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전체기사 로그인 회원가입 한국어 ENG 中文 日本語 Tiếng Việt

칼럼 박수진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9장 · 10년만 일찍 시작했다면, 이라는 말을 막고 싶어서

기사입력 기사번호 59211

백 편의 칼럼을 쓰는 동안 제가 가장 자주 들은 말은 “10년만 일찍 시작했으면”이었습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도, 중국의 60허우·70허우 선배들도 표현만 다를 뿐 같은 문장을 남겼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수첩에 적어두기만 했습니다. 오늘은 그 문장을 적을 차례가 아니라, 그 말을 미리 막을 수 있는 사람에게 건넬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 실버 세대의 이야기를 써왔습니다. 이번 101회에서는 처음으로 방향을 돌려 젊은 독자에게 편지를 쓰려 합니다. 「실버 브릿지」의 진짜 주인공은 지금의 어르신이 아니라, 40년 뒤 어르신이 될 오늘의 여러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실버 브릿지 주제 이미지

먼저 숫자를 함께 보겠습니다. 2025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한국 19세 이상의 71.5%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연령별로 나누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20대는 44.4%, 30대는 76.0%입니다. 20대 둘 중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셈입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마음도 닫혀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2025년 인식조사에서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30.8%, 30대 25.3%였고,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는 개편안에는 20대의 83%, 30대의 82.8%가 부정적이었습니다. 불신과 무행동이 겹쳐 있습니다.

이웃 나라 청년들은 어떨까요. 중국은 2022년 11월 개인양로금 제도를 시작했고, 2025년 전국으로 확대한 뒤 개설 계좌가 1억 5천만 개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입률은 21%에 못 미칩니다. 90허우의 70% 이상이 노후를 고민한다고 말하는데, 돈을 넣거나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16.6%였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기혼에 자녀가 있는 청년의 참여율은 44.93%, 미혼 청년은 19.56%였습니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삶의 전환이 노후를 ‘남의 일’에서 ‘내 일’로 바꾸는 방아쇠가 된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청년들은 ‘생각은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같은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취재 수첩을 다시 넘기다 보니, 제가 만난 어르신들의 후회에는 공통된 모양이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괜찮다’는 마음으로 한 해 한 해를 넘긴 분이 많았습니다. 한 어르신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노후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매일 조금씩 오는데, 우리가 못 본 척한 거지.” 저는 이 말이 이번 칼럼 전체를 요약한다고 생각합니다. 노후는 먼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하루가 쌓인 결과입니다.

이 간격이 제게 아프게 닿은 이유는 시간 때문입니다. 연평균 수익률 7%를 가정하고 25세부터 매달 30만 원씩 연금계좌에 넣으면 65세에 약 7억 9천만 원이 됩니다. 같은 금액을 45세에 시작하면 약 1억 6천만 원입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납입한 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20년이 늦으면 원금이 아니라 복리의 꼬리를 통째로 잘라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폰 한 대 값을 해마다 연금에 넣는 습관이 가장 값싼 노후보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돈만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다만 ‘안 내고 말겠다’는 선택만은 말리고 싶습니다. 공적연금을 1층에 깔고, 그 위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올리는 3층 구조가 가장 덜 흔들립니다. 건강도 같은 무게로 봐야 합니다. 2025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6세, 건강수명은 73.1세입니다. 마지막 10.5년은 병과 함께 보낸다는 뜻입니다. 하루 7천 보, 주 2회 근력운동, 연 1회 건강검진이 어느 연금보다 노년을 지켜줍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2024년 보고서는 노년의 행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변수가 월 소득이 아니라 ‘주 1회 이상 만나는 친구 수’였다고 전합니다. 직장과 가족 밖에 취미·학습·봉사 모임을 하나씩 만들어 두시길 권합니다.

사회가 움직이는 방향도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은 2025년 65세 정년을 향한 사회적 합의 로드맵을 내놓았고, 중국도 법정 퇴직 연령을 15년에 걸쳐 남성 63세, 여성 55~58세로 올립니다. ’60세 은퇴’는 이미 옛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하는 노년을 준비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3년에 한 번 새 기술을 배우고, 건강한 70세에 월 100만 원을 더 벌 수 있다면 그것이 연 1,200만 원짜리 평생연금이 됩니다.

인구의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이 이야기가 더 무겁게 읽힙니다. 한국은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중국도 60세 이상이 3억 명을 넘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한 사람이 늙어가는 속도보다 사회가 늙어가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저는 이 속도 앞에서 ‘국가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기대도, ‘어차피 못 받을 텐데’라는 체념도 둘 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도는 뼈대를 만들 뿐이고, 그 뼈대에 살을 붙이는 일은 결국 각자의 오늘이 맡게 됩니다.

그래서 한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오늘 밤 스마트폰을 열어 연금계좌 자동이체 한 줄만 설정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의지는 금방 닳지만 시스템은 닳지 않습니다. 결혼이나 이직, 집 문제로 계좌를 깨고 싶은 날이 반드시 옵니다. 그때 기타소득세 16.5%를 내고 복리가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한 번만 떠올려 주십시오. 60세의 내가 스물다섯의 나에게 감사 편지를 쓸 수 있느냐는 오늘 누르는 버튼 하나에서 갈립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실버 브릿지: 함께 늙어가는 법」 제29장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한중 청년의 노후준비 현황 비교표와 한국 청년을 위한 4단계 실행전략도 함께 실었습니다. 도서 상세 페이지는 https://wiabook.com/books/silverbridge-vol05-kr/ 입니다.

THE KOREAN TODAY × WIA CODE

이 기사의 WIA Code

WIA Code — 이 기사 인증

WIA Code 스캐너로 비추면 인터넷 없이 발행 사실과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스캐너 안내 페이지가 열립니다 — 기사 바로 열기

📱 스트림 코드 보기

움직이는 코드(스트림) 한 장에 기사 전문(사진 포함)이 담겨 있습니다 — WIA Code 스캐너로 약 33초 비추면 폰에 저장되어 인터넷 없이도 읽을 수 있습니다. Stream.mp4 도 여기서 받습니다.

WIA Code · 코리안투데이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박수진 칼럼니스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