육아는 거대한 ‘실버 + 키즈’ 융합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조부모가 주 양육자라는 것은, 조부모가 육아 용품의 구매 결정권자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한국 기업에게 이는 ‘실버 마케팅’과 ‘키즈 마케팅’을 결합해야 하는 독특한 시장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면서, 두 나라의 조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한국과 중국의 조부모 육아 방식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와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제 책 「실버 브릿지: 두 나라의 늙어감」 제14장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도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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