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르고 단정하게 꾸미는 평범한 일상에도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휠체어가 넘기 어려운 출입구 턱부터 소음에 민감한 장애인에게 부담이 되는 미용기기까지 미용실 이용을 어렵게 했던 요소들이다. 서울 송파구가 이런 생활 속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장애인 친화 미용실’ 8곳을 지정했다. 기존 동네 미용실에 휠체어 경사로와 저소음 미용기기, 대형 가운 등을 지원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생활권 미용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 [코리안투데이] 송파구 장애인 친화 미용실로 지정된 마천1동 ‘뉴스킨 헤어’에 전용 현판이 부착돼 있는 모습 © 지승주 기자 |
머리가 길면 자르고,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때 새로운 스타일을 선택한다. 많은 사람에게 미용실은 예약하고 찾아가면 되는 평범한 생활공간이다.
하지만 휠체어를 이용한다면 출입구의 작은 턱 하나가 미용실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소리에 민감한 장애인에게는 드라이기 등 미용기기의 큰 소리가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서울 송파구가 이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미용 서비스의 장벽을 낮추는 실험을 시작했다.
송파구는 올해 처음으로 지역 내 미용실 8곳을 ‘장애인 친화 미용실’로 지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별도의 장애인 전용 미용시설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장애인이 살아가는 동네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던 기존 미용실을 조금 더 편리하게 바꾸는 것이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휠체어에는 경사로, 소음 부담에는 저소음 기기
송파구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목한 것은 장애인이 미용실을 이용할 때 실제로 겪는 불편이었다.
휠체어 이용자는 출입구에 턱이 있으면 매장에 들어가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소음에 민감한 장애인에게는 드라이기 등 미용기기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미용 서비스를 받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구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시설과 장비를 참여 미용실에 지원한다.
휠체어 이용자의 출입을 돕는 경사로를 비롯해 저소음 미용기기와 대형 가운 등을 제공한다.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미용실이라는 사실을 거리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애인 친화 미용실’ 현판도 부착한다.
잠실에서 마천까지…동네 미용실 8곳 참여
송파구는 당초 관내 5개 권역마다 최소 1곳 이상의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참여 업소를 모집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곳은 모두 8곳이다.
행복한 미용실(잠실본동), 끌리오 미용실(거여1동), 뉴스킨 헤어(마천1동), M Hair(방이1동), 유턴헤어(가락2동), 헤어아티스트엠 오금점(오금동), 삼전미용실(삼전동), 우선희 헤어(송파1동)가 참여한다.
구는 지난 22일 8개 참여 업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장애인 친화 미용실 운영을 본격화했다.
첫 번째 현판은 지난 26일 마천1동 ‘뉴스킨 헤어’에 부착됐다.
미용실 출입구에는 ‘송파구 장애인친화미용실 뉴스킨 헤어’라고 적힌 녹색 현판이 설치돼 장애인 친화 업소임을 알리고 있다.
뉴스킨 헤어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저의 작은 도움과 배려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한 서비스’보다 ‘평범한 선택권’
이번 사업의 의미는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공간 하나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장애인이 미용 서비스를 받기 위해 멀리 있는 특정 시설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의 미용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넓힌다는 점에 있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역시 기존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반 미용실이다.
여기에 경사로와 저소음 기기, 대형 가운처럼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장비를 더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거창한 시설 변화가 아니더라도 출입구의 턱 하나를 낮추고, 기기의 소음을 줄이는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갈 수 없는 미용실’을 ‘갈 수 있는 미용실’로 바꾸는 차이가 될 수 있다.
사전 예약 후 이용…생활권 접근성 넓힌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이용하려는 장애인은 해당 미용실에 사전 예약한 뒤 방문하면 된다.
송파구는 올해 첫 지정된 8곳의 운영을 통해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줄이고 미용 서비스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작은 불편부터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이 일상에서 소외되지 않고 누구나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포용의 도시 송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이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송파구청 장애인복지과(02-2147-5012)로 문의하면 된다.
장애인 친화 도시를 가늠하는 기준은 반드시 거대한 시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나와 동네 미용실에 들어가 머리를 자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도움을 요청해야 하고 누군가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한다면, 그 차이를 하나씩 줄이는 것 역시 생활복지의 영역이다.
송파구가 올해 처음 문을 연 8곳의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앞으로 실제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편리한 공간으로 자리 잡는지, 그리고 생활권 안의 다른 서비스로 이러한 접근성 개선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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